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의 줌인] 해리스·트럼프, 대선 이길 '경우의 수'?
이지은 기자 2024. 10. 17. 17:33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인터뷰 전문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캡틴아메리카'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캡틴아메리카 / 진행 : 이지은 기자
[이지은 : 미국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경우의 수를 따져 보려 합니다. 일단 미국 대통령 선거는 직접 선거인 우리 선거와는 좀 다른데요. 주에 사는 인구에 따라 선거인단 수를 정하고요. 10년마다 미국도 인구조사를 하는데, 요 숫자에 따라 선거인단 숫자도 약간씩 바뀝니다. 어쨌든 이 선거인단이 우리 주를 대신해 대통령 후보에게 표를 주는데요. 그 투표는 현지시간으로 두 달 뒤, 12월 17일에 있거든요. 그 전에 주민들이 투표하는 게 다음 달 5일로 예정된 선거입니다. 이때 봐서 주마다 표수를 더 얻은 후보가 그 주에 걸린 선거인단을 몽땅 가져갑니다. 그렇게 전체 선거인단 538명을 나눠서, 최종적으로 두 달 뒤에 이들이 투표하는 것이죠. 그런데요,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게 지금 이 대통령 선거만 있는 게 아니라 상하원 선거도 앞두고 있어요. 사실 미국은 의회 권한이 막강합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도 중요하지만, 이번에 어느 당이 이기고 다수당이 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는 셈이지요. 그래서 오늘(17일)은 미국 의회 정치와 선거 전문이신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함께 해봤습니다. 서 교수님, 나와 계시죠?]
[서정건/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네 안녕하십니까?]
[이지은 : 네 안녕하세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중도층이 많다는 경합주까지 지금 사전투표가 시작됐습니다. 한 여론조사에서 미국 유권자들에게 물었더니 50% 넘게 사전투표를 하겠다, 이렇게 답변이 나왔더라고요. 그런데 흔히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에 좀 더 유리하다 이런 얘기가 있어서 올해 해리스 후보에게도 적용될 수가 있는 말이겠습니까?]
[서정건/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원래 미국 대통령 선거는 선거 당일에 현장 투표하는 것으로 대부분 선거가 진행됐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2000년에 기억하시는 대로 앨 고어와 아들 부시가 붙었던 2000년 당시 대선을 보면 80% 이상의 미국 유권자가 선거 당일에 현장 투표를 했어요. 미국이란 나라는 이 사전투표를 미국 대선에 적용했던 나라가 아닌데, 2020년 코로나 19 상황이 벌어지면서 2020년에 사전투표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거 들어온 것이죠. 그래서 사실은 2016년에 힐러리 클린턴이 전국에서 6700만 표를 얻었는데, 2020년 불과 4년 후에 팬데믹 상황에서 사전투표가 활성화됐던 첫 번째 미국 대통령 선거였던 바이든 트럼프 선거에서 바이든이 8100만 표를 얻어요. 그러니까 2020년 미국 대선에서 한 번 사전투표가 활성화됐었고 뚜껑을 열어보니까 공화당 쪽에서는 사전투표하면 우리한테 불리하다는 것을 깨닫게 돼서 공화당이 주 의회를 장악하는 곳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조지아 이런 데서는 사전투표를 어떻게 하면 좀 이렇게 제약할 수 있나 해서 지난 4년, 3년 반 사이에 공화당 주의회에서 매우 많은 제약 조건들을 달았었어요. 사실 해리스와 트럼프가 붙는 이번 미국 대선이 사전투표 활성화로 치면 두 번째입니다. 네 그래서 사실 역사적 데이터가 없어요.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기로는 지금 선거가 하루에 하는 미국 대선이 아니라 지금 벌써 사전투표가 진행 중인 곳이 많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나라보다 훨씬 사전투표를 길게 합니다. 한 3주 이렇게 해요. 그래서 이렇게 사전투표 기간이 길어지면 아무래도 청년층, 빈곤층, 소수 인종층 쪽에서 투표율이 올라간다고 하는 것이 거의 정설인데요. 유권자 집단이 보통 민주당을 찍어왔다 이렇게 저희가 분석을 하기 때문에 사전투표가 활성화되면 민주당 후보가 해리스가 됐든 바이든이 됐든 민주당 후보한테 유리하다 이렇게 알려진 것이죠. 이번에 뚜껑을 열어봤을 때는 2020년 팬데믹 상황 때 사전투표율보다는 조금 내려갈 거예요.]
