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유족 변호인’ 정철승, 후배 성추행 혐의 징역1년

법원 “피해자 허위고소라 주장하며 2차 가해”

정철승 변호사. 사진 정철승 변호사 페이스북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유족 대리인이었던 정철승 변호사가 후배 변호사 강제추행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재판장 강두례)는 24일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변호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해 3월 서울 서초구의 한 음식점에서 동석한 후배 변호사를 수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변호사는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의 손 등 신체 일부를 만졌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성추행한 사실이 없고 손을 만진 것은 격려를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술자리의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 등을 분석한 결과 피해자의 진술에 더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옷 위로 접촉했다고 해도 접촉 부위가 의례적이지 않고, 짧은 기간에 수차례 반복했기에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기 충분하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을 음해하기 위해 허위고소했다고 주장하며 이 같은 의견을 페이스북에 게시하는 등 2차 가해 행위를 해 범행 후 정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함께 기소된 치상 혐의에 대해선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지만, 상담 내용을 비춰보면 정신적 상해는 강제추행이 종료된 다음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며 악화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정 변호사는 지난 2021년 8월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유족 대리인을 맡으며 박 전 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신원을 노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도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