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항공 업계 오스카상’ 8회 수상 카타르항공 제라드 리 헬름스 韓·日·오세아니아 총괄 부사장 | “스타링크 와이파이 도입… 자외선으로 10분 안에 기내 소독”
사우디아라비아·이란 등 강대국 틈바구니에 낀 카타르는 약 280만 명을 헤아리는 인구에, 면적은 경기도와 비슷한 작은 나라다. 하지만 천연가스 매장량과 생산량이 각각 세계 3위, 5위, 수출은 세계 1위인 ‘자원 대국’ 이기도 하다. 사람은 적고 자원은 넘쳐나니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만1400달러(2024년 IMF 전망치 기준)에 달하는 세계적인 부국인 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카타르 정부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중동 국가의 이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천연가스로 벌어들인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공항과 국영 항공사 육성에 공을 들여왔다. 그 결과는각종 평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카타르의 하마드국제공항(이하 하마드공항)은 글로벌 항공 전문 평가 기관 스카이트랙스가 선정한 올해 ‘세계 공항 어워드’에서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2021~2022년 2연패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한 것. 인천공항은 3위에 머물렀다. 하마드공항은 이와 함께 10년 연속 ‘중동 최고의 공항’으로 뽑히는 영광도 차지했다.
스카이트랙스의 세계 항공사 어워드는 ‘항공 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릴 만큼 업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하마드공항을 거점으로 운항하는 카타르항공은 올해 스카이트랙스 어워드에서 ‘올해의 항공사’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카타르항공이 1위를 차지한 건 이번이 벌써 8번째다. 카타르항공은 ‘세계 최고의 비즈니스 클래스’ ‘세계 최고의 비즈니스 클래스 라운지’ ‘중동 최고의 항공사’까지 총 4개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지난 7월 카타르항공의 한국·일본·오세아니아 영업 총괄 임원으로 취임한 제라드 리 헬름스는 “한국은 카타르항공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한국과 카타르 양국 정부의 긴밀한 협력으로 인해 한국 시장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기존에 맡았던 오세아니아 지역도 그대로 관리하면서 도쿄를 거점으로 한국과 일본 사업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리 총괄에게 서면으로 항공 업계 앞에 놓인 도전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카타르항공의 노력에 관해 물었다.
전 세계 항공 산업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극복 이후에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카타르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내내 전 세계 많은 이의 귀국을 돕기 위해 안정적인 연결 편을 제공한, 몇 안 되는 항공사 중 하나였다. 지금도 업계 전반에 어려움이 있지만, 늘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스케줄이나 비행경로를 변경하면서 가장 안전한 항공 여행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카타르항공은 2023년 11월 한국 취항 20주년을 맞았다. 의미 있는 시기에 한국 시장을 담당하게 됐는데.
“한국은 카타르항공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인천~도하 노선 운항을 중단하지 않은 것도 그 증거다. 매일 왕복 운항하면서 한국을 오가는 승객의 입출국을 도왔다. 한국과 카타르 양국 정부의 긴밀한 협력으로 인해 한국 시장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며, 카타르항공도 한국 시장에 더 큰 관심을 두고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한국과 카타르는 2023년 10월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카타르를 국빈 방문한 것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데 이어 다양한 분야에서 고위급 교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 카타르 도하를 방문한 김홍균 외교부 1차관은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우리 기업의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및 운영 참여와 도하 코리아메디컬센터 개원 등 실질 협력 성과가 도출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정학적 위기 확산으로 유가 변동성이 커진 것도 항공 업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에어버스 A350과 보잉 787 드림라이너 같은 에너지 효율이 높은 최신 항공기를 최대한 많이 보유하는 것이 카타르항공의 핵심 전략이다. 이를 통해 승객에게 더욱 편안한 비행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앞으로 출시 예정인 최신 항공기 도입 계획도 있나.