[이지은 : 네 어쨌든 사전투표가 두 번째니까 교수님 말씀대로 이게 민주당에 과연 유리한지 가려질 수 있는 또 하나의 역사 혹은 데이터가 될 수 있어 보이는데요. 경합주 얘기를 하기 전에 먼저 중도층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하는데 전례 상 이제 대선이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에 이 중도층이라는 게 얼마나 움직일 수 있는 폭이 있다고 보세요.]
[서정건/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미국의 소위 중도층과 무당파층, 이런 쪽에 관한 연구들이 사실 저희 미국 정치학계에서 굉장히 오랫동안 돼 왔는데 일단 분포상으로만 보면 민주당 의원 한 35%, 공화당 의원 한 35% 그다음에 소위 순수 무당파층이라고 해서 정말 민주당 쪽도 아니고 공화당 쪽도 아닌 순수 무당파층은 한 10% 정도로 저희가 추산을 합니다. 나머지 남아 있는 비율 중에 무당파 혹은 중도파 측은 어떤 것이냐면 소위 '리닝 리퍼블릭(leaning Republic)', '리닝 데모크렛(leaning Democrat)'이라고 그래서 완전히 열성 공화당, 열성 민주당은 아니지만 나는 그래도 둘 중에 하나 고르라면 공화당 혹은 민주당 이런 쪽에 분류되는 중도파 무당파층도 꽤 돼요. 그런 상황이고 또 하나 이제 중도파 무당파 측의 특징 중의 하나는 이 사람들은 굉장히 인신공격, 어떤 정치 비방 이런 것을 굉장히 체질적으로 싫어합니다. 정치에 대해서 굉장히 시니컬한 사람들이기도 해서 정치가 굉장히 네거티브로 흐르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반발감이 있는 사람들이고, 또 하나는 이 사람들은 어떤 정치에 관심이 좀 떨어지다 보니까 소위 펀더멘탈들, 예를 들면 경제 지표 지금 내가 4년 전보다 오늘 더 내 우리 집안 살림이 나아졌는가 이런 것에 훨씬 더 좀 민감하게 투표를 하는 사람들이죠.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정치 폭력이라든지 막말이라든지 이런 쪽 관련해서는 트럼프에 대해 조금 거부감 있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경제가 제일 중요한 거 아니냐 공약이 어떻고 인종이 어떻고 양극화가 어떻고 이런 것을 다 떠나서 4년 동안 경제 잘했냐 아니냐, 이렇게 간단하게 그냥 투표하는 사람들이 민주당 쪽이면 그건 해리스한테 불리한 것이죠.]
[이지은 : 음 답을 어느 정도 주신 것 같긴 한데 그러니까 이런 중도파 무당파를 비롯한 유권자들을 크게 움직일 만한 남은 동안 그런 가장 큰 변수가 그럼 뭐가 될까요?]
[서정건/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지금 경합주 7개주 중에 표심을 바꿀 수도 있다고 하는 사람이 한 10% 정도 이렇게 잡히는데, 어떻게 보면 남아 있는 기간 동안 이 사람들의 표심을 움직일 만한 대형 악재나 호재가 터지는 것은 이제 3주 정도 남은 상황에서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결국 중요한 건 뭐냐 하면 이 사람들이 과연 투표하러 나올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지금 민주당과 공화당, 해리스와 트럼프의 전략은 어쨌거나 자기 핵심 지지층들을 투표하러 나오게 해서 지지층 간의 지금 싸움으로 지금 가져가려고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히려 무당파나 이런 중도층에 호소하는 전략이 물론 이제 해리스 쪽에서는 그런 전략을 좀 씁니다. 니키 헤일리의 공화당 의원들 이렇게 끌어오려고 하는 그런 쪽이 레토릭을 쓰긴 하는데요. 기본적으로 이 중도층이나 무당파가 과연 투표하러 나올 것이냐, 거기에 대해서 회의적인 어떤 기존 데이터가 많기 때문에 후보 모두 집토끼에 더 집중하는 지금 그런 상황으로 아마 더 드라이브를 걸 것입니다.]
[이지은 : 네 중도파 무당파가 선거 날 나오기만 한다면 7개 경합주를 아래로 나눴을 때 흔히 말하는 러스트벨트랑 선벨트 여기에서는 그럼 각각 이들이 가장 많이 움직일 만한 그런 변수는 뭐가 되겠습니까?]
