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우리 할아버지도?…'조상 땅 찾기'로 11만명 대박

A씨는 최근 시청을 찾았다가 6·25 전쟁 때 생이별한 할아버지가 남긴 땅이 국가 소유로 돼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후 시청 토지관리과에 ‘조상 땅 찾기’ 서비스를 신청해 10필지, 4300㎡를 되찾았다.

최근 집값과 땅값이 급등하면서 잃어버린 옛 조상 소유 땅을 찾는 ‘조상 땅 찾기’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24일 국토교통부 국가공간정보센터에 따르면 올 들어 8월 까지 조상 땅 찾기 서비스 신청자는 34만9947명에 달했다. 이 중 조상 땅을 찾은 후손은 11만3496명이다. 3명 중 1명(32.4%)은 조상 땅을 되찾은 셈이다. 이들이 찾은 땅은 480.20㎢, 45만5295필지로 여의도(2.9㎢) 165배에 해당한다.

조상 땅 찾기 서비스로 찾은 땅은 대부분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면서 소유권이 불투명해진 경우다. 전쟁통에 공부가 소실돼 ‘주인 없는 땅(무주부동산)’으로 인식돼 국가 소유로 전환된 사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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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땅을 찾아보려면 정부 부처나 지자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방법이 인터넷 정부 포털 ‘정부24’의 국가지적전산망을 통해 조상이 소유했던 부동산을 확인하는 것이다. 최근 여러 지자체에서 관련 부서를 통해 자체적으로 조상 땅 찾기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이 경우 간단한 본인 확인과 상속인 확인 절차만 거치면 된다.

땅을 되찾기 위해서는 일제강점기 당시 등기부라고 할 수 있는 ‘토지조사부’에 해당 토지가 조상의 이름으로 등재돼 있어야 한다. 통상적으로 일제강점기때 소유했던 땅을 광복과 6·25전쟁을 거쳐 잃어버린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확인되면, 자신이 상속인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보통 족보(族譜)나 제적등본이 사용된다. 이후 현재의 등기부등본과 함께 토지반환을 신청하면 된다.

하지만 잃어버린 땅을 제3자가 소유하고 있다면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현행 법상 타인의 땅을 선의, 무과실로 취득한 경우 10년이 지나면 소유권을 인정한다. 보통 국가가 토지를 소유한 이후 제3자에게 불하(拂下)하거나 대토 보상했다면 되돌려 받기 쉽지 않다.

이 경우 원인 무효 등기를 하고, 제3자에게 등기 이전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이나 부당이득을 청구하면 일부를 보전받을 수도 있다. 현재 땅 소유자가 국가나 지자체인라면 바로 땅을 돌려받을 수 있다. 국가는 해당 부동산에 소유자가 있는지, 주인 없는 부동산이 맞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선의나 무과실로 인한 토지소유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땅을 찾았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조상 땅 찾기 서비스를 신청하는 민원인도 매년 늘고 있다. 조상 땅 찾기 서비스 신청 인원은 2010년 전국 3만6492명에서 지난해 50만3549명으로 10년새 13.8배 급증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8만7106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6만3224명) ▲부산(2만4889명) ▲인천(2만2997명) ▲경남(2만1592명) ▲경북(1만8950명) ▲대구(1만8004명) ▲충남(1만3799명) ▲전북(1만3684명) ▲전남(1만1897명)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