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아냐” 손준호 눈물 쏟았지만, “3800만원 받은 건” 의문은 계속

김재민 2024. 9. 12.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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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가 승부조작에 대해서는 결백을 주장했지만, 여전히 의문투성이다.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손준호(수원 FC)는 9월 11일 경기도 수원시체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중국축구협회가 내린 승부조작 관련 영구 제명 징계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러나 지난 10일 중국축구협회가 손준호의 징계를 발표하고 이를 전세계적으로 확대 적용하도록 FIFA에 항의하겠다고 나서자 손준호가 직접 입장을 밝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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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재민 기자]

손준호가 승부조작에 대해서는 결백을 주장했지만, 여전히 의문투성이다.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손준호(수원 FC)는 9월 11일 경기도 수원시체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중국축구협회가 내린 승부조작 관련 영구 제명 징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손준호는 지난 2023년 5월부터 올해 3월까지 중국에서 구금 신세였고, 귀국 후 수원 FC에 입단해 선수 생활을 재개한 후에도 중국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10일 중국축구협회가 손준호의 징계를 발표하고 이를 전세계적으로 확대 적용하도록 FIFA에 항의하겠다고 나서자 손준호가 직접 입장을 밝히게 됐다.

손준호는 질의응답에 앞서 자신이 중국에서 당했던 일을 밝히는 입장문을 읽었다. 당시의 고생이 떠올랐는지 눈물을 쏟으며 말을 쉽게 잇지 못했다.

손준호는 자신이 공항에서 공안에 체포된 후 가족을 들먹이며 헙박한 공안에 못 이겨 뇌물을 받았다고 거짓 자백을 했고, 이후 진술을 번복했지만 중국 공안이 터무니 없는 증거를 제시하며 자신을 놓아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 판사와 고위 간부로 보이는 사람으로부터 20만 위안(한화 약 3,760만 원)을 소속팀 동료 진징다오(김경도)에게 받은 것을 인정하면 단순 금품 수수 혐의로 사건을 종결짓고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았고, 가족을 생각해 고민 끝에 이를 받아들여 형식적인 재판 후에 풀려났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중국에서의 일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중국 판사와 이 일을 발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100% 진실"이라며 눈물로 호소한 입장문과 질의응답을 통해 나온 손준호의 발언을 종합하면, 손준호가 승부조작에 가담하지는 않았더라도 진징다오에게 20만 위안에 달하는 금액을 받은 것은 사실로 보인다.

손준호는 소속팀에서 한국말을 할 수 있는 선수였던 진징다오와 가족 선물을 주고 받고 진징다오의 모친을 위해 한국에서 병원을 알아봐 주는 등 교류가 꾸준히 있었다고 밝혔다. 승부조작 의심 경기인 지난 1월 상하이 상강전 5~6일 후에 송금을 받았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손준호는 진징다오가 왜 돈을 보냈는지는 모르겠다며 "승부조작이나 불법적인 금전 거래는 절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단순 호의로 전달했다고 하기에는 금액의 액수가 너무 크다. 손준호의 에이전트 측은 "화폐 단위가 다르다 보니 선수가 20만 위안이 그렇게 큰 돈인지 인지하지 못한 것 같다"며 선수를 옹호했으나, 중국 당국에서 이를 대가성이 있는 거래라고 인식할 소지는 있다.

손준호의 호소 외에는 증거 자료가 전무하다는 점도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는 이유다. 중국 법원이 손준호의 금품 수수 혐의를 정확히 어떤 내용으로 적용했는지가 관건인데, 판결문은 물론 진징다오와 돈을 주고 받은 송금 내역이나 대화 내역, 공안 수사 자료 등이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손준호 측은 "판결문을 받지 못했다"며 "열람 요청을 고려해보겠다"고 답했다. 또 공안에 압수됐던 자신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봤지만 승부조작 의혹이 있는 지난 2023년 1, 2월에 해당하는 내용은 삭제돼 복구할 수 없었다고 했다.

한편 쟁점 중 하나인 중국축구협회의 징계가 해외 리그에도 적용되는가다. 에이전트 측은 "승부 조작을 증명하려면 증거가 필요하다. 해당 경기에서 손준호가 부정 행위를 했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그 증거가 없기에 FIFA에서도 중국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징계가 K리그까지 확대 적용될 경우 법적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사진=손준호/뉴스엔DB)

뉴스엔 김재민 j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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