“가장 기대되는 업그레이드는 2025년에 출시될 보잉 777X를 기반으로 한 ‘Q스위트 2.0’이다. 올해 7월 판버러 국제 에어쇼(FI-A·Farnborough International Airshow)에서 공개한 뒤, 긍정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하루속히 승객이 경험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
카타르항공의 ‘Q스위트’ 비즈니스 클래스는 좌석을 젖히면 누워서 취침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 있는 공간을 보장한다. 기대를 모으고 있는 Q스위트 2.0에는 이동식 블루투스 모니터, 더 커진 더블 침대, 잠금 가능한 서랍 그리고 터치스크린으로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디지털 장비에 이르기까지 최신 기능을 상당수 반영했다. 카타르항공은 7월 FIA에서 20대의 보잉 777-9를 포함해 보잉 777X 항공기 주문을 대폭 확대했다. FIA는 영국 런던 인근 햄프셔주 판버러공항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적 규모의 항공·방산 전시회다.
기내 서비스 수준은 어떤가.
“카타르항공은 Q스위트 비즈니스 클래스를 설계하면서 개별 스위트와 완전히 평평하게 뒤로 젖힐 수 있는 더블 침대, 주문형 다이닝 등 퍼스트 클래스의 특성을 통합했다. 이후에도 커플과 4인 그룹 등 승객 수에 따라 좌석을 달리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추가했고, 다양한 메뉴와 음료를 언제든 원하는 시간에 즐길 수 있는 주문형 기내식 서비스도 제공해 찬사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13개 노선의 비즈니스 클래스 메뉴에 ‘캐비어(철갑상어알을 절인 음식)’를 추가했다. 런던·파리·뉴욕·댈러스·보스턴·휴스턴·로스앤젤레스(LA)·워싱턴·상파울루 등을 여행하는 한국 승객은 이를 즐길 수 있다. 또한 프랑스 럭셔리 향수 브랜드 딥티크의 어메니티 키트, 더 화이트 컴퍼니의 기내 파자마, 레더라의 초콜릿 등 최고의 아이템을 제공한다.”
신기술 접목을 위한 노력 소개 부탁한다.
“카타르항공은 고객 만족 극대화를 위한 기술 도입에 늘 앞장서 움직여 왔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승객과 승무원의 건강을 위해 업계 최초로 자외선(UV) 조명을 활용해 항공기 객실을 10분 이내에 소독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기내 위생 관리 차원에서 신체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터치 프리’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도입했다. 4분기에는 기내 연결성을 강화하기 위해 스타링크 와이파이를 도입할 예정이다.”
환승 허브로서 카타르 하마드공항의 매력이 궁금하다.
“하마드공항에는 ‘소스의 황태자’로 불리는 프렌치 파인 다이닝의 거장 야닉 알레노(Yannick Alleno)와 협업한 루이비통 전용 라운지(루이비통 라운지 바이 야닉 알레노) 등 다양한 소매식 음료 매장, 라운지 호텔 등이 들어서 있다. 시간만 충분하다면 스톱오버 프로그램을 통해 카타르와 수도 도하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이삼 일 머물며 사막의 모래언덕과 국립 박물관, 이슬람 미술관 등 명소를 둘러보길 권한다.”
카타르항공이 아프리카 신규 노선 확장에 적극적인 이유는 뭔가.
“카타르항공은 전 세계 170개 이상의 목적지로 운항하고 있으며, 전 세계 항공 수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신규 노선을 개설하고 운항 횟수를 늘리고 있다. 아프리카는 전 세계 인구의 18%가 거주하지만, 항공 교통량은 약 2%에 불과하다. 그만큼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카타르항공은2020년 12월부터 9개의 신규 노선을 추가하는 등 아프리카 대륙 총 29개 도시를 오가는 노선을 운항 중이다. 가장 최근인 6월 1일에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수도 킨샤사에 신규 노선을 개설했으며, 우간다의 엔테베국제공항과 도하 간 항공편도 추가했다.”
Copyright © 이코노미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