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으면 못 산다”…아파트 매매 60%, 10억 이하에 몰렸다 [포모가 올린 서울 중저가 아파트]

홍승희 2026. 5. 28.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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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 등에 저가물건 매수 급증
지난해 46%에서 1년 만 14%P 늘어
7억 이하 거래 비중은 10%P 상승
추격매수에 동대문 소형 8억 매물도
“정부규제가 무주택자 진입장벽 높여”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한도 축소 등으로 올해 들어 거래된 서울 아파트의 60%는 10억원 미만 중저가 아파트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서울 은평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매물 안내문. [연합]

#. 부모의 지원 없이 약 1억7000만원가량 모은 30대 미혼 여성 A씨는 최근 심란하다. 전세 만기가 다가와 3개월 뒤에 집을 비워줘야 하지만, 혼자 대출을 최대한도로 받아도 집값이 너무 많이 올라 살 수 있는 집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나마 접근할 수 있는 7억 미만 아파트는 전부 9억~10억원으로 올라 매수가 불가능한 상황이 됐다.

올해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 중 10억원 미만의 중저가 아파트 거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며 매수 시 실거주 의무가 부여되고, 고가 아파트에 대출 한도가 낮아지자 중저가 아파트로 수요가 쏠린 영향이다. ‘사겠다’는 사람이 늘자 가격도 밀려 올라가고 있다.

▶올해 거래 60%가 ‘10억 이하’ 중저가 아파트=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지난 26일까지 등록된 전체 실거래 2만8373건 중 10억 이하로 거래된 계약 건수는 1만7038건으로 전체 비중이 60%에 달한다. 거래의 절반 이상이 10억보다 저렴한 ‘저가 아파트 시장’에서 이뤄진 것이다.

전년도에는 전체 거래 건수 3만3199건 중 10억 이하 거래가 1만5400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해당 구간 거래가 급증하면서 10억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46%에서 60%로 1년 만에 14%포인트 늘었다.

특히 10억원 이하 중에서도 7억원 이하의 저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크게 늘었다. 올해 체결된 7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건수는 9490건으로 전년(7686건수) 대비 약 1800여건 증가했다. 전체 거래 대비 비중도 23%에서 33%로 10%포인트 늘었다.

저가 아파트 거래 건수는 실제론 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0월부터 서울 모든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토지거래 허가까지 최장 3주, 그리고 실거래가 등록이 30일 이내 소요되기 떄문이다.

10억 미만 아파트로 수요가 쏠리다 보니 매매가도 하루가 다르게 상승했다. 실제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2가 남성아파트 58㎡(전용면적) 타입은 지난해 5월 6억95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4월 실거래가는 10억5000만원으로 올랐다. 또 지난해 1월 7억7000만원에 거래됐던 관악구 관악드림(동아) 59㎡ 타입은 올해 5월 10억8000만원에 실거래가가 등록됐다.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된 ‘노도강’의 평균 가격도 눈에 띈 상승세를 보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당 평균 매매 가격’이 가장 낮은 도봉구의 경우 59㎡ 평균 가격이 5억28만원을 기록해 이달 처음 5억원을 넘겼다. 같은 기간 노원구와 강북구도 각각 637만원과 687만원 상승한 6억1820만원과 5억4916만원을 기록했다.

▶무주택 1인가구·신혼부부 갈아타기 동시 발생…‘FOMO’ 추격매수도=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을 두고 무주택 1인 가구, 신혼부부 등의 갈아타기 움직임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전세 물건 부족으로 선택지가 ‘매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른바 가성비 지역의 가격상승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특히 서대문, 성북, 강서구 등 직전 실거래 가격과 매물 가격 간의 차이가 적어 수요자의 거부감이 덜한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 중”이라며 “‘인서울’로 위한 갈아타기 수요가 유입되고 신고가가 발생한 점 등이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6억원(15억원 이하 아파트 대상) 대출 한도, 실거주 의무 적용 등과 같은 정부의 규제가 오히려 무주택자의 아파트 진입장벽이 높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현장에선 ‘포모(FOMO)’에 의한 추격매수 상황이 포착되기도 한다.

동대문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휘경동 일대 구축·소형 아파트에는 7억원대 매물이 얼마 남지 않아 나오는 족족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젊은 세대가 ‘더 지체하면 집을 사기 더 어려워진다’는 생각으로 추격매수가 이뤄져 고층에서 8억원 매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홍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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