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특례시’ 고양의 그늘… 인구 줄고 지역 격차 벌어져
고령인구 18.6%, 평균연령 45.2세…돌봄과 의료,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
풍산동·장항1동은 유입, 관산동·일산서구는 감소…생활권별 온도차 뚜렷
시 “추후 인구 브리핑 주제 다양화”…시민 “숫자보다 해법 기다려”

고양특례시가 인구 변화를 시민 눈높이에서 읽을 수 있도록 '고양시 인구현황 브리핑'을 정례화하기로 하면서, 막연하게 보이던 도시 변화가 생활권 단위의 현실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그동안 시 전체 통계만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던 동별 인구 증감과 연령구조, 이동 흐름까지 공개하겠다는 취지여서, 시민 입장에서는 우리 동네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생활형 데이터'가 본격적으로 나온 셈이다.
◇ '백만 특례시' 너머, 생활권 단위로 읽는 고양의 변화
고양시는 12일 저출생·고령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고양시 인구현황 브리핑'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창간호인 '2026년 1호'를 시작으로 분기별 연 4회 제작·배포하고, 시청 홈페이지 정보공개-행정자료방에 공개할 계획이다.
해당 브리핑은 총인구와 연령구조, 출생·사망, 인구이동은 물론 3개 구와 44개 행정동 단위 분석까지 담는다. 시민 누구나 지역별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인포그래픽 형태로 만든 점도 특징이다.

◇ 총인구 107만 유지했지만, 약해진 고양의 인구 체력
브리핑에 따르면 2025년 12월 말 기준 고양시 총인구는 등록외국인을 포함해 107만4천469명이다. 이 가운데 주민등록인구는 106만81명이고, 등록외국인은 1만4천388명이다.
외형상 100만 특례시 규모는 유지하고 있지만, 흐름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5천522명, 사망자 수는 6천274명으로 자연감소가 이어졌다. 지난해 4분기 관내 이동을 제외한 외부 전입은 1만5천267명, 전출은 1만6천11명으로 744명 순유출을 기록했다.
연령구조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유소년인구(0~14세)는 10만8천620명으로 전체의 10.2%에 그쳤고, 생산가능인구는 75만4천176명(71.1%), 고령인구는 19만7천285명(18.6%)으로 집계됐다. 이미 고양시는 고령사회 기준인 14%를 넘어선 상태다.
시가 인용한 고양연구원 자료를 보면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28년에는 초고령사회 진입도 예상된다. 평균연령은 45.2세로 남성 44.2세, 여성 46.2세였고, 연령대별 비중은 50대가 18.3%로 가장 높았다. 가장 많은 단일 연령은 54세였다.
◇ 장항1동은 젊고 관산동은 늙어가고…같은 고양, 다른 얼굴
이번 자료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지역별 편차다. 같은 고양시 안에서도 동네마다 인구구조와 생활 수요가 크게 갈리고 있었다.
장항1동은 평균연령 37.0세로 가장 낮은 축에 속했고, 효자동도 38.7세로 비교적 젊은 편이었다. 청년과 신혼부부 유입이 두드러지는 곳들이다. 반면 관산동은 평균연령이 51.2세로 가장 높았고, 주교동 51.1세, 고봉동 50.6세 등은 고령화가 뚜렷했다. 이런 지역은 돌봄·의료·복지 수요가 더 빨리 늘 수밖에 없다.
인구 증감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일산동구는 2025년 12월 말 29만6천758명으로 전 분기보다 1천368명 늘었지만, 덕양구는 48만5천546명으로 1천218명 줄었고 일산서구도 27만7천777명으로 1천261명 감소했다. 특히 풍산동은 대단지 아파트 입주 영향으로 4분기에만 1천769명이 늘며 증가폭 1위를 기록했다.
장항1동도 최근 몇 년 사이 인구가 가파르게 늘며 젊은 생활권으로 재편되는 흐름을 보였다. 반대로 관산동, 고양동, 대화동, 주엽권 등 일부 지역은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어, 학교·상권·교통·복지 정책을 일률적으로 짜기 어려운 상황임을 보여준다.
◇ 시민이 원하는 것은 '통계 공개' 넘어 '정책 연결'
결국 이번 브리핑의 의미는 숫자 공개 자체보다, 그 숫자를 어떻게 시정(市政)에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인구 변화는 복지와 보육, 교육, 주거, 교통, 일자리의 우선순위를 다시 짜게 만드는 기초자료이기 때문이다.
어느 동은 어린이집과 학교, 청년주거와 대중교통이 시급하고, 어느 동은 방문돌봄과 의료 접근성, 노인복지 인프라 확충이 더 절실하다. 덕양구 향동동에 거주 중인 안창현(49) 씨는 "고양시의 브리핑이 일회성 홍보자료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며 "동별 인구 변화가 실제 예산과 사업 우선순위 조정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양시는 추후 인구현황 브리핑에 1인 가구 특성이나 고령화 심화 지역, 인구추계 등도 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 동네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수준을 넘어 '무엇을 바꿀 것인가'에 대해서도 답해줄 수 있을 때, 시의 인구 브리핑 정례화 결정이 고양시민에게 진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는 목소리다.
유제원·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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