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어서자마자 따뜻한 햇살이 머무는 현관은 이 집의 첫인상을 새롭게 만들어준다.
유럽 인상파 화가들의 붓터치를 떠올리게 하는 육각형 타일은 따뜻한 원목 신발장과 조화를 이뤄 활기차고 생동감 있는 느낌을 준다. 복도를 걸을 때마다 밝은 빛이 차오르고, 천장까지 배려한 볼륨감 있는 디자인은 방문객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전통과 감성의 조화, 거실에서 마주한 일상
디자이너는 북유럽 스타일의 고정관념을 벗어나기 위해 대만의 전통 감성을 살린 심플한 테라조 타일을 선택했다.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질감은 중립적인 색조와 어우러져 공간에 리듬감을 더한다.
소파, 식탁, 의자는 공용 공간을 하나로 연결하며 부부의 소통을 활성화하는 역할을 한다. 텔레비전 벽은 흰색 목재 무늬와 시멘트 질감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눈길을 끈다. 벽의 전환적 디자인은 거실과 욕실 사이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도모한다.
은은한 여백의 미, 주방과 다이닝룸의 경계
밝은 철제 펜스가 주방을 감싸며 마치 집 안에 작은 정원을 연상시킨다. 천장의 곡선은 다이닝룸과 조리 공간 사이를 부드럽게 구분하며 시각적 무게감을 덜어준다.
주방장은 복잡한 수납장을 줄이고, 자연광이 드는 밝은 조리대를 중심으로 일상의 흐름을 조율한다. 아내의 소박한 식사 습관을 고려해 효율적인 동선과 레이아웃을 구성하여 공간 자체가 한 끼의 여운을 남긴다.
고요하게 빛나는 사적인 공간, 마스터룸과 드레스룸
회색 톤의 내구성이 뛰어난 바닥재는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전통적인 벽 대신 실용적인 시스템 옷장을 활용해 드레스룸을 구비하고, 공간을 나누기보다는 흐름을 존중한 설계가 돋보인다.
침대 앞의 콘크리트 블록과 거실 TV 벽을 연결하는 화이트 우드 마감은 집 전체의 디자인 통일감을 형성하며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커튼보다 부드러운 광택의 수납장과 대비되는 색상 조합은 단순한 색 구성 속에 생동감을 더한다.
실용과 감성의 중간지점, 다기능 공간과 욕실의 완성
서재, 게스트룸, 미래의 자녀 방이 될 다기능 공간은 수직적 변화를 강조한 구조로 인상적이다. 낮은 높이의 캐비닛과 매끄러운 콘크리트 질감은 공간을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삶을 확장시키는 방법을 제시한다.
욕실은 호텔 스타일의 우아함을 목표로 하며, 실버 폭스 대리석과 육각형 모자이크 타일을 활용했다. 기능성과 단순함, 여백의 미를 조화롭게 이루어낸 이 공간은 가장 개인적인 순간조차 품격 있게 디자인한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