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재냐 노력이냐…정유사, 코로나 전보다 4∼6배 더 벌어

최우리 2023. 4. 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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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가 크게 높아질 때마다 막대한 이익을 얻는 정유 업체에 대해 '횡재세를 부과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정유업체들이 유가가 높을 때 얻는 영업이익이 유가가 낮을 때 보다 4∼6배 정도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가의 급격한 상승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상황에 따른 외부 영향이 큰데 막대한 영업이익으로 정유업체 임직원들이 두둑한 성과급(상여금)을 챙기는 것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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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4사 최근 5개년 사업보고서 분석
“결과적으로 운이 성과를 좌우” 평가도

유가가 크게 높아질 때마다 막대한 이익을 얻는 정유 업체에 대해 ‘횡재세를 부과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정유업체들이 유가가 높을 때 얻는 영업이익이 유가가 낮을 때 보다 4∼6배 정도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가의 급격한 상승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상황에 따른 외부 영향이 큰데 막대한 영업이익으로 정유업체 임직원들이 두둑한 성과급(상여금)을 챙기는 것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말까지 공시된 에스케이(SK)에너지·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지에스(GS)칼텍스(내수 연료 시장 점유율 순) 등 정유 4사의 사업보고서를 종합해보면, 이들 업체들이 지난해 한해 동안 올린 영업이익은 12조775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유4사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매우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2020년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될 때만 해도 유가 급락 영향으로 4조원 이상의 영업 손실을 낸 바 있다. 이후 유가 상승에 힘입어 2021년엔 6조원 가까이 이익을 냈으며, 지난해엔 이익 규모가 두 배 남짓 불어났다. 코로나19 대유행 전인 2018년(3조3600억원)과 2019년(2조1939억원)에 견줘서도 이익 규모가 4~6배 더 많다.

유가 흐름을 보면 정유사들의 이익 변화의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 국내 정유사들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산 원유 값은 2020년 평균 배럴당 40달러 수준에 머무른 뒤 2021년엔 60~70달러로 뛰어 올랐다. 지난해엔 연초부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등의 지정학적 위험까지 가세하며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코로나19 유행 완화로 세계 경기에 온기가 돌면서 정제 마진도 높게 유지됐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나온 휘발유·경유 등 다양한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운임·동력비 등을 제외한 이익을 말한다. 지에스칼텍스는 “중국의 제품 수출 제한과 러시아 원유에 대한 제재로 공급이 부족한 반면 코로나19 회복으로 연료 수요가 증가해 유례없는 정제마진 호조를 보였다”라고 분석했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휘발유 가격은 국제시세와 연동되는데, 원유 도입가격은 장기계약을 통해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석유제품 가격이 오를 때 정유업계가 크게 이익을 볼 수 있다”며 “고도화설비를 갖추는 투자도 중요하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임원들의 성과는 운이 좌우한다”고 말했다.

성과급은 전년 실적을 토대로 책정되는 터라 올해 1분기에 상당한 수준으로 정유 4사 임직원에게 지급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지난해에도 2021년 호실적을 배경으로 적지 않은 성과급이 지급된 바 있다. 한 예로 지난해 지급된 정유 4사의 주요 임원의 보수총액을 보면, 조경목 에스케이에너지 사장은 9억2900만원의 성과급을, 에쓰오일의 후세인 알 카타니 대표는 4억6700만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허세홍 지에스칼텍스 대표의 성과급은 9억2천만원이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임원들의 성과급은 매출·영업이익과 같은 계량 지표와 리더십 같은 비계량 지표를 종합해 책정된다. 지난해 실적은 한 해 전보다 월등히 개선된 만큼 올해 들어 역대급 성과급을 받았을 공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받은 성과급 규모는 1분기 정기보고서가 나오는 5월 때 가늠할 수 있다. 일반 직원들은 기본급의 15배의 성과급을 받은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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