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무위 주목…배터리 아저씨 “공매도 제대로 개선해야”

최훈길 2023. 11. 2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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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무위 소위서 공매도 법안 첫 논의
5만 청원, 여야 법안, 금융위안 병합 심리
‘기울어진 운동장’ 바꿀 구체안 놓고 격돌
상환기간·담보비율·제재 강화 방안 주목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국회가 공매도 제도개선 관련 법안 논의를 시작한다. 정부와 여당이 공매도 제도개선 초안을 발표한 가운데 여야가 ‘기울어진 운동장’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최종안에 합의를 이룰지 주목된다.

불법 공매도 제재를 강화하는 법안 논의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가 고의적이고 관행적으로 불법 공매도를 저지른 것이 적발될 만큼 국내 처벌 수위가 낮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6일 국회에서 열린 공매도 제도개선 민당정협의회에서 “제도개선 사항이 충분하지 않다면 그때 (내년 6월말로 예정된 공매도 금지 기간) 연장할 수도 있다”며 “해외 투자자가 빠져나간다는 얘기가 있는데, 신뢰가 더 쌓인다면 향후 해외 투자자들이 더 많이 들어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국민의힘 유의동 정책위의장, 김 부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사진=연합뉴스)
21일 국회에 따르면 정무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에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회의를 열고 공매도 제도개선안을 논의한다. 5만명 넘게 참여한 국민 청원 내용, 계류된 여야 법안, 지난주 발표된 금융위의 제도개선 방향 등이 병합 심리한다.

1소위는 위원 13명(국민의힘 강민국, 김희곤, 유의동, 윤주경, 윤창현, 윤한홍 및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김성주, 김한규, 박재호, 오기형, 이용우, 조응천)으로 구성돼 있다. 정부측에선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한다. 안건은 △상환기간·담보비율 일원화 △불법 공매도 차단 전산 시스템 구축 △불법 공매도 제재 강화 및 제재 수단 다양화 등을 담은 법안이다.

앞서 국민의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은 16일 민당정협의회에서 공매도 제도개선 초안을 발표했다. 대차거래 상환기간을 개인의 대주 서비스와 동일(90일+연장)하게 설정하기로 했다.개인의 대주담보 비율(120%)은 기관·외국인의 대차와 동일하게 105%로 낮춘다. 불법 공매도를 방지하기 위해 기관 투자자에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하도록 했다.

2020년 의견수렴 당시 구축이 어렵다고 결론 난 불법 공매도 실시간 차단 시스템에 대해서는 3년이 지난 현재 기술로 구축할 수 있는지 추가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는 공매도 잔고가 발행량의 0.5% 이상인 투자자가 공시 대상인데, 앞으로는 ‘0.01% 또는 10억원 이상’이면 공시하도록 했다. 연내에 한국거래소의 정보데이터시스템을 개편해 유형별 세부통계까지 공개토록 했다.

불법 공매도 거래자에 대한 최장 10년의 주식거래 제한, 상장사·금융사 임원 선임 제한 등 제재 수단을 다양하게 하고,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처벌 수준도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는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에 대한 공매도 금지 여부도 살핀다. 현재 금감원은 이들과 관련 3~4곳 이상의 불법 공매도 사례를 조사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시장조성자·유동성공급자에 대한 공매도 금지 여부에 대해 “11월 중으로 시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확인할 계획”이라며 “불법엔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계류 중인 공매도 제도개선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 (그래픽=김일환 기자)
관련해 개인 투자자 측에선 공매도 제도개선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놓고선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전 이사는 통화에서 “공매도 제도를 제대로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전 이사는 “상환기간을 90일로 똑같이 설정해 놓았다고 했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계속 연장’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무기한 공매도를 하는 것”이라며 “연장 부분을 삭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담보 비율은 105%로 줄일 게 아니라 완화해야 한다”며 “개인도 기관, 외국인과 똑같이 120%로 늘리거나 국회 계류 중인 공매도 관련 법안에 나온 담보비율(140%)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산화는 대차과정을 모두 전산화하고 기록에 남겨야 한다”며 “시간을 끌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처럼 각론 논의가 중요하다”며 “제도개선 과정에서 불법 공매도에 대한 단호한 적발·제재, 외국인 투자 유입 여부 등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전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불법 공매도가 반복되는 것은 과징금, 과태료가 너무나 낮기 때문”이라며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은 불법 공매도 일당에 대해 형사처벌을 포함해 엄벌을 부과하고 이익금을 전액 환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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