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멧돼지’ 2년새 55% 급증
한 해 589차례 소방 출동하기도
개체 늘고 개발에 살 곳 줄어들어
“완충지대 정비, 행동요령 교육 필요”

● ‘도심 속 멧돼지’ 강북 지역 집중
최근 서울 도심에서 멧돼지 출몰이 이어지면서 안전 우려가 큰 가운데, 관련 출동이 2년 새 1.5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 주변 산림 생태가 회복되면서 야생동물이 늘어난 영향이지만, 체계적인 공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멧돼지 출몰은 주로 큰 산과 인접한 강북 지역에 집중됐다. 2024년 기준 종로구가 113건으로 가장 많았고 은평구 111건, 도봉구 97건, 강북구 86건, 성북구 68건 등이 뒤를 이었다. 북악산과 북한산 등 산림 자원이 풍부한 지역에서 출몰이 잦았다.
멧돼지는 몸집이 크고 돌진성이 강해 사람과 마주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큰 것은 몸무게가 100kg이 넘어 들이받히면 골절이나 장기 손상에 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멧돼지와 마주치면 눈을 똑바로 보며 뒷걸음질로 자리를 피하고, 건물 계단 등 높은 곳으로 피신하라고 조언한다.
● 자연에 가까워진 도심… 공존 대책 필요
서울에서 멧돼지 출몰이 늘어난 건 택지 개발 등 도심 확장으로 인간 생활권과 자연 경계가 가까워진 데다, 서울 주변 산림 생태가 회복하면서 야생동물 개체가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멧돼지는 국내 산림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인 데다 한 번에 5∼8마리의 새끼를 낳을 정도로 번식력이 뛰어나다. 서식 밀도가 높아지자 먹이나 번식 경쟁에서 밀려난 개체가 새로운 터전을 찾아 도심으로 밀려 내려왔다는 분석도 있다.
이성민 한국포유류연구소장은 “2019년 아프리카돼지열병 유행 때 멧돼지 사냥이 활성화됐는데, 이후 사냥이 줄어 다시 개체 수가 회복된 멧돼지들이 도시로 나온 것”이라며 “인간이 사는 도심 근처에서 적절한 개체 수 조절이 안 돼서 생긴 문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조건적인 포획이나 먹이 공급보다 생활권 경계 관리, 먹이원 차단, 쓰레기 관리, 산지 완충지대 정비, 시민 행동 요령 교육 등 현실적인 공존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소장은 “멧돼지 개체와 서식 군집의 전반적인 파악 등 정부가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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