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제약 ‘불법 리베이트’ 받은 의사·병원 직원 구속

고려제약 사건 첫 구속
다른 의사 2명은 영장 기각

경찰이 고려제약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의사들에게 자사 약을 쓰는 대가로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약사법 위반 등)를 포착해 리베이트 규모 등을 수사 중이다. 사진은 지난 6월 18일 서울 강남구 고려제약 본사 모습./뉴스1

고려제약의 의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고려제약으로부터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받는 의사와 병원 직원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의료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의사 3명과 병원 직원 1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검사)을 진행한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의사 조모씨와 병원 직원 정모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법원은 이날 함께 구속 실질심사를 받은 의사 김모씨와 이모씨에 대해서는 영장을 기각했다.

남 부장판사는 의사 김씨와 이씨에 대해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와 피의자의 주장 내용을 보면, 범죄 성립 여부와 범위에 다툼의 여지가 있어 불구속 상태에서 충분한 방어 기회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수사 진행 경과와 수사에 임하는 태도, 피의자의 주거와 직업·사회적 유대관계, 범죄 전력 등을 종합해보면 현 단계에서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영장 기각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고려제약 직원으로부터 제품 판매대금의 일정 비율을 리베이트로 받은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의사 3명이 최근 5년간 받은 리베이트 금액은 각각 2억2000만원, 1억5000만원, 5000만원으로 합계 4억2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려제약은 영업사원을 통해 의사들에게 자사 약을 처방한 대가로 대규모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이들이 제공한 리베이트 규모는 수백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제약 측은 현금을 주거나, 골프 접대를 하는 방식으로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약사법 위반 혐의를 받는 고려제약 임직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해당 사건 관련 입건자는 의사 305명을 포함한 총 346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