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세데스-벤츠에게 중국은 핵심 거점이자 제품 전략의 중심이다. 4월 22일, 상하이 쉬후이의 웨스트 번드 아트센터에서 열린 '메르세데스-벤츠 테크놀로지 데이'는 그 상징적 장면이었다.
글 이승용 편집장

붉은 조명이 감도는 전시장 안, 2천 평 규모의 공간에는 전 세계 취재진과 관람객이 운집했고, 중앙 무대에는 두 대의 신차가 등장했다. '비전 V' 콘셉트와 중국 전용 CLA 롱휠베이스 모델이다.

바퀴 달린 프라이빗 라운지, '비전 V'의 비전

비전 V는 '바퀴 달린 퍼스트 클래스'를 표방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새로운 럭셔리 해석이다. VAN.EA 플랫폼 기반의 전기 밴이자, 실내를 영화관·서재·회의실·노래방으로 바꾸는 디지털 공간이다. 65인치 4K 시네마 스크린은 센터 콘솔 아래에서 자동으로 솟아오르고, 42개의 돌비 애트모스 서라운드 스피커는 몰입형 사운드를 완성한다. 여기에 시트 익사이터까지 더해져 음악이 촉각적으로 전달된다.

'프라이빗 라운지'라는 이름처럼, 승객은 유리 칸막이로 운전석과 분리된 채 독립된 공간을 누린다. 전동식 암막 유리는 프라이버시를 완벽히 보장하고, 알루미늄 디테일이 살아 있는 라운지 시트는 최고급 항공 일등석의 그것을 연상케 한다. 센터 콘솔에는 체스판처럼 펼쳐지는 테이블과 향수 디스펜서까지 마련되어 있다.

외관 역시 예술적인 조형과 공기역학을 동시에 추구했다. 짧은 보닛과 낮은 루프라인은 유선형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24인치 휠과 후면부 450개 LED 루브르는 고급스러운 디지털 조명을 연출한다. 전면의 삼각별 헤드라이트,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 그리고 190개의 발광 루브르는 메르세데스-벤츠만의 새로운 얼굴이다.

중국 시장을 위한 정교한 해답, 신형 CLA 롱휠베이스

행사의 또 다른 주인공은 중국 전용 CLA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중국 고객을 위한 전용 설계를 통해, '더 똑똑하고 더 편안한 차'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R&D 센터에서 개발한 지능형 보조 운전 시스템과 OTA 업데이트 기술은 중국 소비자의 요구에 최적화되어 있다.

전기 파워트레인은 자체 개발한 2단 변속기를 포함한다. 덕분에 신형 CLA는 배터리에서 바퀴까지 에너지 효율 93%를 달성했고, 시속 120km 항속 조건에서 1회 충전 주행거리 1,071km를 기록했다. 특히 도심 주행 기준으로 2주간 충전 없이 운행이 가능할 정도의 효율성은 인상적이다.

안전 기술 역시 핵심 포인트다. 메르세데스는 180건의 실제 충돌 테스트와 15,000회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배터리 안전성을 검증했으며, 이는 차량 하단부 충격에 대한 보호 능력을 강조한다. NMC 리튬 배터리의 채용으로 에너지 밀도는 20% 향상됐다.

중국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챕터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CEO 올라 칼레니우스는 이날 프레젠테이션에서 "중국은 더 이상 우리가 제품을 단순히 판매하는 시장이 아니라, 우리가 제품을 개발하고 실현해 나가는 본거지"라며, "비전 V는 럭셔리, 디지털, 프라이버시, 공간을 모두 통합한 새로운 세그먼트의 개척자"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차량 공개를 넘어, 메르세데스-벤츠가 글로벌 전기차 전략에서 중국을 어떻게 핵심으로 삼고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비전 V는 곧 다가올 미래의 자동차가 단지 탈것을 넘어서, 하나의 '공간 경험 플랫폼'으로 진화할 것임을 상징한다. 그리고 그 변화의 시작점은, 상하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