성적표는 최악, 계약서는 48억.. KT는 왜 ‘최원준’이라는 위험한 답안을 골랐나?!

[민상현의 라인드라이브] 승리기여도 마이너스에도 48억? KT의 최원준 영입은 '패닉' 아닌 '필요악'

사진제공= KT 위즈(이하 동일)

숫자만 놓고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계약이다.

2025시즌 타율 0.242, OPS 0.621, 승리기여도는 마이너스..

그럼에도 KT 위즈는 외야수 최원준에게 4년 48억 원을 안겼다. ‘오버페이’라는 단어가 따라붙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FA 시장에서의 선택은 늘 성적표 한 장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KT의 이번 결정 역시 그렇다.

KT는 올겨울 분명한 목표를 세웠다. 센터라인 보강, 그리고 주루 능력 회복이다.

하지만 유격수 박찬호, 중견수 박해민 영입에 연달아 실패했다. 강백호의 이탈까지 겹치며 공격의 기동력과 수비 축이 동시에 약해졌다.

그 시점에서 시장에 남아 있던 카드 가운데 ‘즉시 투입 가능한 외야수’는 많지 않았다.

최원준의 2025시즌은 커리어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

KIA에서 출발해 NC로 트레이드됐고, 반등의 실마리는 있었지만 끝내 수치로 증명하지는 못했다.

WAR -0.82는 냉정한 평가다. 그러나 KT가 본 것은 단기 성적이 아니라, 그 이전에 쌓인 궤적이었다.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kbreport

최원준은 한때 리그 정상급 리드오프로 평가받던 자원이다.

빠른 발, 넓은 수비 범위, 그리고 1군에서 검증된 경험. 통산 136도루는 여전히 현재진행형 가치다.

이강철 감독이 “뛸 선수가 없다”고 반복해왔던 이유를 떠올리면, 최원준의 이름은 자연스럽게 퍼즐에 맞아떨어진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FA 시장의 온도도 KT를 재촉했다. 시즌 중 KIA가 제시했던 3년 36억 원 제안은 협상의 기준선이 됐다.

여기에 원소속팀 NC가 끝까지 잔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FA 재수’를 예상하던 시선과 달리, 시장은 최원준을 즉시 전력감 외야수로 평가했다. KT의 48억 제시는 과감했지만, 패닉에 빠진 선택은 아니었다.

물론 리스크는 분명하다. A등급 FA 영입에 따른 보상선수 유출 가능성은 피할 수 없다.

성적이 좋지 않았던 선수를 데려오며 더 나은 자원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KT는 내부 시뮬레이션을 통해 ‘감당 가능한 출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이 계약이 감정이 아니라 계산의 결과임을 보여준다.

보상선수로 지명된 윤준혁

결국 이 계약의 성패는 단순하다. 최원준이 다시 반등하느냐, 못하느냐다.

만약 그가 KT 타선의 앞자리를 책임지고, 외야에서 기동력을 불어넣는다면 48억은 과하지 않다.

반대로 반등에 실패한다면, 이 계약은 오랫동안 회자될 것이다.

FA는 언제나 베팅이다. KT는 가장 위험해 보이는 카드에 가장 큰 금액을 걸었다.

이제 답을 내놓을 차례는 최원준이다. 성적표는 이미 바닥을 찍었다.

올라갈 일만 남았다면, 이 선택은 ‘패닉바잉’이 아니라 합리적 ‘선제 투자’의 좋은 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다.

글/구성: 민상현 전문기자, 김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