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미래 이끌 신인 3인방② 농구 센스와 배포 좋은 박무빈

이재범 2023. 11. 30.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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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재범 기자] 1998년부터 시작된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하나씩 떠올려본다. 2001년(송영진, 전형수, 김승현), 2007년(김태술, 이동준, 양희종), 2008년(하승진, 김민수, 윤호영), 2011년(오세근, 김선형, 최진수), 2013년(김종규, 김민구, 두경민), 2016년(이종현, 최준용, 강상재), 2021년(이원석, 하윤기, 이정현)까지 빅3가 존재했던 드래프트가 많다. 가장 최근인 2021년을 제외하면 소속팀을 정규리그 우승이나 챔피언으로 이끈 기둥 역할을 해낸 선수들이 무조건 포함되어 있다. 그것도 대부분 데뷔 1~2시즌만에 말이다. 2023년 드래프트 역시 문정현(KT)과 박무빈(현대모비스), 유기상(LG)이 빅3로 불렸다. 이들은 드래프트 시기가 바뀐 이후 가장 긴, 개막까지 한 달이란 시간을 가졌다.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KBL 역사에 한 획을 그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들이 드래프트 이후 어떻게 2023~2024시즌 개막을 준비했는지 들여다보자.
※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11월호에 게재되었으며, 인터뷰는 지난 10월 중순 KBL 컵대회가 끝난 이후 이뤄졌습니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드래프트 다음날 일본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2순위로 선발한 박무빈을 뒤늦게라도 일본으로 불러들여 연습경기에 출전시켰다. 박무빈은 “드래프트 후 일주일도 안 되어 일본 전지훈련에서 팀에 합류했는데 걱정도 되고 설레기도 했다”며 “새로운 팀에 와서 새로운 분위기에서 훈련해서 우여곡절도 있었다. 첫 연습경기부터 투입되었는데 어려운 거 말고 쉬운 것부터 하라고 하셨다. 그게 컵대회까지 이어졌다”고 일본 전지훈련을 돌아봤다.

박무빈은 곧바로 KBL 컵대회까지 출전했다. 현대모비스가 결승까지 진출한 덕분에 박무빈은 4경기 평균 12분 45초 출전해 4.3점 1.8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신인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를 뛴 박무빈은 “선수층이 두텁고 기량이 좋은 형들도 많다. 같이 데려가고 출전선수 명단에 넣고 경기까지 투입해 주셨다. 너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며 “감독님께서 가드들이 수비할 때 볼 핸들러를 압박하고, 트랜지션에서 속공으로 빨리 처리하기를 원하신다. 경기가 안 풀릴 때 욕심을 부려서 안 될 거 같다. 수비를 중요시한다. 수비는 한 명이 구멍이 나면 수비가 안 되어서 그걸 신경 써야 한다”고 자신의 경기 내용을 되짚었다.

이어 “외국선수가 있어서 코트에서 느껴지는 위압감이 완전 다르다”며 “그와 별개로 상황 대처나 전술이 너무 많다. 그걸 숙지하고, 농구는 예측하기 힘들고 변화무쌍하니까 상대 약점을 파고 들면서 우리가 잘 하는 것도 신경을 써야 한다. 피지컬도 중요한데 BQ와 이해력 등 머리로 해야 하는 게 많다고 느꼈다”고 대학과 프로의 다른 점을 덧붙였다.

조동현 현대모비스 감독은 “좋은 선수다. 크게 적응할 필요도 없을 듯 하다. 신인선수에게 적응시간을 많이 줘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농구 센스가 좋다. 팀에 금방 녹아들 거 같다. 이해력도 빠르다. 유기상과 문정현도 다 좋지만, 박무빈을 리딩이 가능한 가드로 성장시켜야 한다. 그런 가드가 지금 없다”고 박무빈의 자질을 높이 샀다.

박무빈의 장점 중 하나는 공격력이다. 수비는 고려대에서 주희정 감독을 만나 향상시켰다고 해도 프로 무대에서는 좀 더 보완할 필요가 있다. 조동현 감독은 “좀 더 공격적으로 하라고 한다. 우리 팀이 모션 오펜스를 하는 것도 아니고 공격횟수를 많이 가져가려고 한다. 투맨게임에서 (다른 동료의 기회를) 찾아주려고 하지 말고 기회가 나면 자신있게 던지라고 한다. 일본에서도 첫 연습경기를 뛸 때 2대2로 찾아주려고 했다. 흘러가는 대로, 보이는 대로 하면 된다”며 “대학 때는 클러치 타임 때 무빈이가 해결하려고 했다. 배포가 있고 즐기는 선수가 그렇게 한다”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요구했다.

고려대 선배인 이우석은 “충분히 재능이 있는, 줏대가 있는 선수다. 자기가 생각하는 건 이행하려고 하고, 정말 멘탈이 강한 선수”라며 “손발을 맞출 게 없다. 지금보다 공격적으로 했으면 좋겠다. 처음 오니까 동료들의 기회를 살려주려고 아끼는 부분이 있다. 일단 자기 공격부터 본 이후에 남을 살려줄 수도 있는데 지금 자기 공격을 보는 게 적응이 안 된 듯 하다. 그래서 자기 공격을 보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조동현 감독과 비슷한 말을 했다.

