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난리났는데 “몰라, 배째”… 트럼프 막말 날리며 ‘뒤통수’, 韓 서민들 ‘직격탄’

트럼프, 에너지 가격 관리 포기 / 출처 : 연합뉴스

지난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휘발유 가격 상승에 아무런 우려가 없다”며 “이란 군사 작전이 기름값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규모 이란 공습 이후 국제 유가가 주간 20% 폭등하며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 배럴당 81.63달러(9.3% 급등)를 기록한 지금, 이는 극적인 입장 변화다.

취임 이후 줄곧 휘발유 가격 인하를 경제 성과로 내세웠던 트럼프가 11월 중간선거를 석 달 앞두고 에너지 가격 관리를 포기한 것이다.

문제는 이 전쟁을 미국 국민 대다수가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로이터·입소스 긴급 여론조사에서 이란 공격 지지율은 27%에 그쳤고, 찬성 응답자 중 45%는 “유가가 오르면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미군 전사자 6명이 발생했고,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25달러로 약 57센트 급등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한국도 지난 5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1,840.5원을 기록하며 2022년 8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1,800원을 돌파했다.

호르무즈 봉쇄, 글로벌 에너지 대란 촉발

호르무즈 해협 / 출처 : 연합뉴스

국제 유가 급등의 직접 원인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이 해협에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경고를 무시한 10척 이상의 유조선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불탔다”고 발표했다.

지난 5일 새벽에는 이라크 앞바다에 정박한 유조선에서도 폭발이 발생했다. 이라크는 며칠 내 하루 석유 생산량을 300만 배럴 이상 줄일 위기에 처했다.

시장은 전쟁 장기화를 이미 반영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15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WTI가 81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4년 6월 이후 처음이며, 브렌트유도 85.53달러(5.07% 급등)를 기록했다.

미 해군이 유조선 호송 작전을 개시하고 국제개발금융공사(OPIC)가 해운사에 위험보험을 제공하는 등 비상 조치를 발표했으나, 시장 심리는 회복되지 않고 있다.

중간선거 앞둔 트럼프, 정치적 딜레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출처 : 연합뉴스

트럼프의 ‘배째라’식 대응은 그의 정치적 취약점을 드러낸다. 여론조사에서 이란 전쟁 반대는 약 60%에 달했고, 지지층인 ‘미국 우선주의(MAGA)’ 진영도 “명분 없는 전쟁”에 분노하며 분열 조짐을 보인다.

미군 사망자 발생 시 42%가 지지를 철회하겠다는 응답도 나왔는데, 이미 6명의 전사자가 발생한 상황이다.

경제적으로도 트럼프의 입지는 흔들린다. 그는 첫 국정연설과 텍사스 에너지 집회에서 휘발유 가격 하락을 “행정부의 물가 안정 성과”로 힘주어 강조했다.

그러나 5일 기준 미국 주유소 가격은 2022년 2월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유권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생필품 가격 급등은 중간선거에서 부메랑이 될 공산이 크다.

한국, 유류 최고가 시행 검토… 정부 초강수

중동사태에 기름값 급등세 / 출처 : 연합뉴스

한국 정부는 개전 직후 “석유·가스 비축유가 수개월 분량이어서 수급 위기 대응력이 충분하다”고 예상했으나, 현실은 달랐다. 5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리터당 63원 급등한 1,840.5원을 기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날 청와대 임시 국무회의에서 “아침·점심·저녁 가격이 다르고, 리터당 200원 가까이 올리는 곳도 있다”며 “국가적 위기를 틈탄 바가지”라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석유사업법을 근거로 유류 최고가 시행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지역별·업종별로 정부가 직접 석유 판매가격 상한선을 정하고, 초과분을 과징금으로 환수하겠다는 것이다.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정부가 가격 통제에 직접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지지선인 1,500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전쟁 장기화 시 한국 경제에 특히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경고한다.

트럼프는 “전쟁이 끝나면 휘발유 가격이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다르다. 이란의 보복 의지가 확고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1973년 오일쇼크급 충격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유권자들의 반발과 한국 등 동맹국의 경제적 타격 속에서, 트럼프의 ‘군사 작전 우선’ 도박은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