[서정건/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소위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라고 하는 소위 저쪽 러스트벨트 3개 주 하고 네바다, 애리조나,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라고 하는 선벨트 4개 주 하고가 딱 경합주인데요. 위 3개 주 정도에서는 아무래도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조금 더 나올 수도 있다, 그다음에 이 네바다, 애리조나,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선벨트 쪽에서는 아무래도 트럼프가 더 나올 수 있다, 이렇게 좀 위아래로 지금 양분화돼 있는 상황이고 특히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이 중서부 3개 경합주, 3개의 러스트벨트 경합주는 3개 주가 한꺼번에 움직였었어요. 2016년에는 몽땅 트럼프, 2020년에는 몽땅 바이든. 그래서 이번에도 만일에 몽땅 아무리 근소한 차이라도 해리스한테 가면 이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3개 주 플러스 네브래스카의 제2 지역구의 선거인단 1명, 이걸 합치면 270명이 됩니다. 그러니까 미국 대통령 선거인단 수가 538명이니까 그게 이제 하원의원 435명에 상원의원 100명에 플러스 워싱턴 D.C.에 3명, 이렇게 해서 538명인데요. 538명을 이제 둘로 나눠보면 정확히 269명이 되죠. 그래서 (대통령) 이거를 뽑는 과반은 270명인데, 그래서 지금 해리스가 동력이 떨어진다, 트럼프가 치고 나온다고 하는 게 최근 언론과 여론의 논조인데 결국에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해리스는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를 붙잡고 네브래스카의 제2 지역구를 이겨서 270명을 딱 채우는, 이게 거의 제가 볼 때는 유일한 당선 경로입니다. 반면에 트럼프는 밑에 이 유리한 (선벨트) 경합주들을 다 이기고 나서는 소위 중서부 경합주 중에 아무 데나 한 곳만 이기면 되고요. 만일에 선벨트 쪽에 다 이기지 못해도 조지아하고 펜실베이니아하고 노스캐롤라이나만 이기면 당선이 돼요. 그러니까 이 해리스가 당선될 수 있는 대통령 선거인단 가능성하고 트럼프가 당선될 수 있는 선거인단 가능성을 비교해 보면 트럼프 쪽이 훨씬 더 다양한 경로의 대통령 선거인단 확보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지은 : 시청자 여러분들의 좀 이해를 돕기 위해서 잠깐만 정리를 하자면, 그러니까 이변이 있을 수는 있지만 통상 이제 민주당을 주로 찍던 확정적인 주들 다 합치게 되면 선거인단이 지금 226명 정도. 그리고 공화당에 주로 몰아주던 주의 선거인단을 다 합치게 되면 219명 정도. 이렇게 되면은 선거인단 과반 270명을 채우면 먼저 이기는 거니까 해리스 같은 경우는 44명, 그리고 트럼프 같은 경우는 51명, 이 정도를 먼저 이제 가져오는 사람이 이기게 되는 건데요.]
[서정건/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해리스한테 가장 중요한 주는 역시 중서부 3개 주를 장악해야 하는데, 역시 펜실베이니아가 19명으로 대통령 선거인단이 제일 많은 데다가 지금 바이든이라고 하는 펜실베이니아 출신 현직 대통령이 후보 사퇴를 한 마당에 펜실베이니아의 기존의 소위 블루칼라들, 그다음에 노조들, 이렇게 바이든 핵심 지지층들이 얼마나 해리스 쪽으로 넘어올 수 있느냐가 또 관건이어서요. 플러스 같은 흑인 유권자층을 얼마나 불러낼 수 있느냐가 또 관건이어서 해리스한테는 비교적 숙제가 많이 생긴 그런 주가 돼버렸어요. 그래서 펜실베이니아가 굉장히 중요한 주가 됐고, 트럼프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주가 조지아입니다. 지난번 2020년 대선에서도 1만 1천 표 차이로 트럼프가 졌는데 조지아는 지금 주지사도 공화당이고 주 의회도 공화당이고 굉장히 주 전체 분위기는 애틀랜타나 이런 지역 빼놓고서는 아직 공화당 중심 지역주의기 때문에 트럼프가 조지아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나머지도 이길 수 있다고 전망해 볼 수가 있죠.]
