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3경기 연속 QS에 150km 직구까지…그런데 한화는 또 졌다

한화 이글스의 에이스 류현진이 17일 창원 NC파크에서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시즌 9승에 한 발 더 다가서는 듯했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달랐다. NC 다이노스가 9회말 오태양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5-4 역전승을 거두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했고, 한화는 5연패 수렁에 빠졌다. 32승 33패 1무로 5할 승률마저 무너졌다. 선발이 아무리 잘 던져도 불펜이 버티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이 날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 경기가 열리기 전, 두 팀의 흐름은 극명하게 갈렸다. 한화는 시즌 초반 선두권을 달렸으나 5월 이후 조금씩 내리막을 걸었고, 이날 기준으로 4연패 상태였다. 반면 NC는 2연패 후 2연승을 이어가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는 중이었다.

류현진 개인 성적은 이 경기 전까지 12경기 8승 2패 평균자책점 2.84로 다승 단독 1위, 평균자책점 2위에 자리했다. 4월 30일 대전 SSG전 이후 7경기 연속 무패, 그 중 6승을 챙겼고 직전 4경기를 연속 승리로 마무리한 상태였다. 구속도 살아있었다. 6월 5일 롯데전, 6월 11일 KIA전에 이어 이번 경기까지 세 경기 연속 QS를 기록하면서 '류현진 원맨쇼' 기대감이 절정에 달했다.

NC 선발은 라일리 톰슨. 이전 맞대결에서 한화 타선이 무너뜨린 경험이 있어 한화 팬들에게는 상대적으로 '공략 가능한' 투수로 인식됐다. 실제로 강백호·이도윤·노시환이 홈런을 쳐내며 4점을 뽑아냈다. 문제는 그 뒤였다. NC는 이 시리즈 위닝을 위해 불펜 운영을 공격적으로 가져갔다. 최성영, 신영우, 임지민을 순서대로 투입해 7회부터 9회까지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한화 불펜과의 극적인 대비였다.

경기는 한화의 선제 공세로 시작됐다. 1회초 2사 후 문현빈의 중전안타에 이어 강백호가 라일리의 초구 포크볼을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을 꽂아넣었다. 강백호의 시즌 16호, 3경기 연속 홈런이었다. 2회초에는 이도윤이 149km 직구 초구를 거침없이 끌어당겨 우월 솔로홈런을 추가했다. 시즌 첫 홈런.

류현진은 기대에 부응했다. 6이닝 9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2실점(1자책), 81구, 최고 구속 150km. 매 이닝 안타를 허용하면서도 추가 실점을 억제하는 노련한 투구였다. 5회 무사 2·3루 위기에서 이우성 땅볼 때 1실점, 좌익수 실책으로 1실점을 허용했지만 이후 박건우를 뜬공, 오태양을 땅볼로 처리하며 2점 선에서 막았다. 6회 노시환 솔로홈런이 터지며 스코어는 4-2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7회초, 이민우가 ⅓이닝 2실점으로 흔들렸다. 조동욱으로 교체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이상규까지 세 번째 투수가 투입됐음에도 박건우 타석에서 3루 주자가 홈을 파고들며 4-4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9회말, NC 선두타자 박민우가 박상원 상대 우전 2루타로 출루했다. 박시원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오태양이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리며 경기를 끝냈다. NC는 팀 13안타를 뽑아냈고, 박민우 4안타 1득점, 이우성 1안타 2타점이 특히 결정적이었다. 패전 투수는 박상원.

이 경기가 단순한 1패로 기록되기에는 아까운 이유가 있다. 다승 1위 투수가 세 경기 연속 QS를 작성하고도 팀이 5연패에 빠진다는 건, 문제의 진원지가 불펜이라는 사실을 더 명확하게 드러낸다. 7회 이민우의 ⅓이닝 2실점은 단순한 한 경기 부진이 아니다. 올 시즌 한화 불펜이 반복적으로 흔들리는 중간 이닝대에서 또 한 번 균열이 생겼다는 점에서 패턴에 가깝다.

강백호 3경기 연속 홈런, 노시환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달성이라는 타선의 긍정적 신호도 결국 불펜 붕괴 앞에 의미를 잃었다. 반면 NC는 라일리가 6이닝 4실점으로 기대 이하였음에도 최성영·신영우·임지민이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역전의 발판을 깔았다. 불펜 신뢰도에서 두 팀의 차이가 이 경기 승패를 가른 핵심 변수였다.

오태양의 끝내기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5회 대타로 투입돼 땅볼로 물러났던 그가 9회말 결정적 장면에서 희생플라이를 뽑아낸 것은 결과론적이지만, 이호준 감독이 그를 다시 기용한 판단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한화 입장에선 32승 33패 1무로 5할 아래로 내려선 지금, 류현진의 다음 등판 전까지 불펜 정비가 숙제로 남았다.

류현진은 올 시즌 13경기에서 8승을 쌓으며 다승왕 경쟁을 이어가고 있지만, 팀 승률은 5할 이하로 떨어졌다. 남은 시즌에서 한화 불펜이 변화의 조짐을 보일 수 있을까. 아니면 에이스의 호투가 계속 공허하게 소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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