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연소… F1 지배하는 20세 안토넬리

4일(한국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2026 F1(포뮬러원) 마이애미 그랑프리. 1시간 33분 19초 273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57바퀴를 완주한 키미 안토넬리(20·메르세데스)는 팀 엔지니어인 피터 보닝턴이 교신을 통해 “눈부신 주행을 펼쳤다”고 축하를 보내자 “와우, 정말 대단한 레이스였어요! 세상에, 말도 안 돼”라고 외쳤다.
172㎝의 크지 않은 키에 찰랑거리는 곱슬머리가 눈에 띄는 안토넬리는 여전히 소년 같아 보이지만, 올 시즌 무서운 질주로 F1을 지배하고 있다. 개막전 호주 그랑프리에서 2위를 차지한 그는 중국·일본 그랑프리를 연속 제패한 데 이어 이날 마이애미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3연속 우승의 기염을 토했다. 올 시즌 F1은 3라운드 일본 그랑프리 이후 중동 전쟁 여파로 바레인·사우디아라비아 대회가 취소되며 약 한 달 만에 마이애미에서 4라운드를 치렀는데 긴 공백에도 안토넬리의 기세는 전혀 꺾이지 않았다.
이날 레이스는 혼돈의 연속이었다. 예선 1위를 차지해 가장 앞선 1번 그리드에서 출발한 안토넬리는 첫 코너에서 샤를 르클레르(페라리)에게 선두를 내줬다. 초반 르클레르, 랜도 노리스(맥라렌) 등과 엎치락뒤치락 선두를 다투던 그는 2위로 달리던 27번째 바퀴에서 피트(pit·서킷 안 정비소)로 들어가 타이어를 교체했다. 그 사이 순위가 5위까지 밀렸지만, 새 타이어로 속도를 끌어올린 안토넬리는 루이스 해밀턴(페라리)과 노리스, 막스 페르스타펀(레드불)을 차례로 추월하며 29번째 바퀴에 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이후 그는 지난 시즌 챔피언 노리스의 막판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


이번 우승으로 드라이버 랭킹 포인트 100점을 쌓은 안토넬리는 팀 동료 조지 러셀(80점)과의 격차를 20점으로 벌리며 최연소 시즌 챔피언을 향해 순항했다. 오는 8월 스무 살 생일을 맞는 그는 역대 F1 드라이버 시즌 1위를 달린 선수 중 가장 어리다. 1996시즌 F1 챔피언을 지낸 데이먼 힐은 BBC 인터뷰에서 “오늘 우리는 이 어린 선수가 지닌 엄청난 잠재력이 드러나는 순간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나이답지 않은 침착하고 정교한 주행으로 데뷔 두 시즌 만에 F1 무대를 집어삼킨 안토넬리는 일찌감치 ‘될성부른 떡잎’으로 통하던 기대주였다. 그는 전직 레이서였던 아버지 마르코 안토넬리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서킷에 살다시피 하며 카트로 기본기를 다졌다. 2018년 12세 나이에 메르세데스 주니어 팀에 합류하며 이른바 ‘성골 코스’를 밟은 그의 커리어는 ‘월반(越班)’의 연속이었다.
2022년 F4 이탈리아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그는 이듬해엔 FRECA(포뮬러 유럽 대회)를 제패했다. 2024년 메르세데스는 F3를 건너뛰고 곧바로 F2에 안토넬리를 투입하는 결단을 내렸고, 그는 2승을 따내며 기대에 부응했다. 결국 안토넬리는 지난해 ‘살아 있는 전설’ 루이스 해밀턴이 페라리로 떠난 자리를 이어받아 최연소 메르세데스 드라이버로 F1 무대에 입성했다. 첫 시즌에는 종합 순위 7위에 머물며 성장통을 겪었지만, 올 시즌 향상된 차량 성능을 바탕으로 팀 내 넘버원 드라이버로 꼽히던 러셀까지 제치며 날아오르고 있다.
안토넬리의 폭발적인 질주에 조국 이탈리아도 열광하고 있다. ‘페라리의 나라’로 F1 팬층이 두터운 이탈리아지만, 그동안 스타 드라이버가 좀처럼 나오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 안토넬리 이전 마지막 우승이 지안카를로 피시켈라의 2006년 3월 말레이시아 그랑프리였는데, 그 이후 태어난 안토넬리가 3연승을 달리자 일부 페라리 팬들이 안토넬리의 메르세데스를 응원하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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