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인증 못받은 영세 수출 식품기업 印尼 수출 ‘막막’

서효상 기자 2024. 10. 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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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로 수출하는 농식품에 대한 할랄(halal·이슬람 율법에 따라 허용된 것) 인증 의무화가 개시됐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6일 "8월말 기준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국내 가공식품 중 금액 기준으로 95.2%가 할랄 인증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품목 중 할랄 인증이 필요한 가공식품 수출액이 1억1260만달러인데, 이 가운데 할랄 인증을 취득한 것이 1억720만달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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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식음료 의무화
비할랄제품 구매 장벽 작용
취득비용 천차만별 부담 커
“정부, 획득지원 필요” 목소리

인도네시아로 수출하는 농식품에 대한 할랄(halal·이슬람 율법에 따라 허용된 것) 인증 의무화가 개시됐다. 인도네시아는 이슬람권 국가 중 국내 최대 농식품 수출 대상국이다. 국내 농식품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5년의 계도 기간을 마치고 17일 ‘할랄제품 보장에 관한 법률’을 시행했다. 올해 식음료를 시작으로 2026년엔 화장품·의류·사무용품 등 적용 대상을 확대한다.

할랄 인증을 받지 않았다고 해서 인도네시아 수출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할랄 인증을 받지 않았다면 필수적으로 ‘비할랄’ 표시를 해야 한다.

현지 유통업체 매장에서는 할랄과 비할랄 제품을 분리해 별도의 매대에 진열한다.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의 90%가 이슬람교도인 만큼 비할랄 제품은 사실상 구매 장벽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업체들이 할랄 인증을 취득하는 데 적극적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16일 “8월말 기준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국내 가공식품 중 금액 기준으로 95.2%가 할랄 인증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품목 중 할랄 인증이 필요한 가공식품 수출액이 1억1260만달러인데, 이 가운데 할랄 인증을 취득한 것이 1억720만달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기업 규모에 따라 인증 여부가 갈렸다는 지적도 있다. CJ제일제당·농심 같은 대기업들은 비교적 수월하게 할랄 인증을 취득한 반면 중소기업은 비용 부담을 이유로 인증 취득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본지가 한국식품연구원을 통해 파악한 결과 10월초 기준 할랄 인증 대상 수출기업 가운데 인증 절차를 완료한 기업은 59%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출액 상위 기업들은 대부분 인증을 마쳤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인도네시아 대상 전체 수출액은 크게 하락하지는 않겠지만 영세 업체는 개별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 대목이다.

국내에서 수출업체가 할랄 인증을 받을 수 있는 곳은 현재 2곳이다. 재단법인 한국이슬람교(KMF)와 한국할랄인증원(KHA)이다. KMF는 개별 제품을 기준으로, KHA는 제조 공장을 기준으로 심사한다. 인증받고자 하는 제품이 소량이면 KMF가 유리하고, 많다면 공장 자체를 인증받는 KHA가 더 적합한 셈이다.

KMF는 누리집에 품목당 비용이 공개돼 있다. 한식연에 따르면 KMF에서 할랄 인증을 받을 때 한 품목당 필요한 금액은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200만원이다. 품목이 늘어날수록 비용이 커진다. 제조 공장을 기준으로 심사하는 KHA에 심사를 받으려면 품목의 개수뿐 아니라 종류, 공장 위치, 인증의 난도 등에 따라 비용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영세 업체로선 동물성 원료와 생산 과정을 분리하기 위해 별도의 공장을 신설하거나 생산라인을 전부 교체하는 등 투자 비용 부담이 커 할랄 인증에 대비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할랄 인증 의무화가 개시되긴 했지만 현지에서 해당 법이 얼마나 철저히 지켜질지 의구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식품기업들도 추가 비용을 내고 할랄 인증을 받아야 해 정부에 대한 현지 기업 반발이 심해 실제 유통 현장에서 안착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내 농식품 수출업계에 기회로 작용하려면 우리 정부의 더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은 “할랄식품 수출시장은 현재 10억달러 규모의 큰 시장으로 앞으로도 케이푸드(K-Food·한국식품)가 적극적으로 진출할 기회의 땅”이라며 “할랄 인증 활성화를 위해 비용 지원과 관련 교육을 확대하는 등 정부의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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