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대오' 여당에 막힌 '방송4법·노란봉투법'…'최종 폐기'[종합]
'김건희·채상병 특검' 내달 초 재표결…野, 여론전 총력
민주당 "시간 흐를수록 이탈 고민할 인사 나올 것"
[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이 행사된 '방송4법·노란봉투법' 등 이른바 '거부권 법안'이 국회 본회의 재표결을 통해 부결됐다. 21대 정기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이어 또다시 부결되면서 두 번째 자동 폐기된 법안으로 기록됐다. '김건희·채상병 특검법'도 같은 수순이 관측되는 만큼, 야당은 이탈표 끌어내기에 총력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국회는 26일 본회의를 열어 대통령 재의요구권이 행사된 법안 6건에 대한 재표결을 진행했다. 일괄 상정된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 전국민 25만원 지원법(2024년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안),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 모두 부결됐다.
방통위법 개정안은 방송통신위원회 의결 정족수를 현행 2명에서 4명으로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방송3법'으로 불린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은 공영방송 KBS·MBC·EBS의 이사 수를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언론·방송학회 등에 부여하는 것이 골자로 한다.
민생회복지원금법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역사랑상품권을 소득 수준에 따라 25만~35만원 사이에서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지급액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고 소요 예산은 약 13조원으로 추산된다. 노란봉투법은 노조의 파업행위에 대해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제한하고 하청까지 사용자 범위를 넓히는 내용이 담겼다.
재의요구권이 행사된 법안이 본회의를 다시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의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들 모두 여당(108명)이 반대해 거부권 행사를 요구한 법안인 만큼, 이번 재표결 결과는 국민의힘이 형성한 '단일대오'가 아직 견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방송4법·노란봉투법·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은 최종 폐기됐다. 이 중 방송법과 노란봉투법은 두 번 연속 폐기다. 정부여당은 기본적으로 '거부권 법안'은 야당의 일방적 강행 처리에 따른 결과인 만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대통령실은 방송법에 대해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훼손시키려는 야당의 법안"이라고 했고, 노란봉투법에 대해선 "교섭 상대방과 파업 대상을 무리하게 확대하고 손해배상 원칙에 과도한 예외를 둬 불법 파업에 따른 손해까지 사실상 면제하자는 것으로 이미 폐기된 법안보다 더 악화한 법안"이라고 평가했다.
거부권 법안 6건이 모두 부결되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 진행 도중 국회 로텐더홀에서 긴급 규탄대회를 열어 "국민의힘은 민생개혁 법안을 또다시 뭉개버렸다"며 "우리 경제가 망하든 말든 우리 국민이 각자도생해 뺑뺑이를 돌든 말든 오로지 용산 눈치만 보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언제까지 윤 대통령 지시에 놀아나는 꼭두각시 노릇을 하겠다는 것인가"라면서 "양심이 있다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국회의원을 만들어 준 것은 국민이지 대통령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여당을 직격했다.
이제 국회가 마주할 재표결 법안은 '김건희·채상병 특검법'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들 법안은 오는 30일 거부권 행사가 관측되는 만큼 10월 4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표결 관련해서 정부에서 언제 국회로 이송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오는) 9월 30일 국회로 이송하게 되면 민주당은 10월 4일 본회의를 열어서 재의결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쌍특검'도 대통령 거부 법안이기 때문에 재표결을 통해 부결돼 최종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여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라는 분위기 속에서 여당 내에서 이탈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야권에서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사실 이번에는 이탈표 기대를 하고 있진 않다"며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탈을 고민할 인사들이 나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19일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될 당시 여당이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은 것도 주목할 점"이라며 "24시간 동안 김 여사 의혹을 방어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이었고, 방어하면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것을 우려한 것 아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여당 내 이탈표를 끌어내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주가조작범과 김 여사의 '매도 타이밍' 대화까지 드러났다"며 "여당에는 지금이 마지막 '김건희 손절 타이밍'"이라고 촉구했다.
또한 "진실을 은폐해 온 윤석열 정권의 봉인이 풀리고 있다"며 "하루하루 새롭게 터져 나오는 사실들은 검찰이 아니고서는 알 수 없었던 내용인 만큼, 검찰 내부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중요한 징후"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정권의 걷잡을 수 없는 붕괴나 건강한 보수 세력의 몰락을 원치 않는다"며 "여야가 함께 김건희 특검법을 관철시키는 것만이 정권의 붕괴와 보수 세력의 몰락을 막는 길"이라고 호소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오늘은 병 1292기 해병들의 전역일로서 같은 기수로 입대한 고(故) 채수근 해병 또한 가족의 품에 돌아왔어야 하는 날"이라며 "윤 대통령은 애타는 마음으로 진실을 기다리는 유족과 국민의 요구를 더는 외면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여당을 향해선 "채 해병의 순직과 수사외압의 진상 규명이 지지부진한데도 당대표의 약속마저 휴지조각으로 만든 채 진실 규명을 외면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특검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채 해병의 순직과 수사 외압의 진실을 밝히고 그 죗값을 받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배춧값 급등에 포장김치 '불티'…종가·비비고김치 일시품절도
- 6000만원 어치 마약 밀수한 여고생, 잡고 보니 정체가…
- "머리는 말인데 몸통은 물고기" 호주 바다서 발견된 '기괴' 심해어
- 야근하고 새벽 퇴근하다 숨진 '삼시세끼' PD…택시기사, 불구속 검찰 송치
- '김 가루 치우게 했다가'…학부모 앞에서 무릎 꿇고 해고 당한 유치원 교사
- "여자친구는요?" 퇴근하던 20대 연인 덮쳐…마세라티, 도주중
- "윤 대통령, 10월 26일에 서거"…인요한 의원실에 괴전화, 수사중
- 여친 살해 김레아, 부모에겐 "10년만 살면 출소할 것"…무기징역 구형
- "'유명무실' 청약통장"은 옛말…금리 최대 3.1%로 인상
- 미스코리아 '진' 차지한 연대생…꿈은 '배우' 아닌 "영화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