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젠가 저의 취향을 오롯이 담은 집을 만들고 싶었는데 그 꿈을 이번 집에서 이루게 되었네요. 집에서 주로 작업을 하는 만큼 일하는 공간과 생활하는 공간이 분리되길 원했고 답답하지 않고 밝고 따스한 느낌의 집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부족한 글 솜씨이지만 리모델링을 준비 중이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그럼 이제 저희 집을 소개해 볼게요!
도면

저희 집은 방 4개, 욕실 2개의 10년이 넘은 48평 아파트에요. 거실 쪽에 다각형 모양의 독특한 공간이 있는데 첫눈에 마음에 들어서 계약을 하게 되었어요.
안방 앞에만 발코니가 있는데 이곳을 세탁실로 사용하도록 되어있는 집이에요. 옛날 집이지만 요즘 유행하는 대면형 주방의 레이아웃을 갖고 있어요. 한 번도 수리를 하지 않은 상태의 집이었고 처음부터 확장이 되어있었어요. 샷시(새시)를 제외한 올 리모델링을 하기로 마음먹고 턴키로 진행하기로 결정했어요.
인테리어 과정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는 깨끗하고 단정한 공간을 목표로 미니멀한 디자인을 잘 하는 업체 위주로 찾아보았어요. 원하는 바가 분명했기에 공간별로 참고할 수 있는 이미지들을 pdf 파일로 정리해서 미팅 때 가져갔어요. 원하는 공사 범위도 정리해서 공유한다면 미팅이 좀 더 수월할 거예요.

저는 가구나 소품으로 포인트를 주고 그때그때 분위기를 바꾸는 걸 좋아해서 바탕이 되는 집의 전체적인 느낌은 미니멀하고 단정하길 바랐어요. 다른 몇 업체들도 미팅을 하였지만 처음 미팅을 했던 곳이 계속 마음에 남아서 계약을 했답니다.
저희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서 약간의 구조 변경을 하였고 철거, 바닥, 도배, 욕실, 주방 수도 이전, 분배기 이전, 빌트인 에어컨 설치, 맞춤 가구 제작 등 새시를 제외한 전반적인 리모델링을 진행하였습니다.
거실

원래 있던 우물천장을 살리고 실링팬을 달아주었어요. Tan 컬러의 가죽 소파가 꼭 갖고 싶어서 여러 브랜드를 둘러보고 나뚜찌 에디션 세티미오로 정했어요. 소파를 먼저 구매하고 그에 어울리는 색상으로 리클라이너를 고르고 커튼과 카펫 색상을 정했어요.

편하게 앉아서 뜨개를 하고 싶어서 리클라이너를 구입했는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서 정작 저는 앉을 기회가 없어요.

TV를 놓을 자리는 미리 목공으로 틀을 만들어서 반매립으로 설치했어요.

거실장을 두지 않고 반매립 공간에 셋톱박스, 와이파이 공유기를 넣고 TV 아래에 사운드바만 달았습니다.


이사 오면 꼭 플랜테리어를 하고 싶었어요! 화훼 단지에서 데려온 예쁜 아이들이에요. 그림자도 예쁘죠?


지난겨울 눈이 펑펑 오던 날 주방에서 바라본 거실 풍경이에요. 앞에 커다란 소나무가 있어서 눈이 쌓이면 아늑하고 운치 있어요.
주방 Before

원래 수도가 있던 위치가 아일랜드와 멀어서 불편했고 창이 작아서 답답한 느낌이었어요.

수도를 아일랜드 쪽으로 옮기고, 이 창을 시원하게 만들고 키 큰 장을 짜서 수납을 늘리고 싶었어요.
주방 After

거실에서 바라본 주방이에요. 옛날 아파트지만 요즘 유행하는 대면형 주방의 레이아웃을 갖고 있었어요.


저 큰 기둥은 철거할 수 없는 기둥이라 아일랜드 상판과 비슷한 느낌의 타일로 감쌌어요.

짠! 비포에서 (업체에서 미리 보여주신) 나온 이미지와 똑같이 구현된 주방이에요!!

제가 처음 컨셉으로 잡았던 '보이지 않는 수납'을 위해 키 큰 장과 아일랜드 양쪽을 모두 수납으로 꽉 채웠어요.

자주 사용하는 토스터와 밥솥을 제외한 소형 가전은 모두 보이지 않게 수납하고 있어요.

