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간 세번째…한솔, M&A로 영역 확대

조철오/안대규 2026. 4. 1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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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테크놀러지 경영권 인수
국내 1위 프로브카드 제조업체
오너 3세 조성민 부사장 주도
유상증자로 투자 재원 마련
"반도체 비중 대폭 확대할 것"

한솔그룹이 비메모리 반도체 검사 부품업체인 윌테크놀러지를 인수했다. 작년 7월 이후 벌써 세 번째 인수합병(M&A)이다. 주력 사업인 제지업 성장이 둔화하자 반도체와 전장 등 신사업 분야를 확장하는 움직임으로 분석됐다 한솔가(家)의 3세대 경영이 본격화하는 것과 맞물린다는 해석도 나온다.

 ◇4년 전부터 M&A 본격화

한솔테크닉스는 13일 윌테크놀러지 지분 83.4%(주식 611만544주)를 1772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2021년 설립된 윌테크놀러지는 ‘프로브카드’를 만드는 기업이다. 프로브카드는 반도체 칩의 전기적 특성을 검사하는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이다. 미세 공정에 대응하기 위한 정밀도가 요구되는 분야로 진입 장벽이 높다. 윌테크놀러지는 이 분야 국내 1위 업체로 삼성전자 등에 납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솔테크닉스는 TV·가전용 전자부품과 자동차·선박 등 전장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업체다. 한솔테크닉스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윌테크놀러지 인수를 통해 반도체 사업 영역에서 확고한 기반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장기적 성장 비전에 대한 실행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솔그룹은 지난해부터 M&A 시장에서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해 7월 선박과 로봇용 전장 부품을 생산하는 한솔오리온텍의 경영권을 인수한 데 이어 같은 해 9월엔 반도체 소재 재생 사업을 하는 에스아이머티리얼즈를 사들였다. 이에 앞서 한솔그룹은 2022년 1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정밀 가공업체인 한솔아이원스 경영권을 인수했다. 인수 후 통합(PMI)에 자신감이 붙자 M&A를 공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한솔그룹은 회사 내부의 신사업 조직이 외부 IB 도움 없이 M&A 업무를 주도한다”며 “회계법인을 통해 기업 실사와 밸류에이션 평가 등을 지원받는 정도”라고 전했다.

그룹 신사업 팀은 오너 3세인 조성민 한솔홀딩스 사업지원실장(부사장)이 이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 부사장은 지난 2023년부터 한솔홀딩스에서 그룹 기획과 전략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조 회장은 삼성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외손자다.

 ◇제지업 ‘캐시카우’로 신사업 확장

업계에선 이번 거래를 제지와 전자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한솔그룹 사업 영역을 반도체 등으로 확장하는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한솔그룹은 1990년대 PCS 이동통신사업에 뛰어들며 재계 서열 약 20위까지 올랐지만 1997년 외환위기 충격 이후엔 구조조정 등으로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 주력 계열사는 제지업계 1위인 한솔제지로 지난해 매출 2조2900억원, 영업이익 441억원을 거뒀다. 업계 관계자는 “제지 사업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현금으로 반도체·소재 등 신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선 윌테크놀러지의 인수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분 100% 기준 윌테크놀러지 몸값(2126억원)은 지난해 이 회사 영업이익(204억원)의 10배에 달한다. 한솔테크닉스는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9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한솔테크닉스 관계자는 “전체 사업 중 반도체 비중은 10~13% 수준”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사업을 크게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조철오/안대규 기자 che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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