조동현 감독은 박무빈의 수비에 대해서는 “열심히 하려고 한다. 수비를 많이 요구하는데 몸에 습관이 안 베어 있다. 투맨게임 할 때 스크리너에게 손을 갖다 된다. 제일 나쁜 수비라고 한다. 발로 빠져나가면 된다”며 “하려고 하면 잘 할 거다. 어깨를 사용해서 다 빠져나가도록 했다. 스크린에 진짜 걸리면 스위치가 된다. 적극성을 강조하면 수비가 좋아질 거다”고 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이우석, 신민석, 김태완 등 고려대 출신 선수들을 많이 선발했다. 박무빈이 팀을 적응하는데 수월하다. 특히, 김태완은 3년 내내 손발을 맞춰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호흡이 척척 맞는 입학동기다.

김태완은 “(프로에서 다시 만날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 드래프트 지명 순위를 보고 무빈이가 올 수 있겠다고 여겼는데 되게 좋았다. 진짜 성실하고, 매순간 열심히 하는 선수다. 대학 때 느낀 건데 무빈이가 중요한 상황에서 볼을 잡고 있으면 뭔가 해줄 거라는 믿음이 가는 선수”라며 “재미있는 친구다. 무빈이가 보수적이다. 조선시대 양반 느낌으로 옆에서 나를 관리를 해줬다. 많은 사람들은 내가 (박무빈 관리를) 해준다고 하는데 잘못 알고 있는 거다. 생활 등 무빈이가 하자는 대로 한다. 말을 들어야 한다”고 했다.

조선시대 양반 같다는 말을 곁에서 들은 박무빈은 “인정하는 부분이다. 요즘 세대가 생각하는 마음가짐과 다르다. 지금까지 그런 마음가짐으로 운동했다”며 “내가 잘 하는 것도 잘 하지만, 팀이 우승해서 더 의미가 있다. 나보다 팀을 위한다. 팀을 위하는 게 나를 위하는 것과 똑같다. 개인 목표보다 팀 목표를 삼고, 내가 잘 하지 못해도, 내가 못하는 부분이라도 팀을 위하는 거라면 내가 해야 해서 팀 위주로 생각한다”고 평소 지론을 들려줬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시즌 역대 4위 가운데 최다 동률인 34승을 거뒀다. 원동력 중 하나는 론제이 아바리엔토스의 활약이었다. 아바리엔토스 덕분에 서명진이 경기 운영의 부담을 덜고 활개쳤다. 아바리엔토스가 팀을 떠났다. 박무빈이 아바리엔토스의 공백을 나눠 가진다면 팀 운영에 더욱 큰 힘이 될 것이다.

조동현 감독은 “좋은 가드 자원 중 한 명으로 쓸 거다. 한 명을 붙박이로 갈 수 없다. 빠른 농구를 하면 지칠 때 그 중에 한 명으로 활용할 거다. 가드들이 30분 이상 뛸 수 있는 체력이 되어 있지 않다”며 “공격이 필요할 때 무빈이, 수비가 필요하면 김태완을 쓸 거다. 우리는 속공을 만드는 게 가드라서 그것에 초점을 맞출 거다”고 박무빈을 어떻게 활용할지 들려줬다.

그러면서도 “포인트가드 가능성을 보고 뽑았다. 리딩을 시키면 할 수 있을 듯 하다. 공을 다룰 줄 알고, 2대2에서 찾아줄 줄 알고, 패스를 할 줄 안다. 트랜지션에서 자기 것만 보는 선수가 있지만, 무빈이는 그런 선수가 아니다. 일본에서 많이 찾아주려고 했다. 패스를 봐주라고 하면 봐 줄 수 있다”며 “패스 센스는 가르쳐서 되는 건 아니다. 타고나야 한다. 시야도 있다. 조금 더 여유를 갖고 경험을 쌓으면 좋을 거다”고 박무빈을 포인트가드로 활용할 의사까지 내비쳤다.

일본 전지훈련을 시작으로 KBL 컵대회를 치른 뒤 시즌 개막을 준비하며 프로의 맛을 보고 있는 박무빈은 “신인이고 프로라는 곳은 최고의 선수들만 있고, 살아남은 선수만 있다. 그 선배님들, 형들과 비교했을 때 나은 부분이라고 하는 게 신인으로 한 발 더 뛰어야 하는 거다. 어떤 게 우위에 있다고 말씀을 드릴 수 없다”며 “지금은 현대모비스가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고, 함지훈 형 등 챔피언을 많이 한 팀이라서 마음가짐과 운동자세를 익힌다. 팀이 우승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팀 수비에 적응하고 부족한 걸 할 수 있도록 할 거다”고 했다.

박무빈이 엘리트 농구를 시작한 건 중학교 2학년 때다. 그렇지만, 초등학교 시절에는 유소년클럽에서 농구공을 튀겼다. 박무빈은 유소년클럽 시절 포함해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언제나 우승을 맛봤다. 전관왕이란 단어도 익숙하다. 박무빈은 “바람이라면 나도 잘 하고, 팀도 우승을 만끽했으면 한다”며 “고등학교나 대학교 때 실패를 하며 성장했기에 그 끝에 개인이나 팀이 좋지 않아도 무너지거나 좌절하지 않고 그를 통해 성장하기 위해 준비할 거 같다”고 2023~2024시즌이 끝난 이후의 자신을 상상했다.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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