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이 하반기 들어 각종 규제로 실적과 자본건전성에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난도 상품 판매를 제한하면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과징금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담보인정비율(LTV) 담합 의혹 관련 과징금 부담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특히 과징금은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운영 위험가중자산(RWA) 증가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모회사 우리금융의 주주환원 확대 정책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여기에 교육세 인상과 배드뱅크 부담까지 더하면 수천억원 규모의 부담할 가능성이 있어 우리은행이 하반기 규제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콩 ELS와 LTV 담합 관련 과징금과 교육세 인상, 배드뱅크 출자금 등을 고려하면 우리은행이 단순 계산으로 4050억~6580억원의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세전 순이익(4조90억원)의 10~17% 규모로 결코 작지 않다.
우선 우리은행은 LTV 담합 의혹 과징금으로 2500억~5000억원을 감당해야 할 것으로 전망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중은행이 약 7500건의 LTV 자료를 공유하며 대출한도를 담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은행들은 해당 사안이 단순 정보교환으로 담합이 아니고, LTV를 낮추는 것은 오히려 수익 증대와 배치되며, 정보 공유 뒤에도 은행별 LTV가 일정부분 차이를 보여 경쟁이 제한되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올해 말 구체적 과징금 규모가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우리은행은 ELS 판매 금액이 크지 않아 관련 과징금으로 30억~60억원을 내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ELS 판매금액이 모두 불완전판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자율배상 당시 은행 평균 배상 비율 30%를 가정하고 과징금 비율 25~50%를 적용한 수치다.
우리은행의 홍콩 ELS 판매금액은 413억원으로 수수료 수익으로 5억원을 인식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자율배상을 실시하기로 권고하면서 우리은행은 70억원을 배상했는데 과징금으로 다시 한번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르면 9월 ELS 판매 은행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안건을 제재심의위원회에 부의한다는 방침이다.
ELS와 LTV 과징금은 단순히 비용 부담에서 그치지 않고 RWA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금감원은 과징금이 확정되면 이를 운영리스크로 분류해 600%의 위험가중치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RWA는 신용·시장·운영RWA 합계로, 운영RWA는 은행의 내부절차·시스템·외부사건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위험에 관한 가중치를 적용해 구한다.
ELS와 LTV 과징금 관련 부담금액이 최소 2530억원에서 최대 506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은행의 운영RWA가 1조5180억~3조360억원 증가한다. 우리은행의 2분기 기준 RWA는 186조358억원, CET1 비율은 14.15%이다. 운영RWA 증가를 반영한 CET1 비율은 13.92%~14.04%로 0.11~0.23bp(bp=0.01%p)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징금 규모는 예상보다 감소할 수 있지만 과징금은 이익에 대한 부담에 더해 운영리스크 증가에 따른 자본비율 하락도 야기할 수 있다"며 "은행의 유동성 공급의 근간은 보통주자본(CET1) 비율로, 은행에 대한 과도한 부담이 가중될 경우, 은행 고유의 유동성 공급 역할 저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하한선을 15%로 올리고 기업대출 위험가중치를 45%에서 35%로 하향조정하는 점을 검토하고 있다. 현실화 된다면 역시 자본비율 관리에 부담이다. 금융투자 업계는 기존 대출까지 소급해 적용하는 것이 아닌 신규 대출에 대해 적용하는 방안으로 기울고 있지만 여전히 CET1 비율 3~5bp 하락 요인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의 CET1 비율이 2분기 처음으로 14%를 넘기며 안정세를 보였지만 규제가 실행된다면 다시 14% 아래로 떨어질 수 있는 셈이다.
한편 교육세와 배드뱅크는 우리은행의 실적에 소폭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교육세는 현행 0.5%에서 1%로 세율을 올리는 것이 골자로, 우리은행의 예상 부담 규모는 92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유가증권매매 손익을 통산하고 서민금융에서 발생하는 이자수익은 과세표준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부담 규모는 낮아질 수 있다.
배드뱅크 출자와 관련 아직 규모나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가계대출 시장 점유율을 기준으로 보면 우리은행은 600억원가량을 출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상각채권 매각이익이 반영되고, 시차를 두고 손상차손으로 인식되므로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시간에 걸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 개인 부채를 대상으로 113만명의 부채 16조4000억원을 완전 소각 또는 80% 감면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배드뱅크 설립을 위한 기금 재원으로 정부가 4000억원을 출자하고, 나머지 4000억원은 금융사가 기여금 형태로 지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과징금과 배드뱅크,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하한 상향, 교육세 등의 부담이 합쳐지면서 우리은행의 실적과 모회사 주주환원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제재는 소비자 보호와 재발방지가 제재의 목적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과징금 등이 논의를 거치고 있는 단계로 확정되기까지 시간이 남아있어 합리적인 수준의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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