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공격 아니다” 했던 이란…나무호 피격 결론에 긴장 고조
정부 “국제 공조 포함 모든 방안 검토”

정부 합동조사 결과 HMM 화물선 나무호 폭발·화재 원인이 '미상 비행체 타격'에 따른 외부 공격으로 확인되면서 이란의 대응과 한국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대응 기조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나무호 폭발·화재와 관련해 미상 비행체 타격 정황을 확인했다고 10일 발표했다.
구체적인 공격 주체는 특정되지 않았지만, 이란이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제3국 상선을 여러 차례 공격해온 전력이 거론되고 있다.
이란은 그동안 나무호 사건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주한이란대사관은 지난 6일 성명을 내고 "한국 선박 피해 사건에 이란군이 개입했다는 주장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다만 같은 날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칼럼에서 "이란이 새로 정의한 해상 규칙을 위반한 한국 선박을 겨냥한 것은 주권 수호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언급해 논란이 커졌다.
이후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장 에브라힘 아지지 위원장은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과의 화상 면담에서 "이란군이 공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부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서 한국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대응 기조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그동안 미국이 제안한 다국적 연합체 '해양 자유 연합(MFC)'과 영국·프랑스 주도의 다국적군 구상 참여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해왔다.
함정 등 군 자산을 호르무즈 해협에 투입할 경우 안전 문제와 국회 동의 등 현실적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한국 선사가 운용하는 민간 선박이 직접 외부 공격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제 공조 참여 요구가 더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재발 방지를 위해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포함한 가능한 모든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나무호가 미국의 '해방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고 단독 행동하다 공격받았다고 주장하며 한국의 역할 확대를 압박한 바 있다.
11일 미국에서 열리는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과 안규백 국방부 장관 회담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부 안팎에서는 종전 이전에라도 정보 공유나 연락장교 파견 등 비전투 분야 협력부터 확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군은 군 자산 투입과 관련해 국제법과 국제 해상로 안전, 한미동맹, 한반도 안보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