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치킨집을 개업한 50대 이모씨. 원가 상승에 고금리 부담으로 매달 적자를 감당하지 못한 이씨는 낮 시간대에는 어린이집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얼마 안 되는 급여는 고스란히 치킨집 운영비로 나가는데요. 그는 “코로나가 끝나면 나아질 것으로 봤는데 올해 더 어려워졌다”며 “이대로면 부업 하나를 더 해야 할 판”이라고 푸념했습니다.

매일경제 분석 결과 올해 ‘투잡을 뛰는 사장님’이
17만명을 훌쩍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는
자영업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데요.
외식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반면
대출이자, 전기 요금, 최저임금 등의
각종 고정 비용은 급증한 것이
투잡 사장님이 늘어난 주요 이유로 꼽힙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 지표가
지난 3분기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시중 금리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신용이 낮은 자영업자들이
높은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는데요.
실제로 “장사가 되지 않아 폐업을 하려고 해도
금융기관이 대출 상환을 요청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투잡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전기 요금도 부담입니다.
한국전력공사 자료에 따르면
전기 수요가 가장 컸던 지난 8월,
전기 요금 분할납부를 신청한 소상공인의 평균 전기 요금은
전년 대비 45.7% 폭등했습니다.

몇 년간 지속적으로 오른 최저임금 역시
투잡 증가의 주요 요인인데요.
주당 40시간 근무하는 기준으로 봤을 때
주휴수당까지 포함한 최저임금은 월 206만 740원으로
불과 4년 만에 18.1% 올랐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은 급감했는데
인건비는 꾸준히 오르다 보니
‘나홀로 사장님’ 수준을 넘어
부업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것이죠.

마라탕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홀을 담당하는 알바를 쓰다가
올해 초부터 혼자 요리부터 서빙까지 전담했습니다.
이마저도 어려워져 최근 배달 아르바이트에 뛰어들었는데요.
그는 “오후 9시면 문을 닫고 2~3시간
배달 아르바이트를 한 뒤 퇴근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렇게 자영업자들이 ‘투잡’으로 선택하는 직종은
주로 ‘긱 이코노미’의 등장에 따른
시간제 일자리에 많습니다.
필요에 따라 건별로 근무하는 업무 형태를 말함
커피숍을 운영하는 박모씨는
자신의 집을 공유 숙박 사이트에 올려
부수입을 챙기고 있고,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거래가 없을 때 외부 회사로부터 일감을 받아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여기에 로봇 무인점포 등이 일상에 자리 잡으면서
하루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는데요.

유통업계에서는 구조적인 어려움과
무인점포 등의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투잡족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기존 사업장만으로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운 소상공인들이
생존을 위한 몸부림으로 'N잡'을 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위 콘텐츠는 매일경제 기사
<[단독] “숨만 쉬어도 적자인생, 별수 있나요”…알바 뛰는 사장님 역대최대>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김규식·김금이·박홍주 기자 / 장원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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