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선수 원정 도박, CCTV 사태 흑역사까지 소환… 대만 언론에 박제된 국제 대망신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롯데 선수들의 원정 도박 여파가 리그를 일파만파로 덮치고 있다. 설사 가벼운 마음으로 입장했다고 하더라도 엄연한 불법을 저질렀고, 대만 언론까지 사태를 주시하고 나서면서 ‘국제 망신’을 자초했다. KBO리그의 기본 징계는 물론, 구단 이미지를 완전히 망친 선수들에 대한 자체 징계 또한 예고되고 있다.
롯데는 13일 발표한 자체 입장문을 통해 “먼저 선수단 관련 내용으로 심려를 끼쳐드려 사과드립니다. 선수 면담 및 사실 관계 파악 결과 확인된 나승엽, 고승민, 김동혁, 김세민 선수가 해당 국가에서 불법으로 분류되어 있는 장소에 방문한 것을 확인했습니다”고 해당 선수들의 불법 도박을 깔끔하게 인정했다.
이어 롯데는 “이유를 불문하고 KBO와 구단 내규에 어긋나는 행위를 저지른 해당 선수 4명을 즉각 귀국 조치시킬 예정입니다”라고 밝혔다. 네 명은 대만에서 이어지고 있는 1차 캠프에 참가해 구단의 큰 기대를 증명했으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중도 하차였다. 또한 롯데는 “불법 도박에 연루된 만큼 또한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즉각 신고하고 결과에 따라 구단도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내리겠습니다”고 중징계를 예고했다.
롯데는 또한 “구단은 현 상황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으며, 전수 조사를 통해 추가로 확인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엄중히 대처하겠습니다. 선수단 전체에도 경고했습니다”면서 “물의를 일으켜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고 철저한 선수단 관리를 약속했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는 롯데 선수들이 불법 도박장으로 보이는 곳에 등장한 CCTV 장면이 공개돼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업장 측에 찍힌 영상을 누군가 휴대전화로 촬영해 올린 듯한 모습이었다. 순식간에 퍼진 이 영상에는 롯데 소속 선수들이 선명하게 찍혔고, 한 선수는 여성 종업원의 민감한 부위와 닿는 장면으로 성추행 논란까지 있었다.
롯데는 서둘러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나섰다. 영상 속 선수들의 모습이 너무 선명해 굳이 색출할 필요도 없었다. 고승민 나승엽 김동혁 김세민이 해당 업장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이 업장이 합법과 불법 사이의 애매한 위치에 있었다는 것이다. 선수들도 처음에는 별다른 생각 없이 방문했을 것으로 보이나, 엄연히 불법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 자체 조사 결과 드러났다. 합법이라고 할지도 야구와 훈련에 전념해야 하는 1차 캠프 기간 동안 단순한 ‘리프레시’를 떠나 도박을 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될 수 있었다.
일단 롯데는 성추행 논란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경찰에서 신고가 들어오지도 않았다는 설명이다. 피해자가 있어야 범죄가 성립이 되는데,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업장에서 도박을 한 것은 분명한 불법 소지가 있다. 롯데도 진상 파악 후 이를 깨끗하게 인정하고 해당 선수의 귀국 조치, 그리고 징계 예고까지 강경 대응을 하고 있다.
롯데가 받은 충격은 더할 수 없이 크다. 지난 2년간 7위에 그친 롯데는 올해 스프링캠프에서의 담금질을 통해 올해는 반드시 스프링캠프에 가겠다는 의지로 뭉쳐 있었다. 훈련 성과도 좋았고, 구단의 지원 또한 전폭적이었다. 그런데 일부 선수들의 일탈로 모든 선수단의 노력이 평가절하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이전에 롯데를 강타했던 선수단 CCTV 사건, 그리고 일부 선수들의 개인적 사생활 문제까지 걸고 넘어지며 롯데의 아픈 흑역사들이 모두 소환되는 양상이다. CCTV 사찰 논란은 2014년 롯데 선수단 및 프런트의 극심한 마찰을 보여줬던 사건으로 원정 숙소 내 선수단 동향을 감시한 것이 알려져 그 배경과 별개로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팬들은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된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상황이다. 팬심에 큰 상처를 준 원정 도박 사건인 셈이다.
