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vs 해비치’…삼성·현대家 딸들의 제주도 호텔 정면승부

삼성가 장녀 이부진·현대가 삼녀 정윤이, 제주서 호텔·리조트 사업 경쟁 촉각
[사진=신라 스테이]

올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삼성가와 현대가의 제주도 호텔 랜드마크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신라스테이 플러스 이호테우’(이하 이호테우)와 리뉴얼을 끝마친 '해비치 리조트 제주'가 비슷한 시기에 오픈하면서 경영을 도맡고 있는 삼성, 현대 오너일가의 자존심을 건 승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이호테우의 사장은 이부진은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장녀다. ‘해비치 리조트 제주’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막내딸인 정윤이 사장이 맡았다. 신라스테이 플러스 이호테우는 처음 선보이는 ‘신라스테이 플러스’ 등급이라는 점에서, 해비치 리조트 제주는 정윤이 사장이 해비치호텔의 개인 최대주주로 오른 후 첫 ‘작품’이어서 각각 주목된다.

먼저 이부진 사장의 이호테우는 새롭게 런칭한 신라스테이 플러스의 첫 주자다. 신라스테이 플러스는 신라스테이 설립 10주년을 맞아 레저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선보이는 레저형 호텔이다. 신라스테이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고급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호테우는 ‘프리미엄 레저’가 가장 큰 특징이다. 연면적 1만7897㎡(약 5400평)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야외수영장, 피트니스 센터, 레스토랑 등 다양한 레저·부대 시설이 들어가 있다. 또 객실의 절반 이상이 오션뷰로 이뤄져 있어 제주 바다를 바로 감상할 수 있다.

4인 가족이 주요 타겟층으로 온돌방 40개, 아이들을 위한 2층 침대가 설치된 벙커룸 22개를 운영한다.

▲ 삼성가 이부진 사장과 현대가 정윤이 사장이 제주에서 호텔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사진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오른쪽)과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사장.[사진=각사]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사장이 운영하는 해비치 리조트 제주는 10개월간 재단장을 마치고 29일 재오픈한다. 해비치 리조트 제주는 현대차그룹 내에서도 특별한 곳이다. 정 명예회장의 부인이자 정윤이 사장의 어머니인 고(故)이정화 여사가 2003년부터 별세 전까지 이사를 맡았고, 중 2005년에서 2006년까지 1년여간은 대표이사직을 맡은 바 있다.

해비치 리조트 제주 보수 공사에만 약 720억원을 들어갔다. 재단장은 ‘스테이케이션(스테이+배케이션) 리조트’에 맞춰 이뤄졌다. 한적하면서도 아름다운 경관을 지닌 제주 동남부의 이점을 살려 제주의 자연과 온전한 휴식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선셋 요가, 트래킹 프로그램 등 다양한 웰니스 프로그램도 새로 추가됐다.

가장 큰 특징은 ‘미식’이다. 리조트 내 스시·스키야키, 한정식 등 다양한 미식 경험을 할 수 있는 레스토랑 시설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시·스키야키 레스토랑인 '메르&테르'는 제주산 식재료와 제철 해산물을 활용한 스시 오마카세 및 정통 관서식 스키야키를 제공한다. 종로에 있던 스시 오마카세 레스토랑인 '스시메르'에 스키야키 레스토랑 '테르'를 합친 콘셉트로 총 40석이다. 기존에 라운지 카페였던 '이디'는 정통 이탈리안 음식을 판매하는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변신했다. 고기집이 였던 '하노루'는 전문 셰프가 음식을 제공하는 한식 다이닝으로 탈바꿈했다.

▲ 해비치 제주의 강점은 '음식'이다. 미식을 테마로 프리미엄 레스토랑들이 대거 입점할 예정이다. 사진은 해비치 리조트 제주 야경. [사진=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해비치 리조트는 이호테우와 달리 연인을 주요 타겟으로 하고 있다. 기존 대가족 리조트 형태에서 벗어나 소규모 인원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객실 하나당 기준 인원수를 2명으로도 줄였다.

김민수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대표는 “20년 전에는 3대 가족이나 친인척들과 함께 와서 객실에서 숙식하는 것이 리조트 이용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었다면, 이제는 인구 구성과 라이프 스타일, 여행 패턴 등이 변화하면서 리조트나 숙소 자체에 대한 기대가 크게 달라졌다”며 “시설과 서비스 전반을 새롭게 리뉴얼해 해비치 리조트 자체가 제주의 대표적인 휴양 목적지가 될 수 있도록 변화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는 이번 재개장을 통해 올해 제주 리조트의 매출을 전년 대비 30% 늘린다는 목표다. 지난해 매출은 약 1629억원이고, 영업이익은 130억4000만원 적자다. 해비치 리조트 제주의 재개장 이후 첫 달 예약률은 40%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 모두 프리미엄과 힐링 콘셉트를 지닌 만큼 초반 기싸움이 예상된다”며 “제주에는 이미 랜드마크급 호텔과 리조트가 여럿 있는 만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이 관건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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