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어떻게 총 들고 트럼프 골프장까지 왔나... 전·현 대통령 경호 차이?
32억 달러 예산ㆍ7000명 직원의 비밀경호국, 사전 정보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가 14일 또 한 차례의 암살 위기를 피했다. 지난 7월13일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에서 발생한 암살 미수 사건에선 범인이 불과 164 야드(150m) 떨어진 창고 지붕에서 쏜 총알이 아슬아슬하게 트럼프의 귀를 스쳤지만, 이번엔 비밀경호국 요원이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다.
미 국토안보부 산하 비밀경호국은 7월 사건 이후에, “자원 투입을 늘려” 트럼프에 대한 경호 능력을 보강했다. 요원 배치도 추가했고, 현장의 정보수집 능력도 강화했다. 이런 조치 덕분에, 트럼프보다 한 홀 먼저 간 비밀경호 요원이 골프장 둘레의 관목 숲 사이에 삐져 나온 총구를 발견하고 즉각 총을 쏠 수 있었다.
그러나 ‘경호 실패’가 발생한 지 불과 두 달만에, 어떻게 또다시 반자동 소총을 휴대한 용의자가 트럼프 소유의 골프장에서 골프하는 트럼프에게 300~500 야드(274~457mㆍ팜비치 보안관 발표)까지 접근할 수 있었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은 남는다.
이는 또 연간 예산 32억 달러(4조2274억 원)에 7000명의 직원을 둔 비밀경호국 규모로도, 만약 암살됐더라면 극단적인 정국 혼돈을 초래했을 트럼프 같은 인물에 대한 암살 시도를 사전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용의자의 총구가 발견되지 않았다면, 용의자와 트럼프와의 거리는 훨씬 좁혀졌을 것이다. 통상 유효사거리가 350m인 용의자의 AK-47 반자동소총엔 망원조준경까지 장착돼 있었다.
이에 대해, 팜비치 카운티의 릭 브래드쇼 보안관은 “골프장 경계가 (낮은 높이의) 관목숲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누군가가 이 관목숲에 들어가면 보이지 않는다”는 상황 설명과 함께, 트럼프가 아무리 유력한 대선 후보라고 해도 전(前)대통령이라서 경호 세부사항에선 현직 대통령에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비밀경호국과 카운티의 경찰이 제공하는 경호에서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브래드쇼는 “트럼프가 현직이었다면, 우리는 골프장 전체를 둘러싸고 경호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현직이 아니라서, 경호는 비밀경호국이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지역으로 제한된다. 다음에 그가 이 골프장에 또 온다면, 그때는 골프장 둘레에 더 많은 경호인력이 배치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같은 인물에게 의전(儀典)상의 ‘전직 대통령’수준의 경호만 제공하는 것이 적절하느냐, 비밀경호국의 요인 암살 정보 수집 및 관리, 대응에서 허점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은 피할 수 없다.
미 의회의 공화ㆍ양당 지도자들은 비밀경호 요원들의 신속한 조치를 칭찬하면서도, 어떻게 범인이 전직 대통령에게 이토록 가까이 접근할 수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의 1차 암살 미수 사건을 조사하는 상원 소위의 위원장인 리처드 블루멘털 의원(민주)은 “공격 소총을 휴대한 두번째 심각한 사건이 일어난 것은 매우 우려스럽고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은 “비밀경호국을 관장하는 국토안보부는 초점을 잃었다. 더 자원이 필요하다. 요원들은 개인 삶이 없이 일만 한다”고 비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비밀경호국은 더 많은 자금과 인원이 필요하다”면서도 “만약 더 많은 요원이 필요하다면, 의회가 그들의 요구에 반응해야 한다. 그들[의원들]이 더 요원이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지금까지 16번 이상의 대통령ㆍ대통령 당선인ㆍ대통령 후보에 대한 암살 시도가 발생했다. 이 중 4명의 대통령을 포함해 5명이 살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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