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도 계절 타는 시기… 스텐 고를 땐 숫자를 봐야

날이 더워지면서 간단한 찜이나 끓임 요리용 냄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겨울보다 조리 시간이 짧고 세척이 쉬운 주방용품을 선호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스테인리스 냄비와 후라이팬이 있다. 겉으로 보기엔 비슷해 보여도 재질 차이가 명확하고, 등급까지 나뉘어 있다는 점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스테인리스는 내구성과 내식성이 좋아 주방 필수 품목으로 자리를 잡았다. 녹이 슬지 않고 광택도 오래가며, 음식 냄새가 배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모든 스텐이 같은 품질을 가진 건 아니다. 특히 냄비에 적힌 세 자리 숫자에 따라 위생성과 안전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이를 모르고 음식이나 음료를 담았다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주방용품을 고를 땐 반드시 숫자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스테인리스 냄비 숫자, 이것만 보면 된다

스테인리스 냄비나 팬의 바닥을 자세히 보면 숫자가 새겨져 있다. 보통 304, 316, 201 같은 세 자리 숫자다. 이 숫자가 바로 스테인리스의 등급을 나타낸다.
가장 흔히 쓰이는 304 스텐은 일반적인 주방용품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다. 열에 강하고 부식에도 어느 정도 견딜 수 있으며,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대부분의 냄비나 수저, 식기류에서 이 숫자를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304도 무조건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내식성은 있지만 소금이나 산에 약해 장시간 조리 시 부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오랜 시간 끓이거나 식초를 넣은 요리를 할 경우엔 표면이 손상될 수 있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보다 한 단계 상위인 316 스텐은 의료용으로도 사용되는 고급 소재다. 바닷물이나 염분에 노출돼도 부식이 거의 없고, 내열성과 내식성이 모두 뛰어나다. 가격은 304보다 훨씬 높지만, 오랫동안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방용으로 추천된다. 특히 유아용 식기나 장시간 조리에 사용하는 용기로는 316 스텐이 적합하다.
문제가 되는 건 200번대 스텐이다. 주로 201이나 202로 표시되며, 중국 등에서 수입한 저가 제품에 쓰인다. 겉보기에는 광택이 나고 튼튼해 보이지만, 내부 성분을 확인할 수 없고 부식에 매우 취약하다. 염분이나 산성 재료에 반응해 유해 물질이 나올 수 있어, 식품용으로는 절대 권장되지 않는다. 실제로 몇몇 저가 제품에서 중금속이 검출된 사례도 있다. 주방에서 이 숫자가 적힌 용기를 발견했다면, 바로 음식 접촉을 중단하는 게 좋다.
구매할 때 확인할 점과 관리 요령

제품 구매 시 숫자를 먼저 살펴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304나 316처럼 정확하게 표기된 제품을 우선 선택하고, 브랜드나 제조사 정보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표기가 없거나 애매하게 마감된 제품은 피하는 게 낫다. 가격이 지나치게 저렴한 제품도 일단 의심하고 성분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특히 온라인으로 구매할 경우 설명만 믿고 결정하지 말고, 바닥 사진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사용 후 관리도 중요하다. 스테인리스라고 무조건 물때나 찌든 때가 안 생기는 건 아니다. 조리 후 곧바로 세척하고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염분이 남은 상태로 두면 부식이 생기거나 얼룩이 지는 경우도 있다. 가능하면 부드러운 수세미를 사용하고, 식초나 레몬즙으로 닦아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용도 구분이다. 같은 스테인리스라도 찜, 끓임, 튀김용으로 적절한 제품이 따로 있다. 바닥이 두껍고 열전도율이 고른 제품은 끓이는 데 적합하고, 얇고 가벼운 제품은 순간 가열에 유리하다. 무게감이나 손잡이 마감도 사용 중 안정성을 좌우하므로 함께 살펴봐야 한다.

<기사 3줄 요약>
1. 스테인리스 냄비 바닥 숫자는 위생과 안전에 영향 준다
2. 304·316은 사용 가능, 200번대는 식품용 절대 금지
3. 구매 전 숫자 확인, 사용 후 철저한 관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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