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클럽서 보던 드랙, 햇빛 아래서 만나요" 서울서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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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클럽이나 바에서만 볼 수 있던 '드랙'(drag)을 밝은 햇빛 아래 모두가 즐겁게 볼 수 있었으면 해요."
개천절인 3일 서울 용산구 해방촌 일대에서 열린 '서울 드랙 퍼레이드 2024' 공동기획자 허리케인 김치(Hurricane Kimchi·34)와 알리 베라(Ali Vera·30)는 행사를 주최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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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밤에 클럽이나 바에서만 볼 수 있던 '드랙'(drag)을 밝은 햇빛 아래 모두가 즐겁게 볼 수 있었으면 해요."
개천절인 3일 서울 용산구 해방촌 일대에서 열린 '서울 드랙 퍼레이드 2024' 공동기획자 허리케인 김치(Hurricane Kimchi·34)와 알리 베라(Ali Vera·30)는 행사를 주최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드랙은 사회적으로 주어진 성별에 따른 의상 규범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자신을 꾸미는 성소수자 문화 중 하나다. 드랙 문화를 알리기 위해 두 사람이 기획한 서울 드랙 퍼레이드는 2018년 시작됐다.
허리케인 김치는 "드랙 아티스트들에게 드랙의 정의나 드랙을 하게 된 계기를 물으면 모두 다 다르게 답할 것"이라며 "드레스를 입든 괴물 분장을 하든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드랙"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행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다 5년 만에 다시 열렸다는 점에서도 참가자들에게 의미가 있다.
알리 베라는 "오랜만에 행사를 열게 돼 기분이 너무 좋다. 기대보다 사람들이 많이 와서 내년에도 (행사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활짝 웃었다.
사전 부스가 열린 이날 오후 2시께 행사장은 무지개색 부채를 든 수십명으로 가득 찼다.
행사장 인근을 지나다 우연히 오게 됐다는 김수지(31)·남주희(32)씨는 "이제 우리나라도 드랙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며 "이런 행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진이 시작될 때쯤에는 행사장 앞에 서로 다른 옷차림을 한 참가자 약 200명이 모여들었다.
샛노란 꽃으로 장식된 미니 드레스, 뱀피 무늬가 그려진 상·하의 등 화려한 복장에 짙은 화장을 한 드랙 아티스트부터 평상복에 무지개 액세서리를 한 이들까지 다양한 모습이었다.
행진에 참여한 데번(Devon·24)씨는 "한국에서는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시선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에 오니 내가 어떤 모습이든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 자유로운 느낌이 든다"며 웃었다.
허리케인 김치는 "5년 전에는 해방촌에 사는 외국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많이 참여했다면 오늘은 한국인 분들도 많이 놀러 오셔서 놀랐다"며 "드랙 퍼레이드가 드랙 문화를 알릴 수 있는 행사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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