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장기 예금 금리가 더 낮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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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정기예금의 예치기간이 길수록 금리가 낮은 예외적인 현상이 벌어졌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은 예치기간이 1년일 때 금리가 가장 높다.
일반적으로 은행 정기예금은 예치기간이 길수록 높은 금리를 적용한다.
시중은행들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은 은행채 등 시장금리를 반영해 매일 또는 매주 금리를 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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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4대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연 4.70~5.00%
3년 만기 금리 연 4.18~4.65%로 더 낮아
금리 인상 정점 다가오자 단기물 위주 조달
은행채 금리도 1년물이 3년물보다 높아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은행권 정기예금의 예치기간이 길수록 금리가 낮은 예외적인 현상이 벌어졌다. 금리 인상기 정점에 접어들면서 발생한 장단기 금리 역전이 예금시장에서도 나타나는 모양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은 예치기간이 1년일 때 금리가 가장 높다. 만기가 더 길면 금리가 낮아진다. 은행연합회가 집계한 4대 은행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1년 만기 연 4.70~5.00%, 3년 만기 연 4.18~4.65%다.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의 최고금리는 만기가 6개월이면 연 4.70%, 1년이면 연 5.00%가 적용되지만 만기 2년은 연 4.55%, 만기 3년은 4.50%다.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은 만기 1년 연 4.95%, 만기 2·3년 연 4.65% 금리를 제공한다.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은 만기 1년 연 4.98%, 만기 2·3년 연 4.65%다.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은 만기 1년일 때 금리(연 4.70%)가 3년일 때(연 4.18%)보다 0.52%포인트 높았다.
일반적으로 은행 정기예금은 예치기간이 길수록 높은 금리를 적용한다. 은행이 장기간 고정된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만큼 고객에게 기간프리미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금리가 급격히 오르고 향후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예금금리는 이례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리 정점이 다가오는데 성급하게 2~3년짜리 장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높였다가 추후 조달비용이 커질 수 있어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금리가 급격하게 올랐지만 장기적으로 향후 금리가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고 불확실성이 커 장기물보다 단기물 조달을 많이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에 1년 만기 예금금리를 높여서 조달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만기 2년, 3년짜리 예금금리를 높여서 자금을 조달하면 나중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보니 단기예금으로 조달하려는 수요가 크다"고 말했다.
채권금리도 장단기 역전이 나타나고 있다. 시중은행들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은 은행채 등 시장금리를 반영해 매일 또는 매주 금리를 조정한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채 금리 흐름이 예금금리 역전의 직접적 요인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영향은 있다"며 "채권도 예금도 단기물을 선호하는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기준 금융채(AAA) 1년물 금리는 4.869%로 2년물(4.862%), 3년물(4.865%)보다 높다. 채권시장에서는 단기에 기준금리 급격히 올린 데다 앞으로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예상에 단기물 금리가 장기물을 넘어섰다.
은행이 예금금리를 높여 자금조달에 나서기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자금 쏠림을 막기 위해 은행권에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당부했기 때문이다. 이에 24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주요 시중은행들은 예적금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win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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