[이지은 : 지난 대선 때도 사실 대선 날 교수님하고 굉장히 피 말리면서 봤었던 그 기억이 있는데, 사실 그 표차가 겨우 1만 표 정도였잖아요. 경합주들이 승리하는 데 있어서요. 7개 경합주 가운데 2020년 대선 때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노스캐롤라이나만 지키고 나머지 6개는 다 내줘서 졌고요. 그리고 2016년 대선 때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이 앞서 말씀하신 네바다만 지키고 나머지 6개는 다 잃어서 또 졌고. 그러니까 지금 해리스와 트럼프도 사실 각각 어떻게 경합주를 올해는 가져갈지 궁금한데, 조심스럽지만 교수님은 어떻게 예측하세요?]
[서정건/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2016년 대선하고 2020년 대선하고 좀 비교를 해보면은 사실 두 번 다 승자가 대통령 선거인단이 300명이 넘었어요. 그러니까 이제 힐러리 클린턴 지고 트럼프가 이길 때도 한 300명이 넘었고 바이든도 2020년에 이길 때도 300명이 넘었는데, 지금은 워낙 초박빙이라고 하는 게 뭐냐 하면 해리스가 이길 수 있는 제가 아까 말씀드린 그 경로가 그냥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이 중서부 지역을 지키고 3개 주를 지키고 네브래스카 이 정도를 지키는 그 방식이 딱 270명이 되는 거거든요. 그러면 저 진 쪽은 268명이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270대 268? 글쎄요. 이런 초박빙의 결과가 나온다는 게 저희가 2016년과 2020년도 피를 말리는 선거 같았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까 대통령 선거인단 수로 보면 적어도 승자가 300명이 넘었던 대선 결과가 나왔는데, 이번 대선 결과에 과연 어느 승자가 될 수 있는지, 그런데 이런 말씀을 드릴 수 있어요. 누가 될지는 정말 지금도 모르겠지만, 트럼프가 이기면 약간 낙승 가능성이 있어요. 그래서 300명이 넘어갈 수 있는 가능성. 해리스가 이기는 경우에는 제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승리할 수 있는 경로, 대통령 선거인단의 어떤 시나리오 자체가 워낙 한정돼 있어서 해리스가 이기면 약간 신승 겨우 이긴 느낌, 그리고 트럼프가 이기는 경우에는 얼마든지 낙승이 가능해서 한 300명을 넘어갈 수 있다. 근데 해리스가 이기는 경우에는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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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 미국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경우의 수를 따져 보려 합니다. 일단 미국 대통령 선거는 직접 선거인 우리 선거와는 좀 다른데요. 주에 사는 인구에 따라 선거인단 수를 정하고요. 10년마다 미국도 인구조사를 하는데, 요 숫자에 따라 선거인단 숫자도 약간씩 바뀝니다. 어쨌든 이 선거인단이 우리 주를 대신해 대통령 후보에게 표를 주는데요. 그 투표는 현지시간으로 두 달 뒤, 12월 17일에 있거든요. 그 전에 주민들이 투표하는 게 다음 달 5일로 예정된 선거입니다. 이때 봐서 주마다 표수를 더 얻은 후보가 그 주에 걸린 선거인단을 몽땅 가져갑니다. 그렇게 전체 선거인단 538명을 나눠서, 최종적으로 두 달 뒤에 이들이 투표하는 것이죠. 그런데요,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게 지금 이 대통령 선거만 있는 게 아니라 상하원 선거도 앞두고 있어요. 사실 미국은 의회 권한이 막강합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도 중요하지만, 이번에 어느 당이 이기고 다수당이 되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는 셈이지요. 그래서 오늘(17일)은 미국 의회 정치와 선거 전문이신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함께 해봤습니다. 서 교수님, 나와 계시죠?]
[서정건/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네 안녕하십니까?]
[이지은 : 네 안녕하세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중도층이 많다는 경합주까지 지금 사전투표가 시작됐습니다. 한 여론조사에서 미국 유권자들에게 물었더니 50% 넘게 사전투표를 하겠다, 이렇게 답변이 나왔더라고요. 그런데 흔히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에 좀 더 유리하다 이런 얘기가 있어서 올해 해리스 후보에게도 적용될 수가 있는 말이겠습니까?]