대만 언론에서도 롯데 선수들의 도박장 출입을 대서특필했다. 헤드라인으로 뽑은 매체들도 있었을 정도다. 일단 롯데는 해당 선수들이 출입한 곳이 불법으로 분류되어 있다고 보고 있다. 강경 대응을 예고한 이유다. 다만 대만 언론들은 조금 더 심층적으로 나눠 보도하고 있다. 업장 자체는 합법인데, 안에서의 행위 자체가 불법의 여지가 있어 경찰 또한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심층 보도한 'ETtoday'는 대만 경찰의 말을 빌려 “롯데 선수들이 방문한 곳은 정부가 발급한 영업 허가를 보유한 합법적인 전자오락실”이라고 보도했다. 출입 자체가 불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이 매체는 “경찰은 이와 같은 업소가 중점 관리 및 감시 대상이기도 하며, 위반 사항이 적발될 경우 법에 따라 처리된다”고 덧붙였다.
가벼운 소액으로 베팅을 하고, 소액의 경품을 받는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정황상 그렇지 않았다. 해당 선수 중 하나인 김동혁이 해당 업장에서 아이폰16을 경품으로 받은 사진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대만 합법 전자 오락실에서 제공할 수 있는 단일 경품의 최대 가치는 2000 대만 달러를 초과할 수 없는데, 이는 한화로 9만 원 상당이다. 이 정도 규모의 베팅은 큰 문제를 삼지 않지만, 아이폰16은 이 한도를 명백하게 초과하는 것으로 베팅 금액 또한 일반적인 ‘오락’의 범주를 넘어섰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롯데도 베팅 금액 등 정확한 경위를 파악한 뒤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사건을 넘길 예정이다. 이미 구단의 보고는 끝났다. KBO가 공지를 안 한 것도 아니었다. 주기적으로 도박·음주 등 여러 사안에 대해 경각심을 불어넣고 있는 KBO는 이번 캠프를 앞두고도 모든 선수들에 보낸 안내문에서 “스프링캠프 기간 품의손상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이 안내문에는 구체적인 제재 규정까지 안내하며 선수들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실제 KBO는 “아어 “카치노, 파친코 등의 출입이나 늦은 시간까지 외부에서 음주를 하는 행위, 부적절한 SNS 사용 등은 팬들에게 괜한 오해와 프로야구 선수로서 품의를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를 당부드린다”라고 굉장히 구체적인 사례까지 들었다. KBO가 상세하게 안내한 제재 규정 중 도박(불법인터넷 도박 등)은 1개월 이상의 참가활동정지 또는 30경기 이상의 출장정지, 제재금 300만 원 이상이다.
징계가 KBO의 손으로 넘어간 만큼 명시된 30경기 이상 징계는 불가피해 보이는 측면이 있다. 추후 정상을 참작할 만한 요소가 발견될 수는 있으나 국제 망신을 당한 만큼 KBO도 캠프에서의 잍탈 행위 본보기 차원에서 최소 규정된 수준의 징계는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롯데는 가중 처벌까지 예고하는 만큼 누가 주도했고, 어느 수준의 베팅을 했는지에 따라 네 선수의 최종 징계는 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김동혁의 경우 이번 한 번이 아닌, 그 이상 방문했을 가능성이 나오는 만큼 관심을 모을 수 있다. 최근 구단들은 KBO리그에서 한 번 내린 징계에 추가적인 구단 징계를 얹지 않는 분위기로 가고 있지만, 국제 망신을 당한 이번 사태는 이야기가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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