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 끝났다” 현대·기아·KGM만 살아남았는데, 이것도 곧 사라진다

디젤 승용차가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SUV 붐의 주역이었던 디젤 모델들이 하나둘 단종되면서, 현재 국산차 중에서는 단 3종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4 기아 쏘렌토 디젤
현대차, 디젤과 완전한 이별 선언

현대자동차는 이달을 기점으로 투싼스타리아 디젤 모델의 생산을 완전히 중단했다. 재고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판매도 종료되어, 현대차 승용차 라인업에서 디젤 엔진은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된다.

과거 현대차의 대표적인 디젤 모델이었던 투싼은 준중형 SUV 시장에서 연비와 토크를 무기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이제 가솔린 터보와 하이브리드 모델로만 판매된다. 대형 MPV 스타리아 역시 디젤 모델을 포기하고 전기차 버전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기아, 쏘렌토 하나만 남았다

기아는 2026년형 카니발을 출시하면서 디젤 모델을 완전히 단종시켰다. 대형 MPV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카니발 디젤이 사라지면서, 현재 기아에서 구매할 수 있는 디젤 모델은 중형 SUV 쏘렌토 단 1종뿐이다.

기아 2024 쏘렌토

쏘렌토는 2024년 국내 베스트셀링 SUV로 등극할 만큼 여전히 강력한 판매력을 보이고 있지만, 이마저도 하이브리드 모델의 비중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쏘렌토 디젤 역시 조만간 단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KGM, 마지막 보루도 흔들린다

KG모빌리티(KGM)는 현재 렉스턴 뉴 아레나와 픽업트럭 무쏘 스포츠 두 차종에서만 디젤 엔진을 제공하고 있다. 신차인 토레스는 처음부터 디젤 모델 없이 가솔린과 전기차 버전으로만 출시됐다.

KGM 토레스

2025년형 무쏘 스포츠는 여전히 2.2리터 디젤 엔진을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2026년부터는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는 KGM 역시 디젤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숫자로 보는 디젤차의 몰락

디젤차의 퇴출은 판매 수치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 2023년: 전체 신차 판매 중 디젤 비중 17.6%
• 2024년 1~7월: 6.7%로 급감
• 2020년: 국내 완성차 5개사 디젤차 판매량 31만 6천대
• 2025년 전망: 5만대도 넘기기 어려운 상황

반면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 모델 비중은 17.6%에서 28.1%로, 전기차는 9.3%에서 16.7%로 급증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외면받는 디젤

중고차 거래 플랫폼 케이카의 2024년 상반기 데이터를 보면, 디젤차 거래 비중은 14.9%로 전년 동기 대비 3.5%포인트 하락했다. 2023년 20.9%와 비교하면 6%포인트나 줄어든 수치다.

과거 ‘경제성’과 ‘내구성’으로 각광받았던 디젤차가 이제는 환경 규제 강화와 유지비 부담으로 인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친환경 압력이 가속화

현대차그룹이 디젤 퇴출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글로벌 친환경차 전환 압력이 있다. 유럽 주요 도시들은 이미 디젤차 진입을 제한하고 있으며, 각국 정부는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일정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전기차 전환을 위한 보조금을 확대하는 동시에, 화석연료 보조금은 단계적으로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이 30%에 이를 때까지 보조금 지원을 유지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디젤의 종말, 전동화 시대의 시작
기아 전기차 EV3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주요 시장이 도심 내 디젤차 진입을 제한하거나 단계적 퇴출 일정을 명확히 하고 있어, 앞으로 출시될 국산차 신차에서 디젤 모델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과 10년 전 국내 SUV 붐을 이끌었던 디젤 엔진이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현재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3종의 디젤 모델마저 조만간 단종될 가능성이 높아, 한국 자동차 시장은 본격적인 전동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대신 더욱 다양하고 진보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옵션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디젤의 시대가 저물면서, 친환경차의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참고자료: 지피코리아, 시사저널e, 오토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