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 FUN] '스팀백 마린' 페신에 201cm '고공 골리앗' 등장한 부산... 곤잘로, "아크로바틱 즐라탄 따라하려 영상 많이 봐... 어렵더라"

임기환 기자 2025. 4. 2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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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안산)

BE.는 베스트 일레븐(Best Eleven)의 약자를 딴 리뉴얼 브랜딩으로, '(뭐든) 될 수 있음'을 상징합니다. 베스트 일레븐은 'BE. FUN'를 통해 국내외 축구판의 재미 있는 스토리들을 들려 드리고자 합니다.(편집자 주)

K리그2에는 골리앗급 스트라이커가 있다. 2미터가 넘는 부산 아이파크의 장신 공격수 곤잘로다. 

K리그에는 예로부터 장신 공격수가 이따금씩 있어왔다. 가장 최근에 기억나는 '골리앗 유닛'은 수원 삼성의 '세르비아 특급' 뮬리치일 것이다. 1994년생 장신 킬러 뮬리치는 2m를 훌쩍 넘는다. 203cm를 자랑하는데, 전설의 '국보급 센터' 서장훈(현역 시절 207cm였는데, 최근 줄어서 205cm)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에는 "떴다 떴다 김재한'으로 유명한 '토종 거인 시조새' 김재한(190cm)을 필두로, 김용세(192cm), 우성용(191cm), 김신욱(198cm)이 토종 장신 공격수 계보를 잇고 있다. 최근에는 조금 많아져 국가대표팀 오세훈을 비롯해 박재용, 허율 등이 있다. 공교롭게도 모두 193cm다.

2m를 넘으면 주로 농구에 어울리는 신장이기 때문에 축구판에서는 흔히 보기 어렵다. 해외 축구판으로 범위를 넓혀도 그 정도급 거인 하면은 과거 체코 국가대표팀에서 55골(91경기)을 몰아쳤던 얀 콜레르가 가장 유명하다. 이후로는 195cm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202cm의 피터 크라우치 정도가 수준급 장신 공격수였으며, 최근으로 범위를 좁히면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195cm)과 황희찬의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동료 사샤 칼라이지치(200cm)를 꼽을 수 있다.

이처럼 해외 축구로 범위를 넓혀도 신장이 퍼포먼스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골키퍼나 센터백 포지션이 아니만 2m를 넘는 자원은 찾아보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영양 공급과 신체 관리 기술이 좋아지며 190cm대의 자원은 늘어나긴 했어도, 2m는 확실히 '어나더 레벨'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부산에 정착한 곤잘로는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끈다. 곤잘로는 20일 오후 2시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안산 그리너스와의 하나은행 K리그2(2부) 2025 8라운드 경기에서 경기 시작 1분도 채 안 되어 득점했는데, 그의 압도적 신장이 선제 득점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전승민의 크로스를 안산 수비수를 앞에 두고도 별로 뛰지도 않고 스탠딩 점프로 머리에 갖다대 골을 만들어 낸 것이다. 곤잘로의 빠른 득점으로 부산은 전반에만 3골을 퍼부으며 안산의 추격 의지를 일찌감치 꺾어 놓았다. 

선수 본인도 깜짝 놀랄만큼 이른 시간에 터진 득점. 곤잘로는 경기 후 "프로 생활하면서 이렇게 빠른 시간에 넣은 건 처음이다. 개인과 팀적으로 자신감이 생기는 골인데, 3골 모두 빨리 터졌다. 초반에 빨리 넣어서 편하게 갈 수 있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조성환 부산 감독도 곤잘로의 장점을 잘 활용하고 있다. 곤잘로는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여러 패턴들을 연습하고 있다. 감독님은 페널티 박스 밖보단 안에서 움직임을 선호하고, 요구하신다. 큰 박스나 작은 박스 안에서 움직이며 득점하는 훈련을 한다"라고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훈련하는지 설명했다.

서두에 언급한 축구판, K리그에선 더더욱 보기 힘든 장신 공격수. 감독들은 장신 공격수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으며, 선수들도 자신의 장점이 뭔지 잘 알고 있다. 곤잘로에게 피터 크라우치 등 과거 잘했던 장신 킬러 중 롤모델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를 롤모델이라곤 생각하진 않는다. 장점이 비슷한 것 뿐이다. 사실 장신 공격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도 있다. 그렇지만 그들이 내 롤모델이라곤 생각지 않는다. 다만 즐라탄의 움직임과 영상은 많이 봤었다. 어럽지만 조금이라도 따라하려고 한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곤잘로는 1골 1도움을 기록한 안산전 이전까지 7경기 1골 1도움에 그쳤는데, 압박감은 없었을까. 그는 "(압박감은) 많이 없었다. 내가 골을 넣는 것도 그렇지만, 나로 인해 다른 이들이 넣을 수 있던 찬스가 많았다. 그럼에도 앞으로도 많은 득점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편안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래도 골은 언제나 자신감을 불어 넣어줄 수밖에 없다. 곤잘로는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쳤고, 페신의 세번째 득점이 터지자 외국인 선수들이 모여 삼바 댄스를 추었다. 곤잘로는 "세리머니는 태국 전훈 때부터 준비했다. 우리끼리는 '옷걸이 세리머니'라고 한다. 사비에르가 세리머니에서 빠졌지만, 서운해 하진 않을 것이다. 셋으로도 옷걸이 세리머니는 가능하다"라며 웃어 보였다.

이날 안산전에서는 곤잘로를 필두로 사비에르에 페신까지 '삼바 삼인방'이 모두 터졌다. 삼바 보이그룹의 리더 페신은 데뷔 시즌 23경기 7골 2도움에 이어, 지난 시즌 34경기 11골 5도움으로 부산의 확실한 해결사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시즌도 8경기 3골로 순항하고 있다.

페신이 나이는 동갑이지만 '부산 3년차'라 팀 내 서열이 있느냐는 질문에 곤잘로는 "브라질은 형 동생이 없다. 리더는 페신(곤잘로와 동갑인 1999년생)이다. 페신 주도하에 우리가 뭉치고 있다. (막내인) 사비에르에겐 한국의 형 동생 관계를 이해시켰다. 물이나 과일은 막내가 갖고와야 한다 하며 심부름을 시키기도 한다. 커피? 나이 많은 빌레로가 산다. 하하"라고 유쾌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장 바깥에서는 아시는 것처럼, 우리끼리 장난도 많이 치고, 식사도 많이 한다. 가족처럼 지낸다. 그렇지만 바깥보단 안이 중요하다. 안에서 좋은 조합 나오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공과 사를 구분하는 모습을 보였다. 

리그 8경기 2골 2도움으로 차츰 피치를 올리고 있는 곤잘로, 그에게 목표가 있을까. 그는 "숫자라기보단 득점 등 포인트 생산을 최대한 많이 하겠다. 내 개인적 목표보단 팀 목표, 즉 승격이 목표다. 이걸 이루도록 힘을 합치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이번 시즌 더 강력한 활약을 예고하는 '스팀백 마린' 페신에 '사거리 업(UP) 골리앗' 곤잘로의 가세가 부산을 더 높은 곳으로 인도할 수 있을까.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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