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으로 기자시사회에 박수가 터져나온 이 영화

영화 <밀수> 후기

바다에 던져진 밀수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 <베테랑>,<모가디슈> 등 최근 좋은 흥행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류승완 감독의 신작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톱스타,라이징 스타가 함께 출연한다는 점만으로도 큰 화제를 불러왔다.

위의 기사 제목처럼 언론시사회에서 영화의 클로징이 뜨자마자 이례적으로 박수가 나왔다. 그동안 시사회를 다니며 박수가 나왔던 적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탑건: 매버릭>이었는데, <밀수>가 오래간만에 박수를 불러온 것이다. 그만큼 이 영화는 상업적인 재미와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올 여름 관객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며 <범죄도시3>의 흥행 바통을 이어받을 한국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만듦새와 모든 부분을 봤을 때 <밀수>는 완벽한 영화는 아니다. 단점도 명백히 존재한다. 흥미로우면서도 긴장감 있게 진행되어야 할 이야기는 중반부 들어서 조금 늘어지는 경향이 있으며, 배우들의 전체적인 연기는 좋은 편이지만, 일부는 다소 과잉되었다고 느껴지는 대목도 있다. (연기 부분에 있어서는 관객들의 성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또한 인물의 대립구도와 전개 방식에 있어서 다소 전형적으로 느껴질 법한 부분들이 있다. 하지만 <밀수>는 작품성을 논할 작품이 아닌 오락적 재미에 초점을 둔 작품인 만큼 이 영화는 그 점에 맞춰서 평가해야 한다. 그 점에서 본다면 <밀수>는 오락 영화의 측면에서 장점이 더 많은 작품이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유머를 기반으로 연기, 이야기 흐름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지금의 유쾌한 분위기의 영화를 보고 싶어 한 관객에게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을 전해준다. 그것도 과장된 유머가 아닌 배우들의 개성과 재치 있는 대사와 반전이 깃들여져 있는 복선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유머는 이 영화의 중요한 축이자 핵심이다.

유머의 재미를 높여준 요소는 바로 배우들의 연기력인데, 주연을 맡은 두 배우 김혜수와 염정아가 각각 상반된 캐릭터로 모습을 드러내 극의 분위기의 강약을 조절해 준 부분이 매우 긍정적으로 적용되었다. 김혜수의 조춘자가 능청스러움에 브레인격의 역할을 했다면, 염정아는 극의 드라마와 패를 쥔 진중한 캐릭터로 맡은 셈이다. 상반된 두 캐릭터과 대립, 협력의 관계를 오가는 분위기를 지닌 탓에 영화는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전에 류승완 감독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캐릭터들 이란 점에서 익숙하게 다가올 법 하지만 여기에 또 한 명의 캐릭터인 박정민의 장도리, 조인성의 권상사 그리고 뜻밖의 위협적인 존재인 김종수의 이장춘을 등장시키고 이들을 얽히고 설키게 만들면서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만든다. 모든 인물들이 각자의 사연과 욕망의 정당성을 지니고 있는 만큼 과연 누가 배신하고, 이들이 끝까지 협력할지 알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악인들만 모여 대립시키는 케이퍼물의 전형을 보여주며 흥미를 돋우면서 후반부에 들어서면 류승완 특유의 통쾌한 액션으로 마무리의 정점을 찍게된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류승완 감독은 <밀수>를 범죄 스릴러가 아닌 바다에서 펼쳐지는 서부극으로 그리려 했음을 알 수 있다. 서부극의 마지막이 통쾌한 액션과 심판이라는 정점이 있었던 것처럼 <밀수>가 지향하고자 하는 바는 바로 이 부분에 있었다.

기본적으로 서로를 속고 속이는 범죄물의 전형과 밀수 세계의 이면을 상세히 보여주면서 중간중간 류승완 감독의 장기인 액션의 연출 또한 강렬하게 그려진다. 많지 않지만, 호텔에서 펼쳐지는 일당백의 액션을 포함해 세계 최초로 그려지는 해녀 액션은 <밀수>가 지닌 또 다른 매력 포인트다.

무엇보다 <밀수>에는 70년대의 낭만이 살아 숨쉬고 있다. 근래 들어 마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같은 영화가 과거의 음악을 분위기 삼아 레트로적인 정서를 만들어 냈듯이 <밀수>에서는 산울림, 김추자, 한대수, 펄시스터즈, 신중현 등의 추억의 70년대 음악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가사와 상황의 절묘한 편집으로 음악이 영화를 해설해 주는듯한 느낌을 전해주며 <밀수>를 즐거움과 낭만이 담긴 영화로 만들어냈다. 이점은 전자에서 언급한 서부극의 정서와도 연결돼 이 영화를 더욱 좋아하게 만든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정서를 좋아한다면 이 영화 역시 좋아하게 될 것이다.

김혜수와 염정아를 투톱으로 내세웠다는 점은 <밀수>의 큰 성과이자 의미로 다가온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며 건재함을 보여준 두 여배우가 어느덧 영화계의 주축이 되어 한 작품에서 만나 최고의 콤비를 선보였다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아련함을 전해줄 것이다. 두 배우 이 작품에서 각자의 캐릭터를 빛내는데 최선을 다했으며, 마지막 액션에서도 빛을 발하며 의미 있는 케미를 완성했다.

조인성, 박정민은 이전에서 보여준 멋짐과 개성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잘 소화해낸 가운데 영화의 긴장감을 불어넣어 주는 김종수의 존재감과 대선배들 앞에서 기죽지 않고 팔색조 같은 매력을 선보인 고민시의 활약상을 부각한 것은 이 영화의 큰 성과다. 개성 있는 감독의 절묘한 연출과 선후배 배우의 환상의 조화가 만들어낸 <밀수>는 7월 26일 개봉한다.

평점:★★★★

밀수
감독
류승완
출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평점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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