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의 깜짝 발표! 정부 발주 없이 "공대공 미사일 독자 개발 중"

지난 7월 10일 제5회 항공유도무기/항공전자 발전 세미나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LIG넥스원이 지난 7월 10일 대전 서구 KW컨벤션에서 개최한 '제5회 항공유도무기/항공전자 발전 세미나'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은 것은 바로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전시(사진 외부공개 금지)였습니다.

공승배 공군 군수사령관을 비롯해 민·관·군 주요 관계자 250여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 LIG넥스원은 자신들이 개발 중인 공대공 미사일 기술력을 당당하게 선보였죠.

KF-21 보라매 전투기가 하늘을 날아오르며 우리나라 항공방산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LIG넥스원은 한 발 더 나아가 "수요에 대응해 무장을 개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발돋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바로 정부 사업 발주도 없이 공대공 미사일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죠!

세미나에서 공개적으로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을 전시하며 자신감을 보인 LIG넥스원, 과연 어떤 배경으로 이런 선제적 개발에 나서게 된 것일까요?

미사일 강자 LIG넥스원의 야심찬 도전


지난 10일 제5회 항공유도무기/항공전자 발전 세미나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이미 우리나라 미사일 분야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기업입니다.

레이더와 미사일 등을 주력으로 개발해온 종합 방위산업체로서, 최근에는 CIWS 근접방어무기체계 개발로 큰 주목을 받고 있죠.

LIG넥스원이 개발한 CIWS

해상형 무기 개발에 주력했던 분야를 이제 공군 무장까지 확대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KF-21 전투기 개발에는 다양한 방산업체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AESA 레이더를 비롯한 대부분의 핵심 장비는 한화시스템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LIG넥스원은 전자전 시스템만을 개발하고 있어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던 것이죠.

이미 준비된 핵심 기술, 시커 개발의 성과


LIG넥스원이 공대공 미사일 개발에 나선 것은 결코 무모한 도전이 아닙니다.

이미 해상 무기체계에서 사용되는 미사일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17년에는 국산 공대공 미사일의 핵심인 시커(Seeker)를 자체 개발해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개발된 적외선 영상 시커와 사파이어 외부창은 미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이드와인더 최신형보다도 높은 해상도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비록 방사청이 보라매 전투기 개발 성공 이후 항공 무장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LIG넥스원이 개발한 핵심 부품의 수요처를 찾지 못했지만,

이후 지속적인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격자형 적외선 시커를 추가로 개발하며 민감도를 높이는 후속 사업에도 성공했습니다.

선제적 개발의 달인, 천검 미사일 사례


LIG넥스원의 선제적 개발 전략은 이미 여러 차례 검증된 바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천검 미사일 개발 사업이죠.

천검 미사일

2010년 초 국산 무장헬기 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방사청은 미국의 헬파이어 대전차 미사일과 동급의 성능을 갖는 국산 대전차 미사일 개발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때 LIG넥스원은 자체 비용을 투입해 헬파이어급 대전차 미사일을 독자 개발했습니다.

대전차 미사일을 개량해 공대지 대전차 미사일로 선제적으로 개발해 시험 발사에도 성공했지만, 아쉽게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사업을 수주하면서 고배를 마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험은 LIG넥스원만의 독특한 사업 방식을 만들어냈습니다.

방사청이나 군에서 요구하기도 전에 자체 개발 사업을 먼저 시작해 기술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설계하고 있어 다른 방산업체와는 차별화된 접근법을 보여주고 있죠.

100G 이상의 고기동성을 목표로


LIG넥스원이 추구하는 것은 단순한 미사일 개발이 아닙니다.

경쟁 모델보다 높은 고기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미세한 변형까지 장기간 측정해 100G 이상의 고기동성을 단거리 미사일에서 확보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유럽 MBDA사의 미티어 공대공 미사일

현재 서방권 최고 성능의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도 50G 이상의 고기동성을 가지고 있어 급격한 방향 전환 시에도 안정적으로 미사일 탄체가 버틸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두 번의 방향 전환만 가능하며, 지속적인 고기동 비행을 수행할 경우에는 탄체에 크랙이 발생해 공중 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어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죠.

LIG넥스원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단거리와 중거리 미사일 탄체를 공통화하기 위해 100G 이상의 고기동성을 가질 수 있는 신형 탄체를 새로 연구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종펄스 램제트 고체로켓 모터를 장착할 수 있는 새로운 미사일 탄체를 자체적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이죠.

독자적 수출까지 겨냥한 장기 전략


LIG넥스원의 이런 선제적 개발은 단순히 국내 사업 수주만을 노리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보라매 전투기에 유럽의 공대공 미사일 미티어가 통합되면서 항공 무장을 통합할 수 있는 자체적인 노하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국산 항공 무장만 따로 수출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입니다.

말레이시아 ‘LIMA 2025’ 참가한 LIG넥스원 부스

FA-50 경전투기와 KF-21 전투기까지 해외 수출이 활발해질 경우, 우리 군에서 선택한 미사일이 아니더라도 가성비 높은 항공 무장을 LIG넥스원이 독자 개발해 수출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LIG넥스원이 개발한 전투함 무장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군에 선택되지 않아도 독자적인 항공 무장을 개발할 경우 수출까지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이죠.

미사일 분야에서 강자인 LIG넥스원이 KF-21 전투기에서 운영하는 공대공 미사일에 더해 각종 무인 전투기 개발 사업이 활성화되고 있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판단해 항공무장 개발 사업을 선제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KF-21 전투기 호위 무인기 역할을 하는 무인 편대기가 올해부터 시험 비행에 나설 예정이고,

KAI에서도 최근 무인 함재기를 새로 개발할 것으로 알려져 국내에서도 공대공 미사일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LIG넥스원의 이번 선제적 개발은 단순한 도전이 아닌 치밀한 계산 하에 이뤄진 전략적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이미 상당한 수준까지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자신들의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과연 이들의 야심찬 도전이 어떤 결실을 맺게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