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전환’ SK이노베이션, 영업이익 2조1622억원⋯“재고이익 영향”
SK이노베이션이 중동 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 증가와 수출 마진 개선 등에 힘입어 1분기 정유사업 중심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세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13일 개최한 2026년 1분기 실적발표에서 매출액 24조2121억원, 영업이익 2조1622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각각 전분기 대비 4조5408억원, 1조8669억원 증가한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로 매출액은 3조1859억원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회사 측은 실적 개선에 대해 원유 도입과 석유제품 판매 사이의 시차에서 발생하는 래깅효과와 재고 관련 이익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중동 분쟁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경유·항공유 등 석유제품 판매가격은 빠르게 오른 반면, 제품 원가에는 과거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들여온 원유 가격이 시차를 두고 반영됐다.
특히 2월 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3월 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28.5달러로, 직전 3개월 평균 가격인 배럴당 63.9달러의 두 배 수준까지 치솟았다. 국내 정유사는 원유 운송·저장·정제 기간 등을 감안해 일정 수준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어 이 같은 가격 차이가 재고 관련 이익과 정제마진 개선으로 이어진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유가 상승에 따른 래깅효과 반영 및 재고 관련 이익 증가 영향으로 정유사업을 영위하는 SK에너지의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대폭 증가했다”며 “다만 재고 이익은 회계 장부상 숫자로, 향후 유가 하락 시 줄어들거나 소멸될 수 있는 일시적 이익”이라고 덧붙였다.
SK에너지의 1분기 영업이익은 1조28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재고 관련 이익은 약 780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60% 수준을 차지했다. SK인천석유화학도 매출 3조154억원, 영업이익 6471억원을 기록하며 그룹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석유화학 계열인 SK지오센트릭도 원료인 납사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 효과와 아로마틱 제품 스프레드 개선 등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 1275억원을 냈다.
윤활유 사업을 담당하는 SK엔무브는 매출 1조2223억원, 영업이익 1885억원을 기록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마진 하락 부담이 있었지만 재고효과가 이를 일부 상쇄했다. SK어스온은 유가와 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복합판매단가 개선으로 영업이익 647억원을 냈다.
배터리 사업은 손실 폭은 줄었다. SK온은 1분기 매출 1조7912억원, 영업손실 3492억원을 기록했다. 북미 판매량이 소폭 늘고 유럽과 아시아 지역 판매가 회복되면서 전분기보다 영업적자 규모가 916억원 개선됐다.
SK이노베이션 E&S는 동절기 난방수요 증가에 따른 도시가스 판매량 확대와 전력도매가격 상승 영향으로 매출 3조6961억원, 영업이익 2832억원을 기록했다.
서건기 SK이노베이션 재무본부장은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라며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도 운영 최적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경쟁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에 힘쓰는 동시에, 국내 석유제품의 안정적 공급과 에너지 공급망 유지에도 책임 있는 역할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2분기 실적은 중동 정세와 유가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석유사업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 통항 여부와 중동 분쟁 전개 양상에 따라 유가와 정제마진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 화학사업 역시 원료 가격 상승분이 제품 판매가격에 뒤늦게 반영되는 래깅효과는 기대되지만, 유가 하락 시 재고효과가 반대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장애리 기자 1601ch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