[서정건/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원래 미국 대통령 선거는 선거 당일에 현장 투표하는 것으로 대부분 선거가 진행됐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2000년에 기억하시는 대로 앨 고어와 아들 부시가 붙었던 2000년 당시 대선을 보면 80% 이상의 미국 유권자가 선거 당일에 현장 투표를 했어요. 미국이란 나라는 이 사전투표를 미국 대선에 적용했던 나라가 아닌데, 2020년 코로나 19 상황이 벌어지면서 2020년에 사전투표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거 들어온 것이죠. 그래서 사실은 2016년에 힐러리 클린턴이 전국에서 6700만 표를 얻었는데, 2020년 불과 4년 후에 팬데믹 상황에서 사전투표가 활성화됐던 첫 번째 미국 대통령 선거였던 바이든 트럼프 선거에서 바이든이 8100만 표를 얻어요. 그러니까 2020년 미국 대선에서 한 번 사전투표가 활성화됐었고 뚜껑을 열어보니까 공화당 쪽에서는 사전투표하면 우리한테 불리하다는 것을 깨닫게 돼서 공화당이 주 의회를 장악하는 곳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조지아 이런 데서는 사전투표를 어떻게 하면 좀 이렇게 제약할 수 있나 해서 지난 4년, 3년 반 사이에 공화당 주의회에서 매우 많은 제약 조건들을 달았었어요. 사실 해리스와 트럼프가 붙는 이번 미국 대선이 사전투표 활성화로 치면 두 번째입니다. 네 그래서 사실 역사적 데이터가 없어요.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기로는 지금 선거가 하루에 하는 미국 대선이 아니라 지금 벌써 사전투표가 진행 중인 곳이 많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나라보다 훨씬 사전투표를 길게 합니다. 한 3주 이렇게 해요. 그래서 이렇게 사전투표 기간이 길어지면 아무래도 청년층, 빈곤층, 소수 인종층 쪽에서 투표율이 올라간다고 하는 것이 거의 정설인데요. 유권자 집단이 보통 민주당을 찍어왔다 이렇게 저희가 분석을 하기 때문에 사전투표가 활성화되면 민주당 후보가 해리스가 됐든 바이든이 됐든 민주당 후보한테 유리하다 이렇게 알려진 것이죠. 이번에 뚜껑을 열어봤을 때는 2020년 팬데믹 상황 때 사전투표율보다는 조금 내려갈 거예요.]
[이지은 : 네 어쨌든 사전투표가 두 번째니까 교수님 말씀대로 이게 민주당에 과연 유리한지 가려질 수 있는 또 하나의 역사 혹은 데이터가 될 수 있어 보이는데요. 경합주 얘기를 하기 전에 먼저 중도층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하는데 전례 상 이제 대선이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에 이 중도층이라는 게 얼마나 움직일 수 있는 폭이 있다고 보세요.]
[서정건/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미국의 소위 중도층과 무당파층, 이런 쪽에 관한 연구들이 사실 저희 미국 정치학계에서 굉장히 오랫동안 돼 왔는데 일단 분포상으로만 보면 민주당 의원 한 35%, 공화당 의원 한 35% 그다음에 소위 순수 무당파층이라고 해서 정말 민주당 쪽도 아니고 공화당 쪽도 아닌 순수 무당파층은 한 10% 정도로 저희가 추산을 합니다. 나머지 남아 있는 비율 중에 무당파 혹은 중도파 측은 어떤 것이냐면 소위 '리닝 리퍼블릭(leaning Republic)', '리닝 데모크렛(leaning Democrat)'이라고 그래서 완전히 열성 공화당, 열성 민주당은 아니지만 나는 그래도 둘 중에 하나 고르라면 공화당 혹은 민주당 이런 쪽에 분류되는 중도파 무당파층도 꽤 돼요. 그런 상황이고 또 하나 이제 중도파 무당파 측의 특징 중의 하나는 이 사람들은 굉장히 인신공격, 어떤 정치 비방 이런 것을 굉장히 체질적으로 싫어합니다. 정치에 대해서 굉장히 시니컬한 사람들이기도 해서 정치가 굉장히 네거티브로 흐르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반발감이 있는 사람들이고, 또 하나는 이 사람들은 어떤 정치에 관심이 좀 떨어지다 보니까 소위 펀더멘탈들, 예를 들면 경제 지표 지금 내가 4년 전보다 오늘 더 내 우리 집안 살림이 나아졌는가 이런 것에 훨씬 더 좀 민감하게 투표를 하는 사람들이죠.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정치 폭력이라든지 막말이라든지 이런 쪽 관련해서는 트럼프에 대해 조금 거부감 있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경제가 제일 중요한 거 아니냐 공약이 어떻고 인종이 어떻고 양극화가 어떻고 이런 것을 다 떠나서 4년 동안 경제 잘했냐 아니냐, 이렇게 간단하게 그냥 투표하는 사람들이 민주당 쪽이면 그건 해리스한테 불리한 것이죠.]
