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운전할 때 유독 이거 왜 이렇게 만들었지? 하는 게 바로 이 터치식 디스플레이 기능.

‘테슬라가 독을 풀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테슬라 이후 신차들이 이게 혁신이라면서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큰 디스플레이를 설치하고 여기에 온갖 기능들을 터치식으로 하도록 만들었는데 그런데 요즘은 또 예전 방식으로 물리 버튼을 부활시키는 게 트렌드라고 한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유튜브 댓글로 “자동차 회사들이 줄이던 운전석 물리버튼을 다시 늘리는 건지 알아봐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시각적 분산이 큰 문제입니다. 물리 버튼은 손가락의 감각만으로 위치를 찾아 조작할 수 있는 ‘근육 기억’ 활용이 가능합니다. 반면 터치는 반드시 화면을 눈으로 확인해야 하며, 이는 고속 주행 중 수십 미터를 눈 감고 달리는 것과 같은 위험을 초래합니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린 테슬라가 2010년대 세로형의 태블릿에 공조 기능을 비롯해 온갖 조작버튼을 터치식으로 바꾸기 시작하자 이게 미래 자동차 모델이라며 업계 표준이 됐는데 사실 이런 설계는 신생 테슬라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내부 물리버튼은 인테리어 디자인뿐 아니라 누를 때 사용감 등을 감안할 때 설계가 복잡한데다 각종 부품 등의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

하지만 테슬라가 이런 실험을 전격 도입하면서 시선을 끌자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제작 비용을 줄인다는 말은 하지 않은 채 깔끔한 내부 디자인과 사용 편의성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물리 버튼을 줄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런 방식은 사실 자동차 운전에서 중요한 부분, 공조장치처럼 즉각적인 반응이 와야하는 것들이 시간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 불편함이 늘어났고 특히 이 과정에서 과연 도로주행에서 터치스크린 조작이 운전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느냐하는 문제가 배제된 것이기도 했다.

[KGM 관계자]
기존의 물리 버튼 있을 때보다 스마트한 부분들이 불편한 부분들이 있다보니 최근에는 최소한 공조장치 이런 부분들은 물리 버튼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는 요구사항들이 시장에서 있습니다. 열선 시트는 겨울철에 바로 따뜻하게 눌러야 되는데 다 포함돼있다고 하면 시간이 더 걸리잖아요 로딩하는 시간이 있고...

현대차에도 물어봤는데 팰리세이드 이전 모델과 작년에 나온 팰리세이드 신형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전 모델은 디스플레이와 물리 버튼을 병행해서 공조장치 제어가 가능했는데 신형의 경우 디스플레이 공조 기능이 없고 물리 버튼만 남았다는 거다.

근데 이런 흐름이 터치식을 아예 없앤다기보다는 중요하고 자주 쓰는 기능 위주로 물리 버튼을 다시 적용한다고 보면 되는데 해외에서도 터치식에 대해 규제를 적용키로 했다고 한다.

유럽이나 호주 뉴질랜드 등 다른 나라의 차량안전 평가기관에서도 이호근 교수님과 같은 얘기를 했는데 거의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가 주요 제어기능을 터치스크린으로 옮기면서 운전자가 도로에서 눈을 떼게 되고 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기관들은 2026년부터 시행하는 안전성 테스트에 방향지시등이나 와이퍼, 경적, 긴급호출 기능 등을 물리 버튼으로 하지 않으면 최고 안전등급을 획득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제조사들에게 ‘디자인적 심미성’보다 ‘안전 등급 사수’라는 현실적인 과제를 던져주었다고 봅니다. 테슬라처럼 방향지시등까지 스티어링 휠의 햅틱 버튼으로 옮겼던 브랜드들에게 큰 압박이 되고 있습니다.

교통안전 전문가들은 인간이 자동차 터치스크린 메뉴와 상호작용하는 과정이 스마트폰 문자메시지와 비슷하다고 비유한다.

특히 공조장치 등 주요 기능들이 메뉴 안에 메뉴 안에 또 메뉴처럼 숨겨지면서 그걸 찾느라 더 많은 신경을 쓰게 되고 결과적으로 운전 집중력을 떨어뜨린다는 거다.

일부에서는 음성인식은 터치스크린보다 안전하지 않을까 하는 대안으로 내세우는 경우도 있는데 음성 시스템 역시 직관적인 방식에 비해서는 여전히 산만해질 위험성을 띠고 있다.

운전의 혁신기술로 칭송받던 터치식 디스플레이에서 다시 물리 버튼이 중요성이 강조되는 건 어쩌면 가장 편안하고 안전한 운전 환경은 눈으로 보지 않고도 대처가 가능한 인간의 운전 습관과 기억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자동차 패러다임이 어떻게 바뀌든 관계없이 자동차 회사들이 이 점을 깊이 새겨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