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교통산업, 버스회사와 철도회사가 붙는다! 플릭스버스 저가 고속철도에 2조 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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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저가 장거리 버스업체 플릭스버스(FlixBus)가 유럽 고속철도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교통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사진 : 플릭스버스

유럽 뚜벅이 여행을 해봤던 사람이라면 플릭스버스 이름 한 번 들어봤거나 아니면 직접 타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유럽을 저가 버스로 연결하여 성공한 플릭스버스가 이제 철도까지 사업을 확장한다.

회사는 최근 65편의 고속열차를 총 24억 유로(약 2조 4천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계약으로 주문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자사의 핵심 경쟁력인 ‘저비용·고빈도 운행’ 모델을 철도 부문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독일에서 첫 출발… 유럽 전역 확대 계획

플릭스버스는 독일을 시작으로 고속철도 노선 운영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독일은 인프라가 잘 갖춰진 교통 허브 국가로 초기 시장 진입의 발판이 될 전망이다.

회사 측은 “독일 내 고빈도 노선망을 우선 구축하고, 이후 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열차 제조는 스페인의 열차 제작사와 독일의 기관차 제조업체가 맡는다. 양사는 기술력과 안전성 측면에서 검증된 파트너로, 플릭스버스는 이를 통해 신뢰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버스 모델’을 철도로… 파격적인 저가 전략

플릭스버스는 기존 버스 사업에서 입증한 가격 경쟁력을 철도 부문에 그대로 적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온라인 기반 예약 시스템, 합리적 가격 책정, 운행 효율 극대화를 통해 2023년 20억 유로의 매출과 1억 400만 유로의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 전 이익)를 기록한 바 있다.

열차 서비스 또한 ▲Wi-Fi ▲인체공학적 좌석 ▲모바일 친화형 예약 시스템 등 현대적 편의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젊은 층과 가격 민감도가 높은 고객층은 물론, 비즈니스 이용객까지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철도 운영사와의 경쟁 불가피

플릭스버스의 진입은 유럽 전통 철도 운영사들과의 경쟁을 예고한다. 프랑스 SNCF는 이미 ‘OUIGO’와 같은 저가 고속열차를 운영하며 방어에 나섰고, 독일 DB 역시 기존 노선망과 브랜드 인지도를 무기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의 철도시장 자유화 기조는 플릭스버스 같은 신규 진입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경쟁은 서비스 개선과 가격 인하로 이어질 수 있어, 소비자에게는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남은 과제는 인프라 접근과 안정성 확보

이번 진출의 가장 큰 과제는 ▲철도 인프라 접근성 ▲초기 투자 부담 ▲운영 안정성이다. 특히 고속열차 운영을 위한 선로 확보는 각국 철도 인프라 기관과의 협상이 필요하며, 경쟁 업체와의 시간대 조정도 복잡한 절차를 동반한다.
또한, 대규모 투자에 따른 수익성 확보 여부와 함께 안전기준 충족 역시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플릭스버스 측은 “검증된 제조사와의 협력을 통해 높은 기술력과 안전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경·가격 모두 잡는 ‘철도의 대중화’ 가능성

기후 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교통수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플릭스버스의 고속철도 진출은 철도의 대중화를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항공이나 자가용 대비 탄소배출이 적은 고속열차가 저렴한 가격에 공급된다면, 단거리 항공 수요를 철도로 전환하는 데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향후 전망: “경쟁이 시장을 바꾼다”

플릭스버스의 고속철도 진출은 단순한 신규 사업 확대를 넘어, 유럽 교통 시장 전체의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중대한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저비용·고효율을 앞세운 새로운 모델이 기존의 고정된 교통 체계를 흔들고, 이용자 선택권을 넓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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