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차가 대중화되면서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바로 차량의 대형화와 중량 증가입니다.
과거에는 배터리 기술의 한계로 비교적 작은 차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었으나, 최근에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대형 SUV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 판매 중인 일부 대형 전기 SUV는 공차중량이 2.5톤을 훌쩍 넘어서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L처럼 공차중량이 4,265kg에 달하는 모델까지 국내에 출시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친환경 이미지와는 별개로 무거운 차량이 기존 도로와 주차장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인 기아 EV9은 트림과 구동 방식에 따라 공차중량이 2,310~2,625kg에 이릅니다.
롱레인지 4WD 6인승은 2,590kg, GT-Line 4WD 6인승은 2,625kg까지 올라갑니다.
현대차 아이오닉 9 역시 110.3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6인승 기준 공차중량이 2,510kg에 달합니다.
이처럼 국내 시장에서는 공차중량 2.5톤을 넘는 대형 전기 SUV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올해 국내에 출시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L은 전장 5,820mm, 전폭 2,055mm, 휠베이스 3,460mm에 달하며 공차중량은 무려 4,265kg입니다.
대용량 205kWh 배터리를 탑재하고 750마력의 최고출력을 내며,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710km입니다.
이를 시장 전체의 대표 사례로 볼 수는 없지만, 과거에는 보기 어려웠던 4톤대 전기 SUV가 실제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카니발 전폭 약 1,995mm, 팰리세이드 약 1,980mm 등 대형 SUV들이 2m에 가까워지면서 주차 공간에서 운전자가 체감하는 여유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과거 차량 제원 증가와 주차 갈등을 반영해 확장형 주차구획을 도입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주차면을 계속 넓히면 한정된 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 전체 주차 대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차량 대형화와 주차면 확대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전기차는 대용량 배터리 때문에 동급 내연기관차보다 무겁고, 전기모터 특유의 높은 초기 토크가 타이어에 영향을 줍니다.
타이어 업계에서는 전동화 차량의 판매 증가와 함께 높은 차량 중량과 강한 초기 구동력에 대응하는 타이어의 내구성과 하중지수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차량 무게뿐 아니라 타이어 설계, 공기압, 휠 얼라인먼트, 운전 습관 등에 따라 마모 정도가 달라지므로 단순하게 무조건 더 빨리 닳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대형 전기차를 구입할 때는 1회 충전 주행거리뿐만 아니라 공차중량, 차체 크기, 타이어 하중지수, 주차 환경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현행 주차장법 시행규칙상 중형 기계식주차장은 차량 무게 2,350kg 이하 등의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2.5톤을 넘는 대형 전기 SUV나 4톤이 넘는 초대형 전기 SUV는 일반 주차장과 기계식주차장을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며, 인프라의 수용 능력을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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