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테마 잡아라" 우후죽순 출시 후...ETN 상폐 수순 '반복'

김진석 기자 2025. 2. 1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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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야심차게 내놓은 ETN(상장지수증권) 상품이 증시에서 소외받고 상장폐지에 이르는 일이 반복된다.

조기 청산 시 매입가보다 지표 가치가 떨어져 있다면 의도치 않은 손실을 볼 수 있어 투자자 유의가 필요하다.

한 증권사 담당자는 "증권사마다 ETN을 발행할 수 있는 한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수적"이라며 "시장에서 소외된 비인기 상품을 신속하게 정리하고 신상품을 발굴하는 것이 투자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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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상장폐지 ETN 목록/그래픽=윤선정 기자


증권사들이 야심차게 내놓은 ETN(상장지수증권) 상품이 증시에서 소외받고 상장폐지에 이르는 일이 반복된다. 조기 청산 시 매입가보다 지표 가치가 떨어져 있다면 의도치 않은 손실을 볼 수 있어 투자자 유의가 필요하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1월3~2월10일) 국내 주식시장에서ETN 12개가 상장폐지됐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ETN 종목 45개가 증시를 떠났다. 같은 기간 상장 종목 수가 두배에 달하는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 준하는 규모로 상장폐지된 것이다. 신규 상장 ETN 종목 수는 37개를 기록해 상폐 규모를 밑돌았다.

ETN은 속도감 있고, 유연하게 출시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기초지수를 비교적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 ETF로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에도 투자가 가능하다. 또 ETF가 포트폴리오에 최소 10개 종목을 담아야 하는 것과 달리 5개만 담아도 돼 집중 투자 방식으로도 주목받았다.

주의할 점은 조기 청산이다. 각 증권사별로 ETN을 발행할 수 있는 한도가 정해져 있어 통상 연말을 기점으로 관리 목적 청산이 진행된다. 청산 시 가격이 매입 가격보다 낮으면 차익 만큼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특히 고점에 물린 투자자는 손실을 떠안아야 한다. 만약 장기 투자를 염두하고 ETN을 매수한 경우도 개인 의지와 무관하게 계획이 무산될 수도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증권은 자사 상품 '삼성 레버리지 KRX 2차전지 K-뉴딜 ETN'이 지표가치(IIV) 1000원 미만으로 떨어져 조기 청산됐다고 투자자들에게 공지했다. 국내 대표 2차전지 소재 생산 기업으로 구성된 '2차전지 K-뉴딜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전기차 업황 부진 등의 악재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영향이다.

2023년 국내 주식시장 주도주였던 2차전지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악화했고, 관련 ETN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었다. 'KB 레버리지 KRX 2차전지 K-뉴딜 ETN'을 보유한 KB증권 역시 투자 유의 안내를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키움 2차전지산업 ETN', '키움 레버리지 2차전지산업 ETN'도 하락세를 보여 청산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초' 타이틀을 걸고 출시한 상품들마저 종적을 감췄다. 신한투자증권은 기존에 없던 치킨, 폐기물, 메타버스 등 다양한 테마로 ETN을 선보이며, 시장 선두 평가를 받았으나 해당 상품들은 모두 청산됐다. 하나증권이 ETN 최초로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K-뉴딜 지수'를 추종하는 '하나 KRX BBIG K-뉴딜 ETN'를 선보였다가 2년을 채우지 못하고 상장폐지했다. 00

이와 관련, 증권가에서는 시장 흐름에 발맞춰 투자자들의 요구를 충족하고 선택지를 다양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한 증권사 담당자는 "증권사마다 ETN을 발행할 수 있는 한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수적"이라며 "시장에서 소외된 비인기 상품을 신속하게 정리하고 신상품을 발굴하는 것이 투자자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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