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 앞두고 작정하고 바가지 씌운다는 해수욕장 근황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며 전국 각지의 해수욕장도 개장 소식을 알리고 있는데요. 지역 축제로부터 불거진 '바가지 논란'이 해수욕장까지 덮치며 시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연 일상회복 후 처음 맞는 휴가철 해수욕장 물가는 어느정도일지 알아보고, 후기가 좋은 한적한 해수욕장을 추천드리겠습니다.

7월 7일 해양수산부와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6월 24일부터 전국 264개 해수욕장이 순차적으로 개장했습니다.
이에 어디 해수욕장을 방문해 여름 휴가를 즐기면 좋을지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울산 울주군 나사 해수욕장의 후기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9일 경남 양산에 사는 이 씨가 자녀를 데리고 울산 울주군 '나사해수욕장'에 방문했다가 실망하게 된 사연입니다.

내용에 따르면 이 씨는 아이들과 물놀이 후 씻을 곳이 없어 '샤워' 안내문이 적힌 민박집에 문의했으나 1인당 2만 원을 달라고 했다는데요. 터무니없는 가격에 다른 민박집으로 발길을 돌렸지만 대부분이 1만 원 이상을 요구하는 걸 보고 놀랐다고 합니다.
이 씨는 “흥정 끝에 울며 겨자 먹기로 아이 두 명만 1만5,000원에, 그것도 찬물로 씻기고 나왔다”며 “아무리 성수기지만 찜질방 딸린 목욕탕보다 비싼 게 말이 되느냐.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비지정 해변의 횡포, "자릿세 7만원"

7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울산 울주군 나사 해수욕장은 평상 이용 시 샤워 포함 4만~7만 원, 샤워만 하면 1인당 1만~2만 원을 어촌계원들에게 내야 합니다. 여름 한철 ‘한탕’을 노린 이런 상술이 가능한 건 이곳이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해수욕장법)에 따르면 해수욕장은 관할 지자체장이 직접 관리ㆍ운영해야 합니다. 필요한 경우 이용자로부터 사용료를 징수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지자체 조례로 정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수심이 깊어지는 구간이 있거나 규모가 작아 해수욕장 지정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는 ‘해변’으로 분류됩니다. 나사해수욕장도 여기에 해당해 조례 대신 어촌계나 번영회 등 마을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요금을 정해 운영하는데요. 물론 주민들은 지자체에 공유수면 점용ㆍ사용 신청 후 사용료를 내는 등 사전 절차는 거칩니다.

6월 15일부터 9월 30일까지 105일간 사용료는 96만7,260원. 하루 1만 원도 안 되는 돈을 지자체에 지불하고 관광객들에게는 수십 배의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울주군 관계자는 "조례로 정한 샤워장 이용료는 1,000~2,000원 수준이고, 만 6세 이하는 무료"라며 "일반 해변은 점용ㆍ사용 신청에 대한 허가를 해줄 뿐 조례 적용을 받지 않고, 요금을 단속할 권한도 없는 실정"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모래사장에 돗자리 깔았다고 돈 걷기도

그렇다면 지정 해수욕장은 다를까요? 비지정 해변보다야 사정이 낫지만 바가지 요금을 씌워 관광객들의 원성을 사는 곳이 적잖습니다.
경북 경주 관성솔밭해수욕장은 허허벌판인 모래사장에 돗자리만 깔아도 해수욕장번영회에서 1만 원을 걷어갑니다. 해수욕장에 지자체 관리 구역과 사유지가 뒤섞인 탓인데요. 공유지와 사유지 경계를 알기 힘든 일부 관광객들은 어디에 앉든 돈을 내기도 합니다.
인천 을왕리해수욕장과 왕산해수욕장, 하나개해수욕장, 십리포해수욕장은 개인이 들고 온 텐트나 타프(방수천)를 쳐도 최대 2만 원의 자릿세를 징수합니다. 발만 씻어도 1,000원을 받는 곳도 있습니다.

인천에 사는 박정현(43)씨는 "대형마트에서 산 2ℓ 생수로 씻는 게 차라리 싸다"며 "해수욕장이 주인이 있는 것도 아닌데 개인이 가져온 그늘막 설치는 금지하고 평상 이용객 아니면 해수욕장 쪽으론 차량도 못 들어오게 하니 봉이 김선달이 따로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이와 같은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도 "사기꾼들", "적당히 붙여 먹어야 납득이라도 간다", "샤워비 2만원은 너무 심하다", "때라도 밀어주나"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해수욕장 '바가지' 신고·보상 방법은?

지자체도 이런 사정을 모르는 건 아닙니다. 특히 최근 지역 축제장 등 곳곳에서 바가지 요금 논란이 일면서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달 일제히 문을 연 해운대 등 부산 지역 해수욕장은 파라솔과 튜브 등 장비를 매표소에서 일괄 대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현장에서 부당 상행위를 바로 신고할 수 있게 했습니다. 강원 동해시는 1박 2인 기준 11만원으로 숙박요금 피크제를 도입했습니다. 머드 축제를 앞둔 충남 보령시는 축제 기간 해수욕장 물가특별관리팀과 부당요금신고센터를 운영합니다. 국내 최대 관광지인 제주도는 관광 물가 안정화를 위한 조례 제정을 추진 중입니다.

그러나 실효성은 의문입니다. 수많은 비지정 해변은 감시의 눈 밖에 있고, 지정 해수욕장이라 하더라도 일일이 확인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어서입니다.
상인회나 마을공동체 등이 개선 의지를 갖도록 지자체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의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단 의견이 나옵니다. 근본적으론 해수욕장 외 해변 등에 대한 법ㆍ제도 정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한적한 해수욕장 52곳 추천

올 여름은 일상회복 이후 처음 맞는 휴가철로 많은 국민들이 해수욕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에 해수부와 지자체는 해수욕장 시설에 대해 사전 안전점검을 통해 안전시설 등을 정비했고, 이용객들이 여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적한 해수욕장' 52곳을 선정해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한적한 해수욕장은 전국 해수욕장 중 연간 이용객이 7만 명 미만으로 주변 자연환경이 뛰어나고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곳으로 분류됩니다. 이와 함께 지자체는 바가지요금, 자릿세 부과 등의 부당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단속할 방침입니다.

휴가철 해수욕장의 바가지 요금이 올해도 어김없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위와 같은 정보를 잘 확인하셔서 보다 즐겁고 여유로운 여름 휴가를 즐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