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말라면 가지마"... 울릉도 거북바위 붕괴 이후에도 관광객 드나드는 충격적인 근황

출입금지 임시 펜스 넘어가는 낚시꾼들
인근 주민들 말려봤지만 마찰만 빚어져
온라인 커뮤니티

잘 보존되고 있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볼 수 있는 울릉도는 중장년층이 주로 패키지 여행으로 찾는 지역으로 알려져있었습니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 울릉도의 자연 명소가 알려지며 젊은 세대들도 자주 찾는 관광지가 되었는데요.

그중에서도 울릉도의 '거북바위'는 캠핑과 프리다이빙 및 스쿠버다이빙 명소로 유명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입니다. 휴일이면 100여명이 몰려 주차할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인데요.

지난 2023년 10월 2일 오전 7시쯤 울릉도의 울릉군 서면 남양리 '통구미 거북바위'의 머리 부분 일부가 무너지며 400t가량 낙석이 20~30대 관광객 4명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이 사고로 20대 여성 1명이 머리를 크게 다쳐 뇌출혈 증상을 보이는 중상을 입었고, 다른 20대 여성 1명과 30대 남성 2명은 경상을 입었습니다. 이들은 헬기를 이용해 포항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위 아래에 있던 차량 1대도 파손됐습니다. 울릉도로 관광온 이들은 거북바위 인근에서 캠핑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고 발생지점은 낙석 경고판이 있는 곳으로 관광객들의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표지가 곳곳에 있었습니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울릉도 주민에 따르면 20여명의 관광객, 차박하던 차량도 5대 가량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울릉도 거북바위 붕괴 이유
'폭우로 인해 약해진 지반 탓'
온라인 커뮤니티

일각에서는 4명의 부상자, 1대의 차량 피해가 발생한 경북 울릉 거북바위 붕괴 사고는 ‘예고된 인재’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흡한 안전조치와 관광객들의 안전불감증으로 자칫 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인데요.

2022년 6월에도 거북바위 얼굴 형체 부분에서 10t가량의 돌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 이후 울릉군은 거북바위 인근에 설치돼 있던 낙석주의 표지판을 1개에서 4개로 늘리고, 위험 반경에 접근을 막기 위한 붉은색 선을 그었는데요.

울릉군은 철조망이나 울타리를 치는 등 사람의 접근을 막는 적극적인 조치는 하지 않았습니다. 평소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라는 게 이유였습니다. 대신 공무원들이 수시로 관광객들에게 위험지역임을 알리고 야영을 하지 말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울릉도는 섬 곳곳에 급경사 구간이 많아 일주도로변 등에서 상시 붕괴 위험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울릉도 거북바위 붕괴의 이유 또한 자연적인 현상으로 추측되고 있는데요.

울릉군 관계자는 "최근 130mm 폭우가 내려 약해진 지반 탓에 자연 재해 발생 가능성이 높아 낙석 경고 표시가 있는 곳은 출입을 자제해야 한다"며 다시 한 번 관광객들의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한편 2023년 9월 24일 울릉 북면 현포리 일주도로 구간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흙과 돌이 도로에 쏟아졌지만 지나는 차량이 없어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붕괴 이후 2주, 출입 금지 임시 펜스 설치했지만
펜스 넘어가 낚시 즐기는 관광객들
KBS2 해 볼만한 아침 캡처

최근 KBS2 시사교양 프로그램 '해 볼만한 아침'에서는 2일 울릉도 거북바위 낙석 사고 이후 현장의 근황을 취재해 방영했습니다.

방송에 따르면 현재 낙석 잔해들은 대부분 치워진 상태였습니다. 사고 이전 바위 바로 앞에 있던 '낙석주의' 안내표지는 보다 앞쪽으로 옮겨 재설치된 것을 볼 수 있었는데요. 출임 금지를 알리는 임시 펜스도 설치했습니다.

KBS2 해 볼만한 아침 캡처

출입 금지를 알리는 울타리는 두꺼운 밧줄 하나로 설치되어 있어 그야말로 '임시 울타리'의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요. 방송에는 출입 금지 구역 안에 사람들이 서있는 모습이 담겨 우려를 자아냈습니다.

불과 2주 전 낙석사고가 발생한 현장에서 낚시를 즐기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담긴 것입니다. 이를 보다 못해 거북바위 인근 상인이 울타리를 넘어가 이들을 말리는 듯 하지만 낚시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한참동안 낚시를 즐겼습니다.

KBS2 해 볼만한 아침 캡처

거북바위 인근 상인과 주민들은 "임시 울타리를 넘어가는 관광객들에게 '위험하니 나오라'고 말리면 되려 마찰이 빚어진다"며 "저러다 사고날까 걱정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여기 아니더라도 폴리스라인 쳐져있는 곳 넘어가서 관광하는 사람들 많다", "민폐들 벌금내야 정신차리려나", "제발 하지 말란 건 하지 말길" 등 영상에 담긴 관광객들의 행동을 지적하는 반응을 쏟아냈습니다.

울릉도 급경사지 55곳, 붕괴 위험지역 36곳
인력, 예산 부족으로 관리 미비
온라인 커뮤니티

울릉도는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섬으로 섬의 대부분이 화산 암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지형적인 특성상 비가 많이 오거나 침식이 심한 경우 산사태나 낙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울릉도는 급경사지 55곳, 붕괴위험지역 36곳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낙석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 차량 유리 파손, 낙석에 맞은 주민이나 관광객이 중상을 입는 사고도 잦다고 알려져있습니다.

낙석 경고의 목적으로 표지판, 출입을 금하는 밧줄 등을 설치해두었음에도 일부 관광객들은 안내문 바로 앞에 주차를 해두고 관광을 즐기거나 심지어는 낙석 위험 지역에서 '차박'을 즐기는 등 아찔한 관광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현재 울릉도는 낙석 위험 지역 정보를 정리한 팜플렛, 홈페이지 공지 등 정확한 정보가 없어 관광객들이 안일한 생각으로 위험천만한 관광을 이어가기 쉽습니다.

울릉도는 인구 9천여 명의 작은 섬으로 관리 인력이 부족한데요. 낙석 피해를 줄일 수 있는 '피암 터널'의 건설에는 최소 수십억이 필요하지만 울릉도에 배정된 예산이 적어 지금 당장 피암 터널 건설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당장 낙석에 의한 사고를 적극적으로 막을 수 있는 해결책이 없는 상황인 것입니다. 울릉도 주민들은 관광객 스스로 주의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는데요. 울릉도를 방문하게 된다면 '출입 금지 경고판', '안내판' 등이 부착되어 있는 곳은 최대한 피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울릉군청 공보팀 최정훈 주무관은 '해 볼만한 아침'과의 인터뷰에서 "피암터널을 추가로 건설하는 것도 계속 추진 중인데 예산이 적어 사후 방책밖에 안되는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