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청소·과일배달, 구독해요”…1인 가구 침투한 구독경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현대인의 니즈에 맞는 서비스 제공해”
‘1인 가구’가 매년 큰 폭으로 늘면서 이들을 겨냥한 ‘구독 서비스’도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그 중에서 청소와 빨래와 같은 가사노동과 평소 혼자선 잘 챙겨먹기 힘든 과일 등을 소포장해서 배송해주는 구독 서비스가 가장 보편화됐다. 일상에서 흔히 쓰는 휴지와 같은 생필품을 며칠에 한 번씩 배송해주는 구독 서비스도 있다.
1인 가구 소비자가 돈을 내고 이용하는 구독 서비스를 살펴보면 대부분 ‘편의성’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래도 혼자 생활하다보니 가사노동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구독경제의 성장은 세계적인 추세다. 독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태티스타는 2020년 약 6500억 달러(약 871조원)였던 전 세계 구독경제 시장 규모가 2025년에는 1만5000억 달러(약669조3000억원)까지 매년 약 18%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구독경제 시장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KT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구독경제 시장규모도 2016년 25조9000억 원에서 2020년 40조1000억 원으로 4년 동안 무려 55%나 성장했다.
청소·빨래부터 과일·반찬 배송까지 1인 가구 삶의 질 높이는 구독서비스
자취를 시작한 지 얼마안 된 사회초년생들에게 가사노동과 관련된 구독 서비스는 이미 일상에 자리잡은지 오래다. 빨래, 청소 등 가족과 함께 살 땐 생각하지도 못 했던 부분에서 불편을 겪다보니 약간의 비용을 들여 정기적으로 구독서비스를 활용하는 청년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를 위한 세탁 구독 서비스도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 세탁할 의류의 양과 크기에 따라 가격은 상이하다. 셔츠 한 벌 1500~3000원, 운동화 5000~7000원, 일반이불 8000~1만원 등으로 가격이 형성돼 있다. 오염 정도에 따라 추가요금이 붙기도 한다.
이동희 씨(26·남)는 “부모님과 함께 살 때는 빨래에 대한 걱정이 크게 없었는데 자취를 시작하면서 매일매일 쌓이는 빨래가 부담으로 다가왔다”며 “여자 친구의 추천으로 써보게 됐는데, 편리하기도 하고 저렴해서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이 씨는 “옷뿐만 아니라 집에서 빨기 힘든 이불도 맡기고 운동화도 맡기고 있다”며 “자기 전에 어플로 신청하고 아침에 출근하면서 문 앞에 두고 나가면 대부분 다음 날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편리했다”며 이용한 후기를 알렸다.
청소 대행 서비스도 인기다. 청소 주기와 시간에 따라 비용이 차등적으로 지불되며 2주에 한 번 사용할 경우 최소 3만6400원에서 최대 10만7200원까지 가격을 책정된다. 이후 방문하는 날짜와 시간을 선택하면 해당 날짜에 청소 도우미가 집을 방문해 청소해주는 서비스다.
서울 한 대학에 입학하게 되면서 자취를 시작하게 된 송차영 씨(20·여)는 “고향인 진주에서 서울로 올라오면서 처음으로 부모님과 떨어져서 살게 됐다”며 “처음에 자취를 시작할 때는 진주 본가처럼 깔끔한 방에서 지낼 수 있을 줄 알았지만 학교생활과 아르바이트 등에 치여 더러운 방의 모습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사용해보게 됐다”고 사용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송 씨는 “3만 원 정도면 2시간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방청소는 물론 화장실, 싱크대, 냉장고 청소 등 하기 싫은 청소도 깔끔하게 해주셔서 좋은 것 같다”며 “부모님은 ‘혼자 지내는 방에 왜 낯선 사람을 들여서 청소를 하냐’며 핀잔을 주셨지만 바꿔 생각해보면 오히려 3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깔끔한 집에서 지낼 수 있는 게 너무 좋은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반찬부터 유제품, 과일 등 평소 꾸준히 먹는 제품들 위주로 배송해주는 구독 서비스도 있다. 가격이 비싸거나 구매했을 때 혼자서 먹기엔 양이 많은 수박과 파인애플과 같은 과일을 저렴한 가격에 소포장해서 배송해준다는 게 특징이다.
이형중 씨(36·남)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과일을 배송 받아먹고 있다”며 “예전에 룸메이트와 살 때는 함께 과일을 먹을 사람이 있어서 같이 사서 먹었는데 따로 살기 시작한 순간부터 이용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일정한 주기로 다양한 과일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은 좋지만 충분한 양을 먹을 수 없다는 점은 조금 아쉬운 것 같지만 꾸준히 과일을 섭취할 수 있다는 점과 음식물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삶의 질이 달라지는 기분”이라고 본인이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며 느꼈던 부분을 알렸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구독 서비스 전망 ‘맑음’
해마다 나 홀로 사는 인구가 늘면서 10가구 중 3가구는 1인 가구인 것으로 드러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가구의 비율이 2000년 대에 들어서면서 크게 늘어났다. 2000년 15.5%에서 2023년 35.5%로 1인 가구의 비율이 크게 증가했다.
통계청은 오는 2050년 1인가구의 비율은 대략 4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녀와 부모가 함께하는 가구보다 혼자 사는 가구의 비중이 더 많아지고 1~2인 가구가 전체가구의 절반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생활 구독 서비스의 인기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구독 서비스가 더욱 성공적인 인기를 끌기 위해서는 구독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이탈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가격과 서비스 품질은 물론이고 불만사항이 있다면 해당 불만사항을 시정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구독 서비스의 핵심은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의 품질이 꾸준히 유지되는 것으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서비스 품질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또 정기적으로 새로운 혜택과 추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여 고객의 흥미를 유지하고 서비스를 신선하게 유지하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번 정기 구독을 시작하면 멈추는 것이 어려운 점도 이용객들이 느끼는 불만 중 하나다. 유연한 서비스 옵션도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이탈을 막는 방법 중 하나로 보인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1인 가구의 비율이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구독 서비스를 활용하는 소비자들의 수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며 “구독 서비스는 현대인의 변화된 생활 방식에 맞춘 편리하고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한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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