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좋아하는 남자들이 다치거나 죽게 되면서 마녀라 불리며 마을에서 쫓겨난 한 여자와 그런 그녀를 죽음의 법칙으로부터 구해주려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로맨스 드라마 <마녀>.
동명의 강풀 원작 만화가 원작인 <마녀>에서 배우 박진영은 '마녀'로 낙인찍힌 '박미정'(노정의)를 둘러싼 죽음의 법칙을 깨고자 하는 '이동진'역을 맡았다. 지난해 11월 제대한 박진영은 제대 후 첫 작품인 <마녀>의 방영에 대해 "마냥 행복하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천재적이면서도 일반적인 양면성을 지닌 '이동진'역을 앞으로의 전개에서 배우 박진영이 어떻게 그릴지 기대된다.
진영이 자신을 이야기할 때
또렷한 소신과 믿음으로 가득 찬 그의 표정은 언제나 온화하고, 단단하다.
따사롭다 못해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볕, 마라톤처럼 이어진 스케줄로 인해 쌓였을 피로까지. 장시간의 촬영에 지칠 법도 하지만, 그는 내내 본인보다 주변 사람을 챙기며 편안한 분위기를 주도했다. “햇빛이 너무 세서 눈이 좀 아팠지만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해 이 정도는 감수해야죠” 하며 에디터를 안심시키는가 하면, 그와 함께 카메라 앞에 선 모스키노 향수를 어떻게 사진 속에 자연스럽게 담을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했다.
그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더해지며 어느새 그와 향수는 자연스럽게 사진에 녹아들기 시작했다. 모스키노 향수의 시그너처인 곰돌이 패키지를 보니 어딘가 모르게 그와 닮은 듯하다. 진영은 ‘포근함’이 비슷한 것 같다고 응수한다. 그는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상대방이 편안해할 만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자신의 장점으로 꼽는다. 어떤 대화도 대충 지나가는 법이 없다. 나지막한 목소리와 함께 상대의 말에 충분히 경청하고 있다는 눈빛을 보낸다. 그와 마주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공감할 이야기다.
진영은 최근 <유미의 세포들 시즌1>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촬영 일을 기준으로 마지막 회가 방영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의 생생한 기분을 꽤 긴 시간 털어놓는다. 그는 캐스팅이 거의 다 되어 있는 상태에서 늦게 합류한 케이스다. 유바비 역과 자신이 잘 맞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에 대한 고민과 원작을 먼저 봤을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그때부터 ‘유바비 역을 잘 소화했다는 말은 꼭 들어야겠다’는 목표만 생각하며 작품에 임하기 시작했다고. 사전 준비 역시 탄탄히 했다. 극 중 유바비의 사소한 습관에 집중했다. 마케팅 대리이다 보니 목적에 맞게 목소리 톤이나 크기를 조절해야 하고, 다른 업체에서 연락을 자주 받아야 하는 직업 특성상 시계를 자주 보는 점을 포인트로 잡았다. 빠른 판단력과 정교함이 표정과 제스처에서 드러날 수 있도록 신경 쓰는 것도 그 연장선이다. 그렇게 극 중 인물에 동화되어서일까.
진영은 유바비를 ‘애쓰는 사람’이라 표현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신뢰를 줘야 하는 역할이다 보니 일상 속에서도 일하던 습관이 몸에 배어 있는 사람. 진영은 처음 서울에 올라왔을 때, ‘착한 아이’로 보이고 싶어 무던히 애쓰던 그때의 자신을 떠올렸다. 자연스럽게 많은 이들이 궁금해할 <유미의 세포들 시즌2>에 대해 물었다. 개인적으로는 친구처럼 연애하는 유미와 웅이가 헤어지지 않길 바랐지만, 이제 바비가 행동 개시를 할 때가 되었다며 웃는다. 아쉽게도 시즌2에 대해서는 무방비 상태로 보다가 큰 망치에 치일 수 있다 정도의 힌트가 전부다.
작품이 끝난 지금, 잠깐의 휴식 대신 차기작 준비에 한창이다. 내년에는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에 주연으로 등장한다. 의문의 사고를 당한 한 아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아직 캐릭터를 알아나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아끼고 싶다고. 자신이 연기할 극 중 인물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공감한 뒤에 캐릭터를 설명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
전작이었던 <악마판사> 캐스팅 일화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답변이다. 진영은 <악마판사> 캐스팅 현장에서 수십 번 읽은 대본을 몇 번 읽지 않았다. 가끔은 버릇없어 보일 수 있었던 지난날에 대해 후회한다며 멋쩍어 한다. 하지만 그 한마디가 해당 작품에 참여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수도 없이 읽은 대본이기에 진영은 당돌한 가온에 가까워져 있었고, 감독과 작가는 이미 그에게서 가온의 오라를 느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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