[이지은 : 음 답을 어느 정도 주신 것 같긴 한데 그러니까 이런 중도파 무당파를 비롯한 유권자들을 크게 움직일 만한 남은 동안 그런 가장 큰 변수가 그럼 뭐가 될까요?]
[서정건/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지금 경합주 7개주 중에 표심을 바꿀 수도 있다고 하는 사람이 한 10% 정도 이렇게 잡히는데, 어떻게 보면 남아 있는 기간 동안 이 사람들의 표심을 움직일 만한 대형 악재나 호재가 터지는 것은 이제 3주 정도 남은 상황에서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결국 중요한 건 뭐냐 하면 이 사람들이 과연 투표하러 나올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지금 민주당과 공화당, 해리스와 트럼프의 전략은 어쨌거나 자기 핵심 지지층들을 투표하러 나오게 해서 지지층 간의 지금 싸움으로 지금 가져가려고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히려 무당파나 이런 중도층에 호소하는 전략이 물론 이제 해리스 쪽에서는 그런 전략을 좀 씁니다. 니키 헤일리의 공화당 의원들 이렇게 끌어오려고 하는 그런 쪽이 레토릭을 쓰긴 하는데요. 기본적으로 이 중도층이나 무당파가 과연 투표하러 나올 것이냐, 거기에 대해서 회의적인 어떤 기존 데이터가 많기 때문에 후보 모두 집토끼에 더 집중하는 지금 그런 상황으로 아마 더 드라이브를 걸 것입니다.]
[이지은 : 네 중도파 무당파가 선거 날 나오기만 한다면 7개 경합주를 아래로 나눴을 때 흔히 말하는 러스트벨트랑 선벨트 여기에서는 그럼 각각 이들이 가장 많이 움직일 만한 그런 변수는 뭐가 되겠습니까?]
[서정건/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소위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라고 하는 소위 저쪽 러스트벨트 3개 주 하고 네바다, 애리조나,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라고 하는 선벨트 4개 주 하고가 딱 경합주인데요. 위 3개 주 정도에서는 아무래도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조금 더 나올 수도 있다, 그다음에 이 네바다, 애리조나,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선벨트 쪽에서는 아무래도 트럼프가 더 나올 수 있다, 이렇게 좀 위아래로 지금 양분화돼 있는 상황이고 특히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이 중서부 3개 경합주, 3개의 러스트벨트 경합주는 3개 주가 한꺼번에 움직였었어요. 2016년에는 몽땅 트럼프, 2020년에는 몽땅 바이든. 그래서 이번에도 만일에 몽땅 아무리 근소한 차이라도 해리스한테 가면 이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3개 주 플러스 네브래스카의 제2 지역구의 선거인단 1명, 이걸 합치면 270명이 됩니다. 그러니까 미국 대통령 선거인단 수가 538명이니까 그게 이제 하원의원 435명에 상원의원 100명에 플러스 워싱턴 D.C.에 3명, 이렇게 해서 538명인데요. 538명을 이제 둘로 나눠보면 정확히 269명이 되죠. 그래서 (대통령) 이거를 뽑는 과반은 270명인데, 그래서 지금 해리스가 동력이 떨어진다, 트럼프가 치고 나온다고 하는 게 최근 언론과 여론의 논조인데 결국에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해리스는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를 붙잡고 네브래스카의 제2 지역구를 이겨서 270명을 딱 채우는, 이게 거의 제가 볼 때는 유일한 당선 경로입니다. 반면에 트럼프는 밑에 이 유리한 (선벨트) 경합주들을 다 이기고 나서는 소위 중서부 경합주 중에 아무 데나 한 곳만 이기면 되고요. 만일에 선벨트 쪽에 다 이기지 못해도 조지아하고 펜실베이니아하고 노스캐롤라이나만 이기면 당선이 돼요. 그러니까 이 해리스가 당선될 수 있는 대통령 선거인단 가능성하고 트럼프가 당선될 수 있는 선거인단 가능성을 비교해 보면 트럼프 쪽이 훨씬 더 다양한 경로의 대통령 선거인단 확보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지은 : 시청자 여러분들의 좀 이해를 돕기 위해서 잠깐만 정리를 하자면, 그러니까 이변이 있을 수는 있지만 통상 이제 민주당을 주로 찍던 확정적인 주들 다 합치게 되면 선거인단이 지금 226명 정도. 그리고 공화당에 주로 몰아주던 주의 선거인단을 다 합치게 되면 219명 정도. 이렇게 되면은 선거인단 과반 270명을 채우면 먼저 이기는 거니까 해리스 같은 경우는 44명, 그리고 트럼프 같은 경우는 51명, 이 정도를 먼저 이제 가져오는 사람이 이기게 되는 건데요.]
