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투자자들의 최선호 증권사로 군림했던 키움증권의 아성이 허물어지고 있다. 신용융자 점유율이 떨어지자 리테일시장 점유율까지 동반 하락하고 있어서다. 이는 그동안 상당수 고객이 신용융자를 이용하기 위해서 키움증권을 통해 거래했다는 뜻으로 분석 가능하다. 또 다른 이용 동인을 발굴하지 않으면 하락 추세가 고착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대신증권이 키움증권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국내주식 리테일(개인고객)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29.6%, 해외주식 리테일 점유율의 경우 28.8%로 모두 30%선이 깨졌다. 각각 지난해 1분기에는 30.6%, 31.5%를 기록했으나 매 분기 하락 추세를 기록했다.
키움증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신용융자 고객이 줄면서다. 키움증권의 신용융자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15.7%로 정점을 찍었지만 같은해 2분기 14.7%, 3분기 14.5%로 지속 하락했다. 지난해 1분기만 하더라도 키움증권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은 전 분기보다 6.8% 늘어난 588억원을 기록해 증권사 중 가장 높았다.
증권사 중에서도 신용융자를 내주는 기준이 유연했던 키움증권은 그 때문에 라덕연·영풍제지 사태를 연이어 겪은 후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다. 고객이 보유한 현금으로만 거래할 수 있도록 위탁증거금 100% 징수 종목을 대폭 늘린 것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영풍제지 사태 이후 11월부터 진행한 신용 비율 상향에 기인해 키움증권의 국내 주식 약정 점유율은 2023년 12월 기준 28%까지 하락했다"며 "100%까지 올린 종목이 1000개 이상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 들어서도 키움증권은 위탁증거금 100% 징수 종목을 추가 안내를 18번이나 하는 등 미수금 발생에 매우 민감한 모습이다. 정부가 정책 지원으로 부양에 나설 정도로 국내 주식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형국에서 '소나기는 피하자'는 기류에 키움증권도 동참하고 있는 셈이다.
증권업계 전반이 신용거래를 축소하는 가운데서도 키움증권의 점유율 하락이 도드라지는 건 바꿔말하면 주요 이용동인이 신용거래뿐인 고객이 다수 있었다는 얘기다. 각종 앱 분석 통계 플랫폼에 따르면 업계 1위를 차지했던 키움증권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 이용자 수는 KB증권 '마블' 등 경쟁업체와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왔다.
키움증권 고객들이 신용융자 이외에 편익을 느낄 수 있는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열위하다는 평가가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은행의 입출금통장과 유사하지만 시중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을 지급하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운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낮은 거래수수료율로 거래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낮은 수수료와 많은 이용자 수가 고객 개개인의 편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체감한 '스마트 개미'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탈(脫)키움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두산로보틱스 공모청약 당시 청약수수료를 받지 않는 파격책을 내세웠지만, 균등배정 결과가 0.89주로 100명 중 11명이 단 한 주도 받지 못한 '빈손 청약'을 했다.
지난해 영풍제지 미수금 4300억원을 손실로 반영한데 이어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이 심화할 경우 키움증권의 실적 역진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응해 키움증권 측은 2023년말 기준 국내 주식시장 점유율 19년 연속 1위를 기록한 저력을 이어나가겠다는 각오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국내주식 니즈 고객 유입 및 락인 강화를 위해 신규 고객부터 타사 이용고객 대상으로 상시 이벤트를 진행 중"이라며 "기존 키움증권 고객을 위한 다양한 상품 및 리워드도 제공해 2024년도에도 1위를 지키기 위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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