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영공 10곳 넘어… 교민 96명 레바논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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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공격이 이어지는 중동 국가 레바논에 있던 국민 96명이 5일 낮 우리 공군의 공중급유 수송기인 '시그너스(KC-330)'를 이용해 귀국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떠나 이날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한 수송기에는 우리 국민 96명과 교민의 가족인 레바논 국적자 1명이 탑승했다.
정부는 레바논 현지에서 교민들이 민간 항공기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 군수송기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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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급유기 타고 서울공항으로
레바논에 우리 교민 34명 남아
대사와 공관원도 현지에 잔류
외교부는 5일 국방부와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교민들이 4일 오후 베이루트를 출발해 현재는 KADIZ(한국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고, 곧 성남공항에 착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민들은 중동 지역 영공을 비롯한 10여 개국 영공을 차례로 거쳐 국내로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은 1일(현지시간)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 본토를 공격하는 지상전을 개시했다. 이스라엘 지상군이 레바논 국경을 넘은 건 2006년 헤즈볼라 공격으로 병사 8명이 사망하고 2명이 납치된 것을 계기로 발발한 ‘34일 전쟁’ 이후로 18년 만의 일이었다. 이스라엘은 2일 헤즈볼라와 본격적인 교전에 들어가면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비롯한 공습 지역에 대한 폭격을 이어갔다.
그러자 정부는 이달 2일 레바논에 공군 수송기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중동 사태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점검회의’를 열고 국민을 철수시키기 위해 군수송기를 즉각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외교부 영사국 심의관을 비롯한 외교부 직원 5명이 ‘신속 대응팀’으로 3일 군수송기를 타고 서울 김해공항을 출발해 레바논 현지로 향했다. ‘신속대응팀’은 현장에서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교민 안전 지원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일 주 레바논 한국 대사를 비롯한 공관원들은 철수하지 않고 레바논에 남기로 했다. 레바논 한국대사관도 그대로 운영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앞으로도 레바논 등 중동지역에 체류하고 있는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중동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다양한 안전 조치를 지속 강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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