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왔다" 린가드가 직접 기고한 한국행 이유..."내 목표? 서울에 트로피 가져오는 것"

김아인 기자 2024. 10. 13.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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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 바이블

[포포투=김아인]


FC서울에서 뛰고 있는 제시 린가드가 영국 매체를 통해 직접 기고한 글로 자신이 한국에 온 이유를 밝혔다.


린가드는 11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타임스'를 통해 “모든 축구 선수 뒤에는 대중이 알지 못하는 이야기가 있다. 내 이야기를 알아주길 바란다.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설명할 수 있을 거다. 개인적인 문제를 겪고 있는 다른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입을 열었다.


린가드는 프리미어리그(PL)에서 활약하던 스타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성골 유스 출신으로 맨유에서 232경기에 출전해 35골 21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해 골을 넣기도 했다. 맨유에서 입지가 불안해지자 웨스트햄으로 임대를 떠났고, 전성기를 보내며 16경기에서 무려 9골 5도움을 올렸다. 이후 노팅엄 포레스트로 향했지만, 20경기에 출전해 단 2골과 2도움을 기록하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활약을 보였다.


지난 2022-23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 신분이 되었다. 웨스트햄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이티파크 등 다수의 클럽들이 관심을 보였지만, 이적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한동안 소속팀 없이 지내야 했다. 린가드는 겨울 이적시장 기간까지 내내 무소속으로 팀을 구하지 못했다.


사진=FC서울

당시에 대해 린가드는 "내 부상을 회복할 유일한 방법은 휴식이었지만, 여름에 계약이 만료되면서 할머니가 아팠다. 할머니는 파멜라 린가드라는 놀라운 여성이었다. 내가 어릴 적 어머니가 우울증과 싸우는 동안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나를 키웠다"고 힘겨웠던 상황을 회상했다.


이어 “지난 여름 동안 할머니의 몸 상태가 정말 안 좋아졌다. 그녀는 병원을 들락날락했다. 나는 열심히 훈련하고 있었고 클럽에서 뛰는 게 그리웠지만, 계약이 끝나는 것이 신의 계획인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할 수 있는 한 많은 시간을 그들과 보냈고, 11월에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할아버지는 정말 힘들어 하셨다"고 고백했다..


이후 복귀에 나선 린가드가 선택한 팀은 서울이었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 'BBC' 등 공신력 높은 현지 매체들이 린가드의 K리그행을 알렸다. 전례 없던 초대형 프리미어리그 스타 선수가 세계적으로 덜 주목받는 K리그 이적을 확정했다는 사실은 큰 화제를 모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일반적으로 유럽 스타 출신들이 아시아 무대로 향하는 경우는 거액의 조건을 내세우는 사우디아라비아나 중국이 대다수다. 그래서 린가드의 K리그행에는 수많은 의문이 따라붙었다. 당시 주급 3억에 가까운 돈을 받고 있었고, 완전히 황혼기에 접어든 선수도 아닌 데다 유럽 여러 팀들의 오퍼도 실제 존재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린가드가 사업이나 다른 목적을 염두하고 한국으로 오는 게 아니냐는 의심하는 시선이 있었다.


린가드는 서울행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사람들은 내가 왜 프리미어리그에서 한국의 K리그로 가는지 궁금해했다. 난 모험과 새로운 도전을 원했다. 서울과 단지 한 시즌이 아니라 2년 계약을 맺었다. 내 목표는 팀에 트로피를 가져오고 이곳에 유산을 남기는 것이다. 정말 배가 고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일요일 광주FC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5경기를 남겨놓고 우승에 도전하기 앞서 부상으로 인해 시즌 초반 차질을 빚은 후 이제는 최고의 컨디션을 되찾고 있는 거 같다”고 기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린가드는 K리그1 데뷔전을 가진 뒤 무릎에 물이 차는 부상으로 잠시 고생했다. 그러나 시술 후 최상의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서울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는 기성용이 잠시 부상으로 이탈한 동안 주장 완장까지 달았고, 선수들을 격려하며 서울의 캡틴 역할까지 소화하고 있다. 린가드는 서울이 많은 공격 찬스를 잡을 수 있도록 활발하게 뛰어 다니며 팀의 중심이 됐다. 지난 6월에는 마침내 데뷔골도 맛보며 서울 팬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피리 세리머니도 펼쳤다.


한국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과 적응력까지 프로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린가드는 서울 선수들과 간단한 한국어로 소통하려 하고, 부상으로 인한 휴가 기간에는 영국에서 딸 호프가 한국에 방문하기도 했다. 린가드는 한국에서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락' 에 출연하기도 했고, 서울에서 보내는 각종 일상을 자신의 SNS를 통해 공유한다.


린가드는 "한국행이라는 아이디어는 날 사로잡았다. 새로운 환경과 문화에 도전하는 일이었다. 난 무언가를 이루고, 무언가를 남기기 위해 한국에 왔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집과 아주 멀지만 난 그라운드에서 다시 최선들 다하려 한다"고 자신이 서울에서 뛰는 이유를 강조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서울은 5년 만에 K리그1 정규 라운드에서 최종 5위에 들면서 파이널A에 진출했다. 여기에 유료관중 집계 이후 K리그 단일 시즌 최다관중 기록을 경신하면서 린가드를 통해 성적과 흥행까지 모두 잡았다. 현재 승점 50점인 서울은 1위 울산 HD와는 승점 11점이 차이난다. 남은 파이널 라운드에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티켓까지 도전할 수 있다. 린가드는 올 시즌 K리그 21경기에 출전해 5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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