[서정건/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해리스한테 가장 중요한 주는 역시 중서부 3개 주를 장악해야 하는데, 역시 펜실베이니아가 19명으로 대통령 선거인단이 제일 많은 데다가 지금 바이든이라고 하는 펜실베이니아 출신 현직 대통령이 후보 사퇴를 한 마당에 펜실베이니아의 기존의 소위 블루칼라들, 그다음에 노조들, 이렇게 바이든 핵심 지지층들이 얼마나 해리스 쪽으로 넘어올 수 있느냐가 또 관건이어서요. 플러스 같은 흑인 유권자층을 얼마나 불러낼 수 있느냐가 또 관건이어서 해리스한테는 비교적 숙제가 많이 생긴 그런 주가 돼버렸어요. 그래서 펜실베이니아가 굉장히 중요한 주가 됐고, 트럼프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주가 조지아입니다. 지난번 2020년 대선에서도 1만 1천 표 차이로 트럼프가 졌는데 조지아는 지금 주지사도 공화당이고 주 의회도 공화당이고 굉장히 주 전체 분위기는 애틀랜타나 이런 지역 빼놓고서는 아직 공화당 중심 지역주의기 때문에 트럼프가 조지아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나머지도 이길 수 있다고 전망해 볼 수가 있죠.]
[이지은 : 지난 대선 때도 사실 대선 날 교수님하고 굉장히 피 말리면서 봤었던 그 기억이 있는데, 사실 그 표차가 겨우 1만 표 정도였잖아요. 경합주들이 승리하는 데 있어서요. 7개 경합주 가운데 2020년 대선 때는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노스캐롤라이나만 지키고 나머지 6개는 다 내줘서 졌고요. 그리고 2016년 대선 때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이 앞서 말씀하신 네바다만 지키고 나머지 6개는 다 잃어서 또 졌고. 그러니까 지금 해리스와 트럼프도 사실 각각 어떻게 경합주를 올해는 가져갈지 궁금한데, 조심스럽지만 교수님은 어떻게 예측하세요?]
[서정건/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2016년 대선하고 2020년 대선하고 좀 비교를 해보면은 사실 두 번 다 승자가 대통령 선거인단이 300명이 넘었어요. 그러니까 이제 힐러리 클린턴 지고 트럼프가 이길 때도 한 300명이 넘었고 바이든도 2020년에 이길 때도 300명이 넘었는데, 지금은 워낙 초박빙이라고 하는 게 뭐냐 하면 해리스가 이길 수 있는 제가 아까 말씀드린 그 경로가 그냥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이 중서부 지역을 지키고 3개 주를 지키고 네브래스카 이 정도를 지키는 그 방식이 딱 270명이 되는 거거든요. 그러면 저 진 쪽은 268명이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270대 268? 글쎄요. 이런 초박빙의 결과가 나온다는 게 저희가 2016년과 2020년도 피를 말리는 선거 같았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까 대통령 선거인단 수로 보면 적어도 승자가 300명이 넘었던 대선 결과가 나왔는데, 이번 대선 결과에 과연 어느 승자가 될 수 있는지, 그런데 이런 말씀을 드릴 수 있어요. 누가 될지는 정말 지금도 모르겠지만, 트럼프가 이기면 약간 낙승 가능성이 있어요. 그래서 300명이 넘어갈 수 있는 가능성. 해리스가 이기는 경우에는 제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승리할 수 있는 경로, 대통령 선거인단의 어떤 시나리오 자체가 워낙 한정돼 있어서 해리스가 이기면 약간 신승 겨우 이긴 느낌, 그리고 트럼프가 이기는 경우에는 얼마든지 낙승이 가능해서 한 300명을 넘어갈 수 있다. 근데 해리스가 이기는 경우에는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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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의 줌인] 미 의회도 '지각 변동'…상하원 놓치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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