허리를 숙이지 않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높이에 리프트업 도어로 수납한 광파오븐과 에어프라이어.

팬트리 공간을 꼭 만들고 싶었어요. 상온 보관하는 식재료들과 아이들 간식을 수납해요.

로망이었던 세라믹 상판과 더존테크 슈티에 8027.


겉에선 보이지 않도록 문틀에 후크를 안쪽으로 걸어서 손 닦는 수건을 걸어뒀어요

아일랜드 하부장 끝에는 로봇청소기 집을 만들어 줬어요.

키 큰 장 한켠에도 스탠드 청소기가 쏙 들어갈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 두니까 깔끔하고 사용하기도 편리해요.
홈카페

주방 옆 복도 벽면에 원래는 유리 진열장이 있었어요. 이 공간을 홈카페로 꾸미고 싶어서 장을 짜고 스트링 포켓을 달아주었어요.

따로 거실장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자잘한 물건들을 여기에 수납하고 있어요.


기분에 따라 오브제를 바꿔주며 공간의 무드에 변화를 주고 있어요.
다이닝 공간

거실과 주방 사이에 다각형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공간이 있어요. 처음 이 집을 보러 왔을 때 이 공간에 마음이 끌려서 계약을 하게 되었어요.

여긴 꼭 화이트 우드 블라인드를 달고 원형 테이블을 놓고, ph5 조명을 설치하고, 세븐 체어와 앤트 체어를 믹스해서 두어야지 했는데 머릿속으로 상상만 해오던 공간이 완성되었어요.

제가 집에서 제일 애정이 가는 공간이에요. 원하는 원형 테이블을 찾기 위해 정말 많은 브랜드의 제품을 봤는데 저희가 원하는 사이즈에 흔들림 없이 안정감 있는 테이블은 허먼밀러의 임스테이블이었어요.

가격대가 있는 제품이라 비슷한 느낌의 다른 브랜드 제품으로 구매할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매장에서 직접 임스 테이블을 보고 견고함에 반해서 오래오래 쓸 생각으로 구입했습니다.

의자는 일부러 4개를 비슷한 듯 조금씩 다른 톤으로 골랐는데 조화가 잘 되고 공간에 재미를 주는 거 같아요.

여기에서 커피도 마시고 뜨개도 하고 아이들 숙제를 봐주기도 해요. 집에 손님들이 많이 오셨을 때 식탁만으로는 자리가 부족하더라도 이 공간이 있어서 거실에 따로 상을 펴지 않아도 되어서 편해요.

왼쪽에 보이는 도어는 실외기 실로 나가는 터닝 도어를 가리려고 제작한 가구 도어에요.

인테리어 실장님의 아이디어였는데 정말 마음에 들어요. 공간이 깔끔하게 큰 벽으로 정돈된 느낌이라 어디서 바라보아도 시선을 헤치지 않아요.

도어 쪽 벽이 정돈이 되어 있다 보니 장식해서 포토월로 만들기 좋아요.


이 공간이 채광도 좋고 벽이 흰색이라 사진이 환하고 예쁘게 나와서 저희 집 홈파티는 여기서 하고 있어요!
안방

안방은 잠만 자는 공간이라 직부등은 설치하지 않고 매립등만 설치했어요. 드레스룸이 따로 없기 때문에 계절 옷과 침구류 보관을 위해서 한 쪽 벽면이 꽉 차게 붙박이장을 제작했어요.


침대는 헤드보드가 없는 프레임을 사용하고 있어요. 사이드 테이블과 비슷한 월넛 색상으로 독서 등과 콘센트도 넣어서 침대 헤드를 제작하고 싶었는데 예산 때문에 이번 공사 때는 제작하지 못했어요.

또, 안방에는 TV를 놓고 싶지 않아서 모블스탠드에 모니터를 올리고 사운드바 스피커를 뒀어요. 모니터 뒤에는 이렇게 닌텐도 스위치를 거치해서 게임을 할 때만 사용하고 있어요.

이불걸이를 사용하려고 이불장 칸에도 옷 봉을 달았어요. 얇은 패드나 이불커버는 이불걸이에 걸어서 보관하면 넣고 꺼내기도 편하고 여러 개를 보관할 수 있어요.
아래 칸에는 이불 정리함을 이용해서 수납해요. 차렵이불은 공간을 많이 차지해서 저희는 주로 이불솜, 이불커버의 조합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 공간에 4인 가족의 침구류를 모두 보관할 수 있어요.


