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결속 흔들리나... 일부 상반 행보

정용진 2026. 5. 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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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반도체 성과급 집중에 비주력 부문 불만
조합비 인상 논란에 파업 동력 흔들릴 가능성도
[지데일리] 삼성전자 내부에서 시작된 균열이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총파업을 예고한 노동조합을 둘러싸고 조합원들 사이의 갈등이 격화되며, 이른바 ‘노노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을 중심으로 한 탈퇴 움직임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노조의 내부 결속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삼성전자 제공

3일 산업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홈페이지에는 탈퇴 신청이 늘어나고 있. 하루 100건에도 미치지 않던 탈퇴 요청은 지난달 28일 500건을 넘긴 데 이어 29일에는 1000건 이상으로 급증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내 게시판과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도 탈퇴 인증 글이 이어지며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노조가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중심으로 성과급 요구를 집중하고 있는 데 대한 반발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는 DS 부문에 대해 영업이익의 15%를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DX 부문에 대해서는 별도의 요구안을 내놓지 않았다. 조합원 구성 또한 약 80%가 DS 부문에 집중돼 있어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은 DX 직원들의 박탈감이 누적돼 왔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파업을 대비한 조합비 인상 결정도 불만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노조는 쟁의 기간 중 조합비를 기존 1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올리고, 파업 참여 스태프에게는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최대 300만 원의 활동비를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DX 부문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직접적인 보상은 기대하기 어려운데 비용 부담만 늘어난다는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갈등의 배경에는 사업부 간 실적 격차도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DS 부문이 50조 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한 반면, DX 부문은 수요 둔화와 원가 부담 속에서 3조 원 수준의 영업이익에 머물렀다. 부문별 성과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보상 체계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2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중심의 실적 구조가 지속될 경우 부문 간 보상 격차를 둘러싼 갈등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초기업노조가 과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DS 부문 결속에 집중하면서 DX 부문 이탈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DX 조합원 탈퇴가 이어지더라도 과반 노조 지위 유지에는 영향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갈등이 특정 부문에 국한되지 않고 조직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DS 부문 내부에서도 노조 가입 여부와 파업 참여를 둘러싼 의견 충돌이 이어지며 조직 분위기가 경직되고 있다는 전언이 나온다. 직원 간 대화가 줄어드는 등 부작용도 감지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사태를 조합비나 성과급을 둘러싼 논쟁을 넘어 노조의 대표성과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낸 사례로 보고 있다. 특정 부문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지속될 경우 향후 노조의 교섭력과 내부 결속력 모두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노노 갈등은 기업 내부를 넘어 외부로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과도한 요구가 다른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언급하자 삼성전자 노조위원장은 해당 발언이 자신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LG유플러스 노조까지 논쟁에 휘말리며 갈등의 불씨는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노조를 둘러싼 이번 균열은 한 기업의 내부 문제에서 나아가 국내 노동운동 전반의 구조와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며 "균형을 잃은 대표성과 보상 체계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그 여파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