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양책에 수익률 급등한 중국 ETF, 경고 나오는 이유

이한경 기자 2024. 10. 1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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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증시 급등 후 단기 조정 불가피… 전문가들 “재정정책 지속성 확인 필요”
최근 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며 중국 증시가 급등하고 있다. [GETTYIMAGES]
국내에 상장된 중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고공 행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7일 기준 최근 한 달간 전체 876개 ETF 가운데 중국 관련 상품이 수익률 1위부터 33위까지를 휩쓸었고, 특정 지수 하루 상승률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는 130% 넘는 수익률로 1위에 올랐다(표 참조). 또 현재 국내에 상장된 중국 관련 ETF 42개 가운데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 3개를 제외하곤 최소 30% 이상 수익률을 거뒀다.
‌중국 관련 ETF 수익률이 이처럼 큰 폭으로 상승한 데는 9월 말 발표된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의 영향이 컸다. 5월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중국 증시가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급등했기 때문이다. 중국 선전종합지수는 경기 부양책이 발표된 9월 24일부터 중국 국경절 연휴(10월 1~7일) 시작 직전인 30일까지 22.31% 올랐다. 상하이종합지수는 물론, 상하이-선전 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한 CSI300 지수도 같은 기간 각각 13.98%, 17.37% 상승했다. 세 지수 모두 올해 들어 최고치다.

한 달 수익률 최고 131.21%

중국 관련 ETF 가운데 수익률 측면에서 우위를 보인 것은 중국 지수와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 H)'(131.21%)를 필두로 '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합성)'(100.00%), 'TIGER 차이나CSI300레버리지(합성)'(99.21%), 'ACE 중국본토CSI300레버리지(합성)'(91.33%), 'KOSEF 차이나A50커넥트레버리지MSCI(합성H)'(91.04%)가 나란히 1~5위를 차지했다. 1위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합성 H)'는 홍콩 상장 중국 기업 주식으로 구성된 항셍테크지수를 기초지수로 한다.

‘KODEX 차이나심천ChiNext(합성)'은 레버리지를 이용하지 않은 상품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90.61%)을 기록했다. 그 뒤는 'PLUS 심천차이넥스트(합성)'(87.37%), 'KODEX 차이나H레버리지(H)'(85.76%), 'KODEX 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75.63%), 'TIGER 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75.27%) 등이었다. 'KODEX 차이나심천ChiNext(합성)'과 'PLUS 심천차이넥스트(합성)'은 중국 선전(深圳)거래소가 산출해 발표하는 선전차이넥스트지수를 기초지수로 한다. 'KODEX 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과 'TIGER 차이나과창판STAR50(합성)'은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중국 상하이거래소 커촹반(科創板)에 상장된 종목 중 시가총액이 크고 거래량이 많은 50개 종목을 추종하는 ETF다.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중국 증시를 밀어올린 것은 시장 기대감 덕분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5% 안팎' 성장률을 목표로 설정했지만, 부동산 침체와 내수 부진으로 경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와 더불어 정책금리·주택담보대출금리 인하, 부동산 활성화 대책 등을 골자로 한 통화정책 완화 패키지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9월 27일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p 낮춰 장기 유동성 1조 위안(약 190조 원)을 공급했으며,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도 인하했다. 지급준비율은 은행이 전체 예금 중 일정 수준 이상을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예치해야 하는 비율로, 이 비율이 낮아지면 은행이 그만큼 돈을 빌려줄 여력이 커져 시중에 돈이 풀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인민은행은 이틀 뒤 장기 침체 상태인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10월 말까지 시중은행의 기존 부동산 관련 대출금리를 일괄적으로 인하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골드만삭스 "15~20% 더 상승, 잠재 위험도 있다"

그러자 국내외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국 증시가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10월 5일(현지 시간) 투자자들에게 보낸 글에서 "중국 당국이 부양 조치를 이행하면 증시가 추가로 15~20%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 중국 주식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역사적 평균보다 낮고, 기업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으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포지셔닝이 여전히 적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금리인하 발표 후 정치국 회의에서 재정정책 강화를 시사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정책 랠리에 대한 기대는 유효해 보인다"며 "특히 연중 기준으로 4분기 재정지출 금액이 가장 크기 때문에 4분기에 정책 효과가 극대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현 상승세가 이어지려면 추가 재정 집행까지 지속적인 정책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앞서 설명한 대로 중국 투자를 권하면서도 중국 정부의 재정 부양책이 기대보다 약할 가능성, 차익 실현, 미국 대선 및 관세 위험 등 잠재적인 도전 과제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이달 말에서 11월 초 사이에 열리는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임위원회에서 결정될 재정정책의 강도와 연속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경제 기초 체력) 관점에서 중국 통화정책은 방패, 재정정책은 창"이라며 "현재 내수와 지방 재정을 감안할 때 올해 부족분을 채우고 내년 지출 기대를 당겨올 수 있는 규모는 최소 2조 위안(약 380조 원)인데, 전인대 재정 적자 편성과 채권시장 약세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증시의 장기 반전 기대는 약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단 국경절 연휴로 문을 닫았던 중국 주식시장이 다시 개장한 10월 8일 항셍지수는 전일 대비 8% 하락하며 최근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이날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발표한 부양책에 대규모 재정정책이 담겼을 것이라는 시장 기대와 달리 명확한 목표치가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성준 다올투자증권 이사는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주가가 단기적으로 많이 올라 조정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급락 흐름까지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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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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