안방 옆에는 세탁실이 있어요. 이 아파트는 따로 세탁실이 없고 여기에 세탁기를 설치하게 되어 있어요. 방에서 바로 보이는 곳이라 지저분해 보이지 않게 정돈하고 싶었습니다. 세탁실은 조금 뒤에 다시 보여드릴게요!
작업실

이번 집에서 가장 고민을 했던 곳이 작업실이에요. 저는 주로 집에서 작업을 하고 업무를 보는데 기존 집에선 작업실이 따로 없어서 일에 집중하기가 힘들었고 일에 관련된 물품들을 정리하기가 힘들었어요. 그래서 이사 갈 집은 꼭 방이 4개여야 하고 그중 하나를 작업실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레이아웃에 대한 고민이 많아서 레퍼런스로 모아두었던 이미지를 업체에 전달드렸더니 이렇게 멋진 공간으로 작업해 주셨어요.

저는 직업 특성상 뜨개 실들과 뜨개 관련 책자, 뜨개 용품, 재봉틀, 오버록, 원단들, 봉제실 등 자잘한 짐이 정말 많아요. 자주 꺼내서 써야 하는 실들과 책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안 보이게 수납을 하고 싶었어요.


정리할 때는 힘들었지만 박스째 있던 실들이 모두 제자리를 찾고 인테리어 효과도 있어서 정말 만족해요. 한눈에 알아보고 찾아 꺼내기도 쉬워졌어요.

책상 오른 편에는 키큰장이 있어요.

여긴 제가 레퍼런스 이미지를 보여드리며 치수와 레이아웃을 짜서 드렸어요. 다리미판, 스팀다리미, 재봉틀, 오버록 그리고 기타 자잘한 짐들을 보이지 않게 수납할 수 있어요.


책상 위 벽에는 이케아 페그 보드와 메모판을 달아서 자주 써야 하는 물건들을 수납하고 뜨개 스와치들을 꽂아 두었어요.

작업실의 반대쪽 벽은 남편의 공간이에요. 컴퓨터 책상 옆벽에는 타공판을 설치해서 키보드들과 헤드폰, 게임패드를 진열했어요. 남편 쪽 레어로우에는 남편이 수집하는 만화책들과 게임, 피규어들을 올려두었어요.


레어로우 하단은 서랍과 캐비넷을 설치해서 잡다한 짐들을 수납하고 있어요.

레어로우 가운데에는 디스플레이 선반을 설치해서 제가 좋아하는 뜨개 서적들을 바꿔가며 전시하고 있어요.
아이방

초등학생 딸 방이에요. 차분한 베이지 색상의 벽지를 선택했고 침대 위에는 인디핑크 색상의 캐노피를 달아 줬어요. 침대 헤드 뒤로 가벽을 세워 비밀공간을 만들었어요.

가벽에 아치 창을 뚫고 그 사이로 앤트레디션 플라워 팟 조명이 보이게 세팅했어요.

아이가 너무 좋아하는 비밀공간이에요. 여기서 만화책도 보고 코코아도 마시면서 창밖 구경도 해요. 벤치 아래에는 수납공간이 있어서 아이의 잡다한 장난감들을 보이지 않게 수납할 수 있어요.
피치 색상의 커튼, 오키드 컬러의 벤치 쿠션, 베이지색 벽지, 플라워팟 조명까지 모든 컬러가 조화로울 수 있도록 고민을 많이 한 공간이에요.
마치며

인테리어는 고민과 결정의 연속인 거 같아요. 평소 결정을 잘 못 내리는 우유부단한 성격인 저에겐 특히나 고민되고 힘든 시간들이었어요. 고민되는 순간마다 업체에서 솔직하게 의견을 제시해 주시며 시공의 장단점을 알려주시고, 자재 선택의 순간에도 우리 집에 좀 더 어울릴 수 있게 도와주셔서 공간이 조화롭게 완성될 수 있었어요.
따스한 공간을 완성해 주신 87도씨 직원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저의 취향이 듬뿍 담긴 공간으로 완성된 저희 집 집들이 어떠셨나요? 글재주가 없는 터라 제가 전달하고자 했던 바를 다 담아내었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한 자 한 자 써 내려갔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이 집에서 펼쳐나갈 저의 일상이 궁금하신 분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