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엔 동창회가 설렘이었다. 오랜만에 얼굴 보고, 추억을 꺼내고, 서로의 변화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요즘 50~60대는 점점 동창회에 발길을 줄인다. 시간이 없어서라기보다, 마음이 가지 않아서다. 겉으로는 바쁘다고 말하지만, 속에는 더 분명한 이유들이 있다.

1. 비교의 자리가 되기 때문이다
동창회는 순식간에 근황 발표장이 된다. 누가 어디까지 갔는지, 자식은 어떻게 됐는지, 집은 어디로 옮겼는지. 말은 안 해도 분위기는 흐른다.
잘된 사람은 부담스럽고, 덜 된 사람은 위축된다. 나이가 들수록 비교는 재미가 아니라 피로가 된다. 그래서 일부러 그 자리를 피한다.

2. 관계의 온도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엔 같이 울고 웃었지만, 지금은 각자의 인생이 너무 다르다. 공통분모가 줄어들고, 대화는 과거 이야기만 맴돈다.
추억은 반갑지만, 현재를 공유하지 못하면 관계는 금방 얇아진다.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공허함이 더 커지는 이유다.

3. 자존감이 시험대에 오르는 느낌이 싫어서다
50~60대는 이미 자기 삶의 결과를 어느 정도 받아들인 나이다. 그런데 동창회는 은근히 ‘평가의 자리’처럼 느껴진다.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해도,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흔들릴 수 있다. 굳이 그 감정을 겪고 싶지 않아서 조용히 빠진다.

4. 에너지를 더 가치 있게 쓰고 싶어서다
이 나이에는 시간이 무한하지 않다는 걸 안다. 그래서 사람들은 점점 선택적으로 관계를 유지한다.
편한 사람, 현재를 나눌 수 있는 사람, 진짜 마음이 통하는 사람에게 에너지를 쓰고 싶어 한다. 동창회가 그 기준에 맞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멀어진다.

요즘 50~60대가 동창회에 나가지 않는 건 무심해져서가 아니다. 비교가 싫고, 얇은 관계에 지치고, 남은 에너지를 아끼고 싶어서다. 나이가 들수록 관계는 넓어지는 게 아니라 깊어져야 한다.
지금 당신이 유지하고 있는 관계는, 추억으로 이어진 관계인가, 아니면 현재를 함께 나누는 관계인가. 그 차이